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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향방

난담정담
2004.08.04 11:58

10여년만에 텃밭을 가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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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9월 영광원자력발전소에서 내가 속해있던 기관장의 강의요청이 있었다.
영광에서 근무한 일이 있다고 나를 같이 가자고 하여 오랫만에 영광에 출장을 가게 되었다.
행사가 금요일 오전에 끝났기 때문에 일행들은 오후에 귀경을 하였으나 나는 전에 근무를 했던 곳이라 아는 사람들도 좀 만나고 가겠다면서 하루 늦게 올라가기로 하였다.
아는 사람들을 좀 만나겠다는 것은 핑계이고 실은 내가 다니던 산지에 가보고 싶었기 때문에 하루를 더 머물기로 한 것이다.

금요일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수원에서 김포공항으로 가는 공항버스를 타고 김포에서 일행들을 만나 광주행 비행기를 탔다.
8시 반경 광주에 도착하여 발전소에서 보내준 승용차를 타고 영광으로 향했다.
10여년 전 영광 파견근무를 마친 후에 영광에 두어번 다녀왔지만 광주를 거쳐가는 건 처음이었다.
영광으로 가는 길 주변에 전에 다니던 산지를 지나칠 때면 산채 다니던 생각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중간 중간에 산 위에 나무들이 부러져 있는 모습은 며칠전 태풍 루사의 위력이 어느정도였는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행사가 끝나고 점심식사 후 오후 3시 반경 일행들이 떠나자 혼자가 된 나는 바빠지기 시작했다.
우선 전에 영광에 근무할 때 같이 산채를 다니던 친구들 중 아직 영광에 있는 사람에게 전화를 하여 저녁에 만나기로 약속하였다.
곧장 숙소로 가서 옷을 갈아입고 혼자 가까운 산지를 둘러 볼 생각이었다.
저녁식사약속시간까지 세 시간 정도 남아있었기 때문에 멀리 갈 수는 없고 숙소에 인접해 있는 곳만 둘러 보기로 하였다.

그 곳은 내가 영광에 근무할 때 아침 일찍 산책코스로 다니던 곳 중에 하나로 바닥이 넓지 않은 조그만 야산이었지만 꽤 재미를 보았던 곳이다.
그동안 산지가 어떻게 변해 있을까 하면서 많은 기대를 가지고 산에 들어섰으나 잡목들이 우거져 들어가기조차 어려웠다 그전과 완전히 달라진 환경에 내 기억이 잘못되었나 싶기도 했다.
잡목들을 해치며 조금 들어가 보았으나 더 이상 앞으로 나갈 수가 없엇다. 다시 주변을 둘러보니 소나무들이 없어진 자리에 잡목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것을 그때야 알았다.
자주 다니던 산책코스는 포기를 하고 조금 옆에 다니기가 좀 수월한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했다.

그 곳도 가끔 다니던 곳이라 낯설지 않았다.
두 시간동안 열심히 뒤졌으나 잘 보이던 산반하나도 보이질 않았다.
그러나 오랬만에 전에 다니던 산지에서 난을 만나니 그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저녁식사를 하면서 모처럼 만난 난 친구들과 난 이야기를 하는게 좋았던지 한 두잔이면 그만인 술을 몇배나 먹었는지 머리도 아프고 속도 불편했다.
다음날 아침 아침식사를 하고 차를 한 대 내주어서 물 두병을 베낭에 넣고 출발하였다.
점심도 같이 하자고 하였으나 시간이 아까워 사양하고 자주 다니던 산으로 갔다.
시간은 제한되어 있는데 가고 싶은 곳은 너무 많아 어디로 가야할지 결정하기 어려웠으나 다녀올 수 있는 시간과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곳을 고르다 보니 내가 가장 즐겨 찾던 산으로 가게된 것이다.

9시경 길가에 차를 세우고 곧바로 산으로 들어갔다.
오후 4시까지라 시간적인 여유도 있는 듯 하여 천천히 이곳 저곳 여유를 가지고 보았다.
난도 많고 생강근에서 올라온 새싹도 많은데도 쓸만한 난은 눈에 띄질 않았다.
오후 3시가 넘으니 배도 고프고 오늘도 별 소득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을 내려오면서 뭔가 하나라도 기념품으로 가져 갈 만한 난을 찾으려고 마지막 힘을 내서 난들을 들여다보았다.
차가 서있는 근방 처음에 들어왔던 곳까지 거의 다 와서 아직 조금 더 보기로 하고 있는데 희뜩 눈에 들어오는 난이 하나 있었다.

캐서보니 백벌브가 수십개나 붙어 있는데 잎이 있는 촉은 두 촉 뿐이었다. 한쪽은 소멸성 중투로 아직 무늬가 남아 있었으나 다른 쪽에 붙어있는 촉은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백벌브가 너무 많아 반쯤은 잘라 묻어두고 내려왔다.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있으니 친구 한사람이 화형이 괜찮은 소심을 좀 나눠 왔다면서 키워보라고 주었다.
광주가 집인 그 친구의 차를 얻어 타고 비행장으로 나왔다. 광주로 나오는 길에 송정리에서 곰탕 한릇씩을 먹었는데 그렇게 맛있는 곰탕은 처음 먹어보았다.
점심을 거른 탓도 있었지만 맛 자체가 다른 곳에서 파는 곰탕과는 확실히 달랐다.
비행기를 타고는 졸음이 와서 눈을 감았다.
그날 오랫만에 남북축구가 게임을 하는 경평축구는 볼 수 없게 되었어도 가방속에 있는 들어 난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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