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弄美堂 - 바람도리의 미술야그
2004.08.12 16:03

<플럭서스>와 <중국현대미술> (3)

조회 수 3121 추천 수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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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럭서스(fluxus)라는 깃발 아래 모여든 악동들은 워낙 강한 개성의 소유자들이었기에 ‘어떻게 저런 모임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이다. 이들이 벌인 행사들은 구성원들의 특징을 정확히 반영하여, ‘난장판, 중구난방, 단순무식’ 정도의 단어로 특징지을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한 명이 객석에서 주워온 신문쪼가리를 아무 원칙 없이 그저 읽어나가는 ‘공연’을 시작하면, 뒤질 새라 무대 한편에서 또 다른 작가가 꿍꿍대며 케이크를 먹어대는가 하면, 객석에서 또 누군가가 큰 소리로 하품하며 공연을 방해하고... 그런 난장판이 몇 시간동안 심지어 며칠동안 누군가가 제발 그만하자고 비명을 지를 때까지 계속된다는 식이다. 어쩌면 개성(個性)과 개성이 모여 개성(犬性)이 나올 때까지- 갈 데까지 가본 작가들이라고 할까? 그런데 이런 개성파들을 한데 묶고 그 누구도 딴지를 걸지 않은 대전제가 있었으니 바로 ‘예술을 발가벗기자’라는 구호였다.

이들이 활동을 시작한 1950년대 말~60년대는 미국에서는 잭슨 폴록으로 대변되는 ‘추상표현주의(Abstract Expressionism)’가, 유럽에서는 피에르 술라주 등이 활동한 ‘앙포르멜(informel)’운동이 일약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기였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2차대전이 남긴 끔찍한 기억들과 실존적 고뇌를 추상적 형상과 거친 붓질로 지워나가고자 했던 세대들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의도했든 아니든, 전후 새롭게 형성되어가던 미술시장과 동서냉전의 이데올로기가 맞아떨어지면서, “예술가=고뇌하는 현대적 영웅”라는 새로운 공식을 세상에 주입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각 작가들의 작품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함과 동시에 자유주의 진영에서는 은근히 이 작가들을 ‘자유’ 이데올로기를 체현하는 문화적 전위부대로 대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추상이라는 형식으로 위장하여 ‘무식한(?)’ 대중들과 분명한 거리를 설정한 ‘엘리트’ 예술이 움트고 있었다. 최고급 화랑들의 오프닝 파티에는 의례 턱시도와 이브닝드레스를 차려입은 선남선녀들이 이해할 수 없는 기호들로 가득한 추상화들 앞을 고개를 끄덕이며 지나다니는 풍경이 연출되었다.

반골기질들의 집합소였던 플럭서스 그룹에게 이것은 눈꼴 사나운 풍경이 아닐 수 없었고... 허위와 가식을 벗어던진 예술의 실체를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은밀한 열망이 불타올랐다. 예술이란 것이 소수의 특권계급의 전유물이 아니며, 영웅과 신화로 무장한 불가지(不可知)의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그러나... 어떻게??

그들의 전략은 일단 기존의 권위 혹은 고정관념에 대한 철저한 부정에서 출발하자는 것이었다. 이 전략은 20세기초 유럽의 다다이스트 작가들로부터 반세기를 건너뛰어 물려받은 것으로서, 플럭서스 작가들에게 다시금 전설이 되어버린 기괴한 공연과 행동들이 이 전략에서 비롯되었다. 그들 중에서도 모호함과 명쾌함을 동시에 지닌 자그마한 체구의 동양인 하나가 유난히 눈에 띈다. 영리한 눈빛을 반짝이던 그에게는 서구의 전통적인 서술구조를 일거에 부숴버리는 대담성과 체질화된 선(禪)철학에서 오는 직관이 존재했다.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그가 바로 백남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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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titbe 2004.08.13 00:57
    공부 잘 했습니다.
    <예술이란 것이 소수의 특권계급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포장된 표현이나...기존의 권위 혹은 고정관념에 대한 철저한 부정에서 출발하자든 "플럭서스"는 또 다른 특권계급과 또 다른 권위의 관념을 만든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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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도리 2004.08.13 08:52
    그것이 바로 훗날 플럭서스가 스스로 만든 함정에 빠지게 된 부분입니다. "Life is Art"라는 그네들 주장이 문자 그대로 추구된다면, 작가도 미술관도 존재할 수 없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그들의 작업들은 처음부터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지금은 여전히 미술관에 collection되어 있지요.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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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titbe 2004.08.13 09:13
    참, 그러네요. 인정합니다.
    그리고 백남준씨의 거대한 작품 현대미술관의 대표적 전시물로 있는것도 봤었지요.
    글쎄 그 분이 몸이 불편하시지 않았더라면...더 묘한것 많이 만날 수 있었을 걸...어쩼거나 아쉬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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