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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향방

실크로드, 티벳 여행기
2003.08.09 08:52

군사도시 알리(阿里)

(*.77.15.29) 조회 수 1332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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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6월 21일
새벽에 총소리 비슷한 요란한 소리에 깨서 창밖을 내다보니 트럭 짐칸에 사람을 몽땅 태운 차가 지나간다. 아침에 일어나니 다께스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방으로 찾아왔다. 새벽에 티벳인들의 기습시위가 있었는데 중국군인들이 사살했다고 한다. 새벽에 요란한 소리가 궁금해서 호텔프런트에 내려가서 확인했더니 새벽에 여려명을 처형했다고 말하더라는 것이다.
끊임없는 티벳의 독립운동으로 국제적인 여론이 점점 중국에 불리해져가고 있는데 이곳 알리지역은 임시정부가 있는 인도의 라닥과 국경을 접하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티벳과 라닥을 오고가는 길목이다. 인도와의 국경분쟁으로 껄끄러운데 티벳 임시정부때문에도 중국정부가 더더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지역이다.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생각보다는 심각한 것같다.

오늘부터는 카일라스를 거쳐서 라싸로 가는 새로운 교통편을 알아봐야한다. 아직 속이 완전하지 못해서 아침식사는 미숫가루한컵으로 때웠다. 교통편을 알아보기 위해서 나가는데 먼저 나간 크리스천이 처음보는 서양인과 한족아가씨와 함께 있다.
얼핏 현지인가 생각했던 한족아가씨는 스페인국적의 화교이고 호남형의 서양인은 프랑스인으로 싱가포르에서 서로 만나서 같이 여행중이란다. 화교인 잉잉은 중국어, 스페인어, 영어, 불어까지 완벽하게 구사한다. 예챙에서 퍼밋을 얻지 못했지만 일인당 600위안에 트럭을 타고 왔다고 한다. 이중국적으로 스페인여권은 물론 중국여권까지 가지고 있는 잉잉은 퍼밋없이 여행이 가능하지만 파브리즈는 퍼밋이 있어야하는데 체크포인트를 지날때마다 뒷좌석 짐사이에 숨어서 왔다고 한다. 우리보다 하루먼저 예챙을 출발해서 어제 오후에 도착했다고 한다. 예챙에서 알리까지는 퍼밋없이 왔지만 알리에서 라싸는 퍼밋없이는 불가능하고 알리에서 다시 퍼밋을 얻어야한다. 자신들도 카일라스를 거쳐서 라싸로 가야하는데 동행했으면 한다.
시내에 나가서 환전을 했다. 이곳 알리에서 시가체까지는 환전을 할 수 있는 은행이 전혀 없기 때문에 여기서 돈을 바꿔가지 않은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오전에 시내구경삼아서 교통편을 구할 수 있는 곳을 몇군데 알아봤지만 전혀구할 수가 없다. 라싸와 알리구간에 침대버스를 운행한다는 여행사에 가봤지만 일주일에 한번 뿐이고 그나마 하나밖에 없는 여직원은 영어가 전혀 되지않는다. 며칠을 기다려봐야 정확한 스케쥴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나는 비자기간이 충분하지 않고 다케쓰와 훌리오는 항공티켓 날짜에 맞춰야하기 때문에 시간여유가 별로 없다. 몇군데 수소문하고 부탁해두고 좀더 알아보기로 했다.

알리(阿里)의 가장 중심부는 루톡을 거쳐서 예챙으로으로 가는 길과 라싸로 가는 북부루트로 가는길, 다르첸을 거처 라체와 시가체로 가는 남부루트가 세방향에서 만나는 곳이다. 그만큼 이 알리는 서부 티벳에서도 교통의 요지인 셈이다. 물론 교통이 좋고 사람들이 모이니 자연스럽게 행정의 중심지가 되었다. 하지만 중국정부입장에서는 군사적으로 가장 중요한 거점의 하나이기도 하다. 사거리의 나머지 한쪽 방향이 궁금해서 잠시 걸어가보니 끝에는 군부대가 가로막고 있다. 사거리에서 보면 세개의 길과 중국군부대가 비슷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시내에서 보면 중국군복을 입은 한족들의 모습이 자주 보이고 군용차량들의 이동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알리 시가지에서도 티벳인들은 별로 보이지않고 대부분 한족들이 많고 위구르족들도 자주 보인다. 중국의 티벳점령이후에 끊임없이 펼쳐온 한족이주정책때문에 티벳의 고유풍습이 많이 훼손되었다는 소문이 거짓은 아닌 듯하다.

점심은 사거리근처의 위구르족 식당에서 좌황을 시켰는데 다 먹지를 못했다. 좀 느끼하기는 하지만 며칠만에 먹어보는 밥인데 식사양이 줄어든 탓인지 ...

호텔로 돌아오니 다케쓰와 훌리오의 방이 떠나갈듯 시끄럽다. 무슨 일인가 하고 내다보니 잉글랜드오 브라질의 월드컵경기를 시청하고 있는데 브라질이 2:1로 이겼다. 축구광인 브라질사람답게 배낭여행을 오면서도 노란색 브라질 축구 유니폼과 삐에로모자는 물론 브라질국기까지 챙겨가지고 왔다. 축구유니폼을 입고 삐에로 모자를 쓰고 브라질국기를 흔들고 있다. 단둘이서 축구경기장에서 직접 응원하는 것도 아닌데도 열광하는 모습이 다혈질인 브라질인들의 기질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오후에는 라싸까지의 퍼밋은 물론 비자를 연장하기 위해서 택시를 타고 PSB 외사과로 향했다. 일일당 300위안에 알리는 물론 중간에 구게왕국이 있는 잔다와 카이라스가 있는 다르첸은 물론 마나사로바호수를 들를 수 있는 퍼밋을 재발급 받았다. 하지만 비자는 예전에는 수기로 발급했었는데 전산화된 이후로 한번도 발행해본적이 없다고 한다. 게다가 자기 상사가 카일라스에 출장가 있기 때문에 발행이 불가능하단다. 한참을 신경전끝에 카일라스에 전화통화를 하더니 발행해준다. 우리네 관공서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단 네명의 비자와 퍼밋을 발급하는데 오후내내 하루 반나절이 걸린다. 우리네 관공서같으면 단 몇분이면 해치울 일에 불과한데도...
이제 비자연장도 했고 합법적인 퍼밋도 얻었으니 교통편만 구하면 된다. 마침 호텔로 돌아가니 잉잉과 파브리즈가 좋은 소식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다. 마침 라싸로 돌아가는 랜드크루저가 하나 있어서 가격을 흥정하고 있다고 한다. 한족식당에서 랜드크루저기사를 만났다. 한족이면서도 라싸에서 낳고 자라서 중국어는 물론 티벳어까지 능숙하다. 가는 일은 물론 티벳의 풍속을 잘알고 있으니 기사겸 가이드로 나쁘지않을 것같다. 하지만 흥정이 그리 쉽지가 않다. 라싸로 바로 가는 길이라면 서로 문제가 없겠지만 이틀을 돌아서 잔다를 거쳐야하고 카일라스에서는 또 3일을 기다려야한다. 직행으로 간다면 2박 3일나 3박 4일이면 충분하겠지만 여기저기 들르고 지체하다보면 8박9일 내지는 9박 10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잉잉이 중국어로 통역을 하는 바람에 비교적 수월하다.
한쪽에서는 흥정을 계속하는 동안 식사를 주문하는데 역시 잉잉의 도움으로 오랫만에 고추잡채에 버섯탕으로 포식을 했다. 식욕이 차츰 나아지는 것이 고소에 서서히 적응이 되어가나보다. 이제는 숨겨진 왕국 구게와 성산 카일라스를 향해 출발하기만 하면 된다.
예챙에서 같이 온 일행 네명에 프랑스총각과 중국계스페인 처녀까지 포함되어서 여섯명이 앞으로 열흘간 같이 여행하기로 했다. 특히 중국어를 하는 일행이 생겨서 크게 도움이 될 것같다. 다만 앞좌석이 두명이 끼어 앉아도 뒷자리에 세명밖에 앉지 못하니 결국 한명은 맨 뒷칸의 짐칸에 불편하게 가야한다. 좌석배치문제는 그때그때 해결하기로 하고 일단 새로운 팀을 구성하고 내일 아침 출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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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운 2003.08.09 12:23 (*.244.235.147)
    어?? 같은 사진인것 같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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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宋梅 2003.08.09 12:55 (*.216.109.74)
    애고~~
    바꿨습니다.
    군인들 찍으믄 클난다고 해서 숨어서 찍었던 사진인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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