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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향방

실크로드, 티벳 여행기
2003.08.04 12:04

가자 티벳으로...

(*.77.15.29) 조회 수 1326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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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6월 18일
드디어 천장고원을 지나 알리로 향한다. 두려움 반, 설레임 반으로 밤새 잠을 설쳤다. 꿈에 그리던 성산 카일라스로 가는 지름길이지만 평균고도 해발 4500미터가 넘는 고원지대이다 보니 고산병에 대한 공포 또한 크다. 그동안 꾸준히 운동을 해왔지만 이렇게 높은 고소에는 가본적이 없다. 제일 높은데 올라간것이 한라산이니 기껏해야 2000미터도 안되는 곳이다.

새벽부터 크리스천이 커피를 끓인다고 설치는 바람에 잠이 깼다. 워낙 커피를 즐기다보니 여행중에도 휴대용 커피메이커와 원두커피를 가지고 다닌단다. 자그마한 분리형 휘발유버나에 불을 지피고 커피메이커에 물과 커피를 넣고 끓인다. 한잔 마시라고 권하는데 워낙 즐기는 커피인데다 한참을 못마셨으니 거절할리가 없다.
향은 끝내주지면 진하디 진한 에스프레쏘는 체질이 아닌 모양이다. 결국 다 마시지도 못하고 버리고 말았다. 또한번 크리스쳔의 놀림감이 되고 말았다.
"너 커피 좋아한대더니 우째 다 안마시냐?"
"너무 진하다."
"너도 미국놈들처럼 맹물같은 커피 마시냐?"
"...."

한국을 떠난지 16일만에 처음으로 면도를 했다. 수염을 기르고 좀 꾀제제하게 보이면 중국사람처럼 보이지않을까 싶어 그동안 면도를 하지않았었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처럼 퍼밋을 얻지 못했을 때 중국인인체 하고 지나가야하니까...ㅋㅋ

터미널 건너편의 식당에서 양고기만두로 아침식사를 했다. 우리네 군만두 비슷하게 생겼는데 만두속은 온통 양고기뿐이어서 씹으면 씹히는 맛보다는 기름이 팍터지는 묘한 느낌이 드는 음식이다. 양고기특유의 노린내가 좀 나 느끼하기는 하지만 그럭저럭 먹을 만하다. 아홉시쯤 배낭을 차에 실었다. 2박 3일동안 우리와 함께할 운전사 쿠디러트는 열심히 오락가락하고 짐을 정리하면서도 도무지 떠날 생각을 하지않는다. 아직 통행증을 발급받지 못했단다. 오전에 출발하기로 한 약속이 무색하게 열두시가 다 되어서야 통행증을 받아들고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다.

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해서 출발하는게 아니다. 주유소에 들러서 기름을 가득 채워넣은 것도 부족해서 몇개의 보조탱크에 휘발유를 담는다. 2박3일동안은 공식적으로 주유소가 하나도 없기 때문에 가능하면 기름을 많이 가지고 가야한단다. 중간에 몇군데 구할 수 있는 곳이 있기는 있는데 가격이 몇배나 비싸단다. 기름을 채우고는 삼일간 마실 물을 한박스 구입하고 시장에 들러 과일과 식품 몇가지를 더 사서 실었다. 과일 몇가지를 사는 동안 쿠디라트는 수박을 세자루나 사오더니 차 지붕위에 실어올린다. 알리에 가면 수박값이 다섯배나 비싸단다. 절반정도는 가는 동안 상하고 뭉게지지만 그래도 두배는 남는장사라면 웃는다.

이제 드디어 모든 준비가 완료되고 출발하나 했더니 경찰서에 가서 여행신고를 해야한단다. 사회주의국가인 중국의 경찰제도가 우리와는 많이 달라서 치안을 담당하는 공안국이 따로 있고 교통만을 담당하는 경찰서가 따로 있다. 기사만 가서 통행증만 보여주면 되는가 했더니 전원이 일일히 여권을 확인하고 대조하고 질문한다. 여권을 들여다보며 이것저것 서툰영어로 질문을 하던 40대 초반쯤의 서장이라는 친구는 자기가 공부하고 있다는 중국어로 된 영어책을 펼쳐놓고 이것저것 질문을 하기 시작한다. 크리스천을 붙들고 영어공부를 한참 하더니 결국는 나를 붙들고 한국에 대해서 되지도 않는 영어에 손짓발짓 질문하기 시작한다.
"너 김희선이 알아?"
김희선은 TV에서 수도 없이 많이 뵀지만 실물은 본적도 없다. 하지만 날마다 중국 TV에서 김희선의 인기를 확인했으니 모른다 하기에도 좀 그렇다. 서장이라는 친구 아직 통행증에 사인을 하지않은 상태이니...
"그래 잘안다. 같은 동네에 산다."
"그럼 너 안재욱이는 아냐?"
"잘 안다. 친구 동생이다."

마음은 바쁜데 한참동안을 시답잖은 농담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갈길은 구만리인데...쩝쩝
결국 차주인 터미널 파출소장이 나타나서야 상황이 종료되었다. 나중에 쿠디라트의 설명에 의하면 결국은 200위안을 가져다 바쳤다고 한다. 중국이 개방되기 시작하면서 돈맛을 알기 시작했고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경찰조직이 돈에 움직이기 시작한 셈이다. 러시아가 개방되면서 러시아 마피아가 러시아의 정치경제를 좌지우지한다는데 개방이 시작된 중국의 오지는 돈맛을 알기 시작한 경찰이 좌지우지하는 셈이다.

경찰서를 나서 한참을 달리니 첫번째 체크포인트를 지난다. 퍼밋없이 여행하는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이 첫번째 체크포인트에서 발길을 돌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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