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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향방

실크로드, 티벳 여행기
2003.02.28 09:47

또다시 예챙으로...

(*.77.15.29) 조회 수 1355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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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6월 17일

네명의 다국적 Jobless들은 아침부터 서둘러야했다. 비록 아무런 정보를 가지지는 못했지만 그나마 예챙을 한번 다녀왔던 관계로 내가 앞장을 서야했다. 서둘러 짐을 정리하고 체크아웃을 하는데 세이코와 짠돌이가 배웅을 나왔다. 나중에 한국에 올 기회가 있으면 꼭 찾아오라는 당부 이외에는 별로 해줄 말이 없다. 호텔앞까지 따라 나와서 떠나가는 택시를 향해서 손을 흔들어주던 세이코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출발하는 버스에 올랐다. 예챙에서의 일정때문에 조급해진 일행에게는 다행인 셈이다. 지난번과 똑같은 길을 다시 가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좀 든든하다. 우선 혼자가 아니라는 것때문일것이다. 우선 차편을 구하기도 쉬워지겠지만 만약의 사태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어서 훨씬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고산병에 대한 걱정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낯설지않은 도로와 키큰 포플러나무 사이로 멀리 보이는 곤륜산맥이 마음을 더 설레이게 한다. 여전히 아무데나 손을 드는 사람이 있으면 차를 세우고 태우는 완행버스지만 좁은 도로위의 나귀수레들을 곡예하듯 잘도 피해 달린다.

일행은 11시가 조금 넘어서 예챙 터미널에 도착했다. 예챙 터미널을 빠져나오는데 어디선가 한국말로 부르는 것같아 돌아보니 며칠전 카슈가르 지니바그 호텔에서 만났던 33살 노총각 프리랜서다. 내가 떠나고 그 다음날 티벳으로 간다는 태국 여행자를 만나서 같이 예챙으로 왔다고 한다. 생김새가 워낙 중국인과 비슷한데다 태국친구가 중국어를 능숙하게 해서 여행허가증 없이 중국인인체 하고 알리로 갈려고 했었는데 두번이나 실패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아반 직후의 검문소에서 잡혀오고 두번째는 검문소를 우회해서 몇시간을 갔는데 뒤따라온 순찰차에 붙들려왔다고 한다. 공안국에서 한참을 조사받다 나와서 기가 완전히 꺾여있었다. 자기들은 포기하고 호탄을 거쳐서 거얼무로 돌아서 가겠다며 버스를 향했다.

일행은 우선 교통빈관에 배낭을 놓고 트럭터미널이 있는 아반을 먼저 가보기로 했다. 지난번 예챙에 왔을때는 말도 통하지않는데 지명조차 몰라서 택시탈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태국청년에게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택시를 이용하기로 했다. 그토록 찾아 헤메던 트럭터미널은 시가지를 완전히 벗어나서 한참을 가야 있다. 지난번에 지도만 보고 헤메던 곳하고는 동네가 완전히 다르다.  트럭들은 대부분 새벽에 출발한다고 한다. 따라서 퍼밋을 얻지 못하면 이근처로 숙소를 옮겨서 새벽에 출발하는 트럭운전사와 흥정을 하기로 결정했다.

택시에서 내려 택시요금을 승강이 하는데 일행중 누군가가 큰소리로 부른다. 겉모양은 허름하지만 일제 도요타 지프 유리창에 한문으로 알리-신장 이라는 큰 팻말이 걸려있다. 이곳 예챙에서 알리까지 운행한다는 의미인데 교통편을 걱정하고 있는 일행으로서는 조금은 뜻밖이다. 론리플래닛에서 본 티벳여행사의 정기노선 차량일 것이라 생각하고 주변사람들에게 차 주인을 물었더니 상점에서 대머리 위구르인 하나가 뛰어나온다. 청바지차림에 조금은 뚱뚱한 체격인데 영어는 전혀 할 줄 모른다. 일행을 보더니 따라오라는 손짓을 하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더니 다짜고짜 전화를 걸어서 바꿔준다.

- 우리는 티벳의 알리로 가려는데 이차로 갈 수 있느냐?
물론이다.
- 비용은 얼마냐?
허가증은 있냐?
- 허가증 없다.
허가증이 없으면 좀 비싸다...
- 얼마냐?
전화로는 말할 수 없고 이쪽에서 만나서 상담을 하자.

노총각 프리랜서는 삼일동안이나 있었지만 실패했는데 오자마자 일이 잘 풀리는 것이 너무 꿈만같다. 문제의 도요타 랜드크루저를 집어탔더니 기사를 우리를 다시 버스터미널에 내려놓는다. 그리고는 터미널 구내의 교통파출소로 안내한다. 기사는 물론 파출소내에 있는 어느 누구도 영어를 하지 못하니 대화가 전혀 되지않는다. 손짓발짓으로 누군가를 기다려야한다는 정도만 알아들었다.


  • ?
    차동주 2003.04.23 20:20 (*.227.53.46)
    학교에서 배운 월담을 드뎌 써먹을 기회가 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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