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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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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경표따라 백두산 가는길 5
구간 : 호동고개 - 문수봉 - 고당리- 두창리
2002년 3월 3일 맑음
총 산행거리 : 18.7Km
총 산행시간 : 6시간 32분

(GPS 좌표는 Tokyo Datum)
9시 15분 : 호동고개    N37˚11´45.5˝ E127˚14´14.1˝   198m
9시 48분 : 292.4봉      N37˚11´26.6˝ E127˚14´42.2˝   263m
10시 25분 : 보조삼각점 N37˚10´51.3˝ E127˚15´09.0˝   375m
11시 00분 : 340.9봉      N37˚10´27.6˝ E127˚15´47.5˝     340m
11시 23분 : 망덕의 고개 N37˚10´09.3˝ E127˚16´08.0˝    317m
11시 45분 : 보조삼각점 N37˚09´49.8˝ E127˚16´29.5˝   401m    5.4Km
12시 17분 : 갈림길       N37˚09´41.3˝ E127˚16´53.9˝ 368m  
12시 55분 : 문수봉 정상 N37˚10´11.1˝ E127˚17´12.8˝ 411m
13시 15분 : 갈림길        N37˚09´58.1˝ E127˚17´53.5˝  260m
14시 14분 : 57번국도    N37˚10´38.4˝ E127˚18´31.5˝ 148m   10.6Km
14시 41분 :                  N37˚10´26.9˝ E127˚18´57.9˝  164m
15시 13분 :                  N37˚09´59.3˝ E127˚19´20.1˝  114m  12.7Km
16시 12분 : 두창리고개 N37˚09´13.6˝ E127˚20´05.0˝  135m   18.7Km

일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새벽 1시 30분까지 토요명화를 보고 잤으니 8시가 다되어서 집을 나섰다. 부지런히 챙겨들고 나섰지만 용인에 도착하니 9시가 넘었다. 장재미마을까지 가는 공용버스는 40분을 기다려야한단다. 택시를 집어타고 용인승마장 입구에서 내려 걷기 시작했다.

9시 15분이 되어서 지난번 산행을 마쳤던 호동고개에서 능선을 향해 산행을 시작했다. 9시 48분 292.4봉에 올랐다. 오른쪽에는 신원컨트리클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예전에 한동안 골프를 즐겨했기 때문에 골프라는 운동을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는 편이다. 넓은 초지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많이 걷는 운동이기때문에 운동 자체로는 좋은 운동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던 편이었다. 산행을 시작하면서 많은 골프장을 만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골프장을 보는 시각이 곱지 않게 변하는 것은 무슨 조화일까? 능선과 계곡이 파헤쳐저 지도가 변할 정도의 흉물스럽게 변화되어버린 골프장주변의 모습이 아무리 곱게 보아주려해도 쉽지 않다. 게다가 사유지랍시고 아예 등산객들의 출입자체까지 통제하는 양상이니...
10시 25분 보조삼각점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 11시 정각에 삼각점(안성 402 1983년 재설)이 있는 340.9봉에 올랐다.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오니 넓은 안부가 나타나면서 산록도로가 오른쪽 산허리를 감고 돌아간다. 비석이 하나 서있고 망덕의 고개라는 팻말이 하나 서있다.(11시 23분) 비석에는 성김대건신부 사목활동지 순교후 유해운구길이라고 되어있다. 길을 따라 편하고 걷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고 비석에 새겨져있던 망덕송을 외우며 능선길로 올랐다.

하느님, 하느님께서는 자비의 근원이시며 저버림이 없으시므로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를 통하여 주실 구원의 은총과 영원한 생명을 바라나이다.

산행을 시작한지 두시간밖에 되지 않았건만 벌써 지루한 느낌이 드는 것인가? 오르막길을 만나면 슬그머니 우회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느낀다. 유혹을 뿌리치고 정상을 통과하는 길을 지날때마다 마주치는 몇개의 표지기들은 그들의 산행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하루동안의 산행으로 수없이 많은 봉우리와 정상을 지나치게 되지만 꼭대기에 머무는 시간도 잠시 다시 내리막길을 서둘러 내려와야만한다. 나는 왜 여기에 올랐는가 아니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라는 아둔한 질문에 적당한 답변이 떠오르지 않는다. 최초로 에베레스트산에 올랐던 뉴질랜드 출신의 힐러리는 위험하고 힘든 산에 왜 오르냐고 묻자, "산이 거기 있기에‥"라는 명답을 했었다지만 산이 거기 있기 때문에 오르는 것처럼 맹목적인 것도 없을 것이다. 산에 오르는 것은 결국 목적이 있을리 없고 나 또한 여기 있는 이유가 있을리 만무하다. 아무런 의미가 없음에도 집에서 TV나 보면서 시간을 죽이는 것보다는 그나마 땀을 흘리며 운동하고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이 더 낫다는 아둔한 결론으로 자위를 해본다.  

11시 25분 보조삼각점이 있는 424봉을 지나 12시 17분 나무벤치와 정자가 세워져있는 갈림길에 도착해 김밥과 컵라면으로 점심을 떼웠다. 산행시 점심은 김밥으로 싸가지고 다녔는데 이번에는 보온병에 물을 끓여담고 컵라면을 가지고 왔는데 국물에 김밥을 먹으니 훨씬 더 든든한 것같다. 남은 더운물에 커피까지 한잔 타먹고 문수봉을 향해서 또다시 걷기 시작했다. 안부에 내려서보니 왼쪽으로 거대한 저장시설이 나타난다. 민간기업체같으면 여기저기 회사명칭이나 로고가 보일텐데 전혀 보이지 않고 철조망과 함께 군데군데 감시탑이 있는 것으로 보아 정부기관인 것같다. 문수봉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서 무전기와 근무복차림의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석유공사 용인비축기지란다. 유류저장시설이니 만큼 산불에 더더욱 신경을 많이 쓰여서 철조망 바깥쪽까지 순찰을 돈다고 한다.

12시 55분 문수봉 정상에 올랐다. 넓은 공터에 팔각정이 하나 있고 중앙에 삼각점(건설부 449)이 하나 있다. GPS에 미리 찍어온 좌표와 불과 7m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7m면 GPS의 오차범이 이내이고 정상의 공터가 직경 20m정도로 넓기때문에 사실상은 정확히 맞는 셈이다. 물론 오는 중간에도 20-30m정도의 오차가 있기는 했지만 GPS의 Goto기능덕을 톡톡히 보았다. 하지만 오차가 이만큼 줄어들다니... GPS들고 한동안 설쳐대고 공부한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동쪽으로 방향을 바꿔서 매봉재 팻말을 보면서 내려갔다. 중간중간에 밧줄과 나무계단이 설치된 급경사였다. 평평한 안부의 능선을 따라서 동쪽으로 진행하다가 13시 15분에 해발 260m의 작은 봉우리에서 방향을 왼쪽으로 바꿨다. 직진하면 넓은 등산로이고 좌측으로 좁을 소로로 90도 꺾어지는 길이라서 자칫 길을 놓치기 쉬운 지점이다. 미리 25000지도에 마루금을 그어서 GPS에 좌표를 입력해온데다 몇몇 낯익은 표지기들 덕분에 덤불을 헤치며 마루금을 밟을 수 있었다.

해발고도가 낮아진데다가 지능선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길을 찾기가 쉽지않다. 고도가 낮아지니 능선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고 능선과 능선사이의 거리가 짧아서 GPS도 별 도움이 되지않는다. 가시덤불을 헤치고 나가다 능선이 갈라지는 곳마다 몇번씩 망설이다가 낯익은 표지기를 만나면 반갑기 그지없다. 내가 제대로 가고 있구나 하는 안도감과 함께...
벌목지대를 조금 지나 왼쪽으로 꺾어서 새로 지은듯한 전원주택을 지나 안골로 통하는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건넜다. 특별한 지형지물도 없는 낮은 구릉들이 연속되는 구간이라 길을 찾기가 쉽지않다. 산을 빠져나와 벌판 한가운데로 난 길로 마루금이 이어진다. 길을 따라가다가 남의 집 마당을 통과하여 대문을 빠져나오니 57번 국도와 만나고 장수농원이라는 대형 입석이 서있다.(14시 14분)

길을 건너서 또다시 도로를 타고 가다 우측 과수원을 끼고 나즈막한 고개를 넘으니 마루금이 오른쪽능선으로 이어져있다. 길도 없는 곳을 가시덤불을 헤치고 올라서니 역시 낯익은 표지기들이 눈에 보인다. 숲길을 벗어나서 목장을 지나고 비포장도로를 건너서 다시 숲으로 들어간다. 도로를 횡단하는 지점에서 GPS 좌표를 몇개 찍기는 찍었지만 특별한 지형지물이 없다.
마지막에는 지도만보고 능성으로 올라섰지만 길이 없다. 몇번 헤메다가 콘크리트 도로로 내려서니 윗능선으로 내려서야하는데 하나 지나쳐왔다. 거리가 별로 멀지 않고 지쳐서 무궁화위성 기지를 완전히 한바퀴 돌아 두창리 고개에 올라섰다.

오후 4시12분 구봉산쪽으로의 산행은 다음을 기약하고 산행을 종료했다. 324번 지방도 이정표를 보니 백암이 4Km밖에 되지 않는다. 여기까지 와서 그냥갈 수 있나??? 버스를 타고 백암에 내려 늘 다니던 제일식당에 들어섰다.
"아줌마 순대국 하나!!!"
백암순대는 정말 맛이있다. 시중에서처럼 비닐같은 합성단백질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도톰한 진짜 돼지내장과 돼지고기로 만든 토종순대이기 때문이다.

순대국을 먹고 나만큼 순대를 좋아하는 가족들을 위해 포장까지 해서 배낭에 넣고 죽산에서 수원으로 가는 버스를 올라탔다. 지난 1월말 장난삼아서 시작한 산행이 백암까지 이어지고 보니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가는데도 두시간 가까이 걸린다. 이 산행이 언제까지, 어디까지 갈지는 나도 아직 잘 모르겠다. 이틀정도만 더 가면 한남정맥의 마지막 구간인 칠장산까지는 운행을 할 수 있을 것같다. 일단 칠장산에 가서 고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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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풀처럼... 2002.03.04 12:52 (*.54.29.197)
    거~~, 그 순대국 나도 한번 먹어봅시다~! 지난 0707 행사마치고 오던길에 분명 들은 기억인데... 나도 순대 엄청 좋아합니다. 순대가 닮아서가 절대 아님~! 님의 산행 짝, 짝, 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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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鄭梅 2002.03.04 14:04 (*.198.120.188)
    순대 드실땐 저도 꼭 끼워주세요....순대하면 저도 한순대 합니다. ㅋㅋㅋ
    송매님의 꾸준한 한행에 저도 격려와 부러움의...짝, 짝, 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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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鄭梅 2002.03.04 14:06 (*.198.120.188)
    산행이 한행으로 됐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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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풀처럼... 2002.03.04 15:39 (*.54.29.197)
    그 땐, 나는 빠져야지요 ? 그래야 굶지 않을 것이기에... 글고, 한행~? 그렇지요 송매님이 한 행~동을 엮어 놨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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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호 2002.03.04 18:50 (*.147.75.60)
    정말 제미있네요 산행수필 기억력과 문장력 아~아 나도 순데 먹고 싶어라 송매님 나 순데 먹어도 되남요? 발가락이 요즈음은 않아푼데 ㅎ-ㅎ-ㅎ- 또한가지 원삼면 좌항리에 대자연 농장이 있는데 주로 호접난 이구요 다음이 풍란- - - 배양실도 겸하고 있는데 들려보심도 - - - 원삼에서 양지로 나가다 좌측입니다 기타 제배는 명옥 제관 한란 등 입니다 - - -문영일님 네 난회원이구요 주인은 김지영
    사장님 이구요 전화는 018-206-1724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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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순미 2002.03.05 06:50 (*.63.135.91)
    순대???순미도 한순대 하는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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