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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향방

실크로드, 티벳 여행기
2003.11.14 12:56

성호(聖湖) 마나사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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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다섯시가 되어서 다시 다르첸을 뒤로 하고 마나사로바를 향해서 출발했다.
마나사로바호수는 수미산과 함께 성호(聖湖)로 알려져있는 곳이다.  
성산인 카일라스와 함께 순례객들의 코라가 이어지는 곳이다. 멀리 희말라야의 설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고원호수의 모습은 가까이 다가갈 수록 점점 더 크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반면 카일라스에서 멀어지면서 카일라스 주봉의 원경을 구경할 수 있지않을까 기대했는데 잔뜩 흐려서 구름속에 가려버렸다.
반면 석양의 햇빛을 받은 희말라야의 설산은 더욱더 하얗게 빛을 내고 있었다.

마나사로바로 가는 길은 거의 평지이지만  크고 작은 개울들이 많아서 몇번인가 물을 건너야했다. 길이 분명치않고 여기저기 모래구덩이가 많아서 차가 빠지면 빠져나오기 어려워 보였다. 나중에 돌아올때야 알았지만 그 길은 지름길이기는 하지만 통행금지구역이었다. 제대로 된 길을 한참을 돌아야하는데 지름길로 간답시고 가로질러 가고 있었던 것이다.

마나사로바 호안 가까이에 도착하는가 했더니 차가 언덕을 기어올라간다. 언덕위에 올라서니 앞쪽으로 드넓은 마나사로바호수와 희말라야가 반겨준다. 뒷쪽으로 자그마한 마을이 있는데 그 마을에서 오늘 묵을 것이라한다. 멀리 카일라스주봉은 여전히 구름속에 가려있다. 수미산의 산신은 우리에게 얼굴을 보여주기 싫은 것인가?

언덕위에있는 츄사원은 규모는 별로 크지않았지만 사방이 탁트인 작은 언덕위에 자리잡고 있어서 멀리 카일라스와 네팔국경쪽의 희말라야가 한눈에 들어오는 경치가 좋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사원의 돌계단에 주저앉아서 마나사로바의 비취색 수면을 한참 내려다 보고 있었다. 잉잉과 파브리시오는 석가모니와 구루 린포체의 초상화를 구경한다며 사원으로 올라가고 다께스와 크리스천은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호수반대편의 계단을 걸어내려가 마을로 들어섰다. 가이드북에는 25위안정도면 숙소를 얻을 수 있다고 되어있는데 여기도 다르첸 못지않은 바가지 상혼이 극성이다. 방이 많지않은데 갑자기 순례객과 관광객이 몰려들다보니 빈방이 없다며 일인당 50위안을 내라고 한다. 몇집을 전전하다가 35위안에 속소를 정했지만 외양간처럼 토담을 두르고 나무침대와 침구만 덜렁놓여있다.

온천이 있다고 해서 가보니 더운물이 나오기는 하는데 수량이 많지가 않다. 우리가 생각하는 온천처럼 탕이 있는 것이 아니고 칸막이 샤워시설이 고작이다. 그나마 일인당 20위안씩을 지불해야했다. 하지만 알리를 떠난후 처음 하는 샤워니 다들 감지덕지다...

같은 숙소에 많은 팀들이 들어서 날이 어두워지자 하나둘 난로근처에 모여들어서 이야기꽃을 피운다. 중국라면 하나로 저녁을 때웠는데 크리스천은 버너에 불을 피우고 뭔지 열심히 요리를 하고 있다. 나중에 보니 우리네 미숫가루나 선식처럼 생긴 가루에 물을 붓고 끓여서 내놓는데 양파냄새가 진하다. 아직 고산증에 시달리며 자동차멀미까지 했으니 나 역시 입맛이 땡길리 없다. 거절했더니 "김은 독일 초콜렛도 안먹고 독일음식도 안먹는다."며 웃는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권해보지만 역한 양파냄세에 선뜻 나서는 이가 없다.

세명의 미국인팀도 있고 스페인 사람들도 있는가하면 독일팀도 있고 중국인 한족 아가씨도 한팀있다. 중국인 아가씨중 한명이 영어를 제법한다. 처음에는 나를 일본인이 아니냐고 하더니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김희선, 안재욱을 물어온다. 운남성에서 왔다는 중국인 아가씨는 워낙 붙임성이 좋아서 여러팀을 오가며 중국관광 안내를 하느라 인기만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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