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난향방

조회 수 1349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요즘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면 답답한 점들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타인에 대한 배려는커녕 다른 사람은 어떻게 되더라도 자기만 잘되면 된다는 개인주의와 집단이기주의가 판치고 있고, 원칙과 장기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은 시대에 뒤쳐지는 어리석은 사람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가장 심각하고 근본적인 문제점은 가치관의 혼돈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의 의식과 생활 속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던 유교문화의 전통에 서구의 자본주의와 물질문명이 몰아닥치면서 시작된 가치관의 혼돈은 우리를 심각한 지경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돈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떳떳하게 밝히지 못하면서도 서구보다 더 심한 물질 만능주의에 사로잡혀 있고, 성에 대해서 유교적인 가치관을 내세우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성을 사기 쉬운 나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 전반적인 이중 잣대나 위선이 사회 전체를 병들게 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회적인 많은 문제들이 결국 여기에서 기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생각과 행동이 다르면 정신병을 앓기 쉽습니다. 조직도 조직 자체의 판단기준과 실제 행동이 다르다보면 사람과 마찬가지로 정신병을 앓습니다. 저는 현재 우리 사회가 조직적인 정신병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닌지 두렵습니다.

사회적으로 일어나는 많은 문제들은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접근 없이는 아무리 좋은 방안을 마련하더라도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예로 청소년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요즘 청소년 문제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자리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것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청소년 문제는 청소년들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우리 사회가 근본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가 청소년이라는 창을 통해서 불거져 나온 것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소년은 사회의 거울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또한 ‘불량 청소년은 없다. 불량 어른만이 있을 뿐이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따라서 청소년을 탓하기 전에 어른들 스스로가, 부모 스스로가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고 자라나는 우리 자녀들이 살만한 사회를 만들어 주어야할 책임이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있어서의 타인에 대한 배려, 돈을 보는 시각, 성을 보는 시각, 그리고 나아가서 급속하게 발전하는 기술들이 인간 사회에 가지는 진정한 의미 등에 대해서 대화를 통하여 청소년들을 선도할 책임이 있다는 점도 인식해야 합니다.

따라서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혼란 상태에 빠져있는 사회적인 가치관 정립문제를 사회적인 논의의 장으로 끌어내고 공감대 형성을 해나가는, 사회문화운동을 시작해야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것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 없이 각론만을 가지고 자기의 이익만을 얻기 위해 다투는 것은 누구에게도 좋지 않을 것입니다.

근본적인 사회 문제에 대한 공개적이고 솔직한 토론, 상대방의 의견에 대한 배려와 존중, 이견에 대해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는 리더십, 합의에 대한 사회적인 공유와 공감대 형성이 아쉽습니다.


---------- 안철수 연구소 CEO 칼럼에서------
http://home.ahnlab.com/ahnlab/ceo_column_view.jsp?num=25
  • ?
    들국화 2003.08.18 19:06
    읽었습니다. 또 읽었습니다., 자꾸 읽었습니다. 마음의 양식으로 삼으렵니다.
  • ?
    참샘 2003.08.20 18:56
    우리사회의 가장큰 문제점으로 가치관의 혼돈이라는 점에 대하여 공감합니다.
    유교적 가치관은 낡은것이라고.. 버려야 할 가치관이라고들 합니다.

    그러나, 그 버려야 할 가치관중에는 선비정신도 버려버린것이 아닌가 그런생각을 할때가 있습니다..우리의 전통적 가치관중에서도 지켜야 할 그리고 버리지 말아야할 덕목들이 있다고 생각됩니다..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입니다

List of Articles
조회 수 날짜 글쓴이 제목
1106 2003.09.29 宋梅 다시 전자우편을 만지작거리면서... 7
1701 2003.09.26 권오준 LP판 튀는 소리와 함께 듣던노래들.... 4
1555 2003.09.21 宋梅 일요일 오후 인사동거리... 4 file
1874 2003.09.17 宋梅 호기심과 중독, 그리고 바람기... 4 file
1344 2003.09.14 초이스 녹차 밭... 3 file
1337 2003.09.13 초문동 명절 운전수 6 file
1376 2003.09.09 宋梅 버리며살기... 2 file
1430 2003.09.08 宋梅 호주머니 사정... 9 file
1555 2003.09.06 후곡마을 꿈을 꾸는 자에게 기회가 온다 2
981 2003.09.05 宋梅 화가 풀리면 인생도 풀린다. 1
1749 2003.08.24 nicki 시상 인심이... 6 file
1279 2003.08.20 참샘 비인항아리 .. 2 file
1349 2003.07.22 宋梅 공동의 가치관 정립을 위하여... 2
2321 2003.06.16 nicki 풍란의 모법답안.. 5
2400 2003.06.07 nicki 손금과 종기그룻.. 6
1553 2003.05.28 김지운 용감한 취객... 4
1809 2003.05.15 과천 허무! 8
1807 2003.04.29 류정호 신아를 보며 2
1402 2003.04.29 콩 -닥 酒님께서 가라사대...... 1
2079 2003.03.07 심연휘동 소심예찬 6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27 Next
/ 27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