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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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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경표따라 백두산 가는길 제 6구간
두창리 - 구봉산 - 달기봉 - 가현치 - 국사봉 - 삼죽
일시 : 2002년 3월 9일(토요일) 맑음

08시 58분 : 두창리고개    N37˚09´13.6˝ E127˚20´05.0˝     135m  
10시 10분 : 282.7봉 △     N37˚08´24.1˝ E127˚19´51.6˝     279m
10시 59분 : 능선 삼거리  N37˚07´35.4˝ E127˚20´09.7˝     409m
11시 13분 :  469.0 고지          N37˚07´25.5˝ E127˚19´56.6˝     463m 4.02Km
11시 17분 : △    N37˚07´22.8˝ E127˚19´53.4˝     453m
11시 33분 : 구봉산정상    N37˚07´04.0˝ E127˚19´46.1˝     459m
11시 38분 : 465 삼거리(실제정상)    N37˚07´00.2˝ E127˚19´44.7˝     464m
12시   7분 : 달기봉         N37˚06´32.6˝ E127˚20´07.9˝     421m 5.93Km
12시 21분 :        N37˚06´26.2˝ E127˚20´26.9˝     292m
12시 34분 :       N37˚06´19.6˝ E127˚20´37.1˝     284m
1시 31분 : 347.2고지 △     N37˚05´50.6˝ E127˚21´14.5˝  351m   7.86Km
 1시 59분 : 가현치     N37˚05´27.7˝ E127˚20´55.5˝     220m 9.63Km
2시 51분 : 헬기장       N37˚04´54.4˝ E127˚20´33.6˝     354m 10.58Km
3시 30분 : 국사봉       N37˚04´23.8˝ E127˚20´34.3˝     403m  11.4Km
3시 45분 : 턱골고개 :   N37˚04´13.5˝ E127˚21´00.3˝     323m
4시 40분 : 삼죽면사무소       N37˚04´14.4˝ E127˚22´35.9˝     122m 15.2Km

용인에서 8시 10분 버스를 타기 위해서 여유있게 일찍 집을 나섰건만 용인행버스는 일요일보다 두배의 시간이 걸린다. 토요일이라 수원에서 신갈과 용인으로 통학하는 고등학생들로 버스는 이미 만원이 되어 있고 정류장에 정차할때마다 밀어넣기(?) 한판이 벌어지니 시간이 몇배가 지체한다. 결국 8시 20분이 넘어서야 용인터미널에 도착했다. 다음 버스는 9시 40분에 있으니 하는 수 없이 양지로 돌아가는 죽산행 버스를 타고 백암에서 내려 택시를 이용했다. 집에서 두창리고개까지 택시 두번, 버스 두번에 두시간이나 걸렸다.

직접 운전을 하기 시작한 것이 17년이나 되었지만 남이 운전하는 차를 타면 멀미를 하는 것은 여전하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만원버스가 멀미때문에 산행보다 더 귀찮다. 다음 산행부터는 아무래도 교통편에 대해서 좀더 고민을 해야할 것같다. 좌우간 9시가 다 되어서야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멀미덕분에 산행은 시작도 하기전에 식은땀으로 젖어있고 다리는 후들후들하다.

두창리고개 삼거리에서 바로 정면으로 치고 올라가니 역시 낯익은 표지기들이 반겨준다. 왼쪽으로 참호를 건너서 희미한 산길을 따라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표지기와 GPS에 의존해 나가기는 하지만 길이 희미한 잡목숲속이라 장갑을 끼고 모자를 깊이 눌러썼지만 걸핏하면 회초리(?)를 맞기 일쑤다.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데 걸렸던 잡목가지가 팔에서 벗어나면서 회초리처럼 얼굴을 때려댄다. 윈드스토퍼 장갑을 끼었지만 장갑을 뚫고 가시에 찔리기도 한다. 차를 타고 멀미한 뒷끝이라 힘도 부치고 길은 더디기만 하다. 아무래도 오늘은 체력에 문제가 좀 있나보다.
10시 10분이 되어서야 삼각점이 있는 282.7봉에 올랐지만 봉우리같지가 않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잡목림을 벗어나서 길이 좋아졌다. 오르락 내리락 능선길을 따라가다보니 오른쪽으로 전원주택단지가 나타나고 급기야는 통나무 주택  뒷마당이 능선을 차지하고 있다. 앞쪽 능선을 올라서니 오른쪽으로 태영골프장이 자리잡고 있다. 구봉산 북사면이라 그런지 희끗희끗 잔설이 남아있다. 구봉산을 급경사로 오르기 시작하는 부분은 아직 채 눈이 녹지를 않았다. 사람발자국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보아 최근에 한남정맥의 구봉산 구간을 지나간 정맥꾼은 하나도 없나보다. 간간이 짐승 발자국만 국화꽃 모양으로 남아있다.
항상 배낭에 넣어다니던 아이젠은 광교산 이후에 꺼내보지도 않아서 이번 산행에는 아예 빼놓고 왔었다. 날씨도 풀리고 그동안 눈이 쌓인 곳도 없었으니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하지만 어쩌랴... 아예 스틱도 접어서 배낭에 담고 본격적으로 네발산행(?)을 했다.
10시 59분, 구봉산에 오르는 능선 삼거리에 가서야 겨우 두발(?)로 걸을 수 있었다. 469.0 고지를 지나 11시 17분 삼각점(1987복구 안성 24)이 있는 봉우리를 포함 몇개의 연봉을 지나 465m 구봉산정상 팻말이 있는 봉우리에 올랐다. 삼각점 글자는 지워져서 전혀 보이지 않는데 GPS상의 고도는 459m밖에 되지않는다. 몇개의 봉우리를 지나서 달기봉으로 향하는 삼거리에서 GPS로 측정한 고도가  464m로 구봉산정상 팻말이 있는 곳보다 높은 것같다. 지도를 들여다봐도 첫번째 만난 봉우리가 469.0고지로 표기되어 있고 삼거리 부분에 465m로 표기 되어있다. 그렇다면 중간에 465m 정상이라고 되어 있던 팻말은 뭐란 말인가?
25000지도상에서는 469.0고지가 정상이고 내가 GPS로 측정한 고도는 갈림길이 있는 465.0고지지 정상이고 실제 팻말은 전혀 엉뚱한 중간봉우리에 서있는 셈이다.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달기봉을 향해서 급경사를 내려서기 시작했다. 이쪽은 길도 넓고 로프와 계단이 설치되어있어서 두창리고개에서 올라서던 잡목숲에 비하면 고속도로인 셈이다. 12시 7분 달기봉 정상을 지나 12시 21분 안부로 내려서니 우측으로 임도가 지나는 사거리에 도착했다. 좌측으로 용인문화동산, 우측으로 안성고개 팻말이 서있다. 아무 생각없이 반대편 능선길을 따라가다보니 길이 이상하다. 오른쪽 임도쪽으로 마루금이 이어져있는 것이다. 다시 오던 길을 되집어서 운동시설이 있는 자그마한 봉우리를 지나 다시 임도로 내려섰다.
12시 34분 임도가 끝나는 부분에 송전탑이 서있고 반대편으로 산속으로 이어진다. 중간에 김밥으로 점심을 먹고 커피도 한잔 마셨지만 아무래도 진행속도가 더 나아지지는 않는다. 347.2봉 직전 천주교 공원묘지부근에 도착하니 우측은 공원묘지가 깎아서 직벽으로 변했고 왼쪽은 송전탑 공사때문에 닦아놓은 임도때문에 능선이 나무한그루 없는 직벽으로 변해있다. 수시로 토사가 흘러내리는 모양이 도저히 지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하는 수없이 왼쪽 임도로 내려서서 다시 잡목숲을 지나 1시 31분 삼각점(488 72.8 건설부)이 있는 347.2봉에 올랐다.
공원묘지를 오른쪽으로 끼고 가다보니 가현치의 절개지와 만나고 왼쪽 급경사를 타고 1시 59분에 가현치로 내려섰다.
가끔 큰 트럭들이 힘겹게 길을 오르는 모습이 모이고 왼쪽 아래쪽으로는 덕산저수지가 한눈에 보인다. 오늘의 최종목적지인 삼죽면사무소가 저 저수지 아래에 있으니 바로 내려가면 빨리 갈 수 있을 것은데 나는 또 국사봉을 올라 먼길로 돌아서 가야만한다. 체력때문에 오늘 산행을 여기서 끝낼까 하다가 잠시 누워서 쉬고 있으니 조금 나아지는 느낌이다.
학창시절 산에 다닐때는 지금 생각하면 무슨 산악마라톤하는 식으로 산행을 했었다. 남들 두시간 걸린다는 산길을 45분만에 주파한 것이 두고두고 자랑거리였었고 투박한 키슬링 배낭이 너무 가볍다고 돌을 채워넣어 들지도 못할만큼 무겁게 매고 다니는 객기를 부리기도 했었다. 졸업, 결혼, 그리고 바쁜 생활속에서 체중은 자꾸만 불어나도 체력은 예전과 변함없을 것이라는 착각속에 살았다. 하지만 언제든가? 휴가를 받아서 집사람과 함께 설악산 산행을 나선적이 있었다. 두사람의 3일 식량과 각종 장비에 구닥다리 7-8인용 콘센트 텐트를 매고 나섰었다. 용대리에서 걷기 시작해서 수렴동 대피소에 가서는 그냥 퍼질러 누워버렸다. "내가 왜~~ 이럴까??? "를 외치면서...
그 이후로도 가끔 산행기회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체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생각에 좌절감만 생겼으니 자연히 산행을 하는 기회는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이제 체력이 예전같지 않으니 천천히 즐기는 산행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게 왜이리 어려운 것일까? 산을 정복한다고 생각하는 착각속에서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탓일 것이다.
가현치에서 국사봉으로 향하는 길은 또 오르막의 연속이다. 체력이 딸리다보니 땀을 많이 흘리고 물도 많이 마시게 된다. 작은 물병 두개에 보온병하나면 2리터가 넘는 양으로 평소 많이 남았었는데 오늘은 벌써 물이 떨어져간다. 2시 51분 헬기장에 도착해서 초콜렛과 함께 남을 물을 다 마시고 후들거리는 다리로 국사봉을 향했다. 3시 30분 국사봉을 200여미터 남겨두고 좌측으로 표지기들이 이어진다.  
물도 떨어지고 체력도 떨어지고 만사가 귀찮기만하다. 오늘은 아무래도 좀 무리를 했나보다. 넋이 나간 사람처럼 터벅터벅 산길을 걷다보니 불현듯 겁이 더럭난다. 가만 생각해보니 오늘은 두창리고개에서 산에 접어든이후 사람을 단 한명도 못만났다. 그래도 다른 날은 동네 뒷산에 오르는 사람이나 산불감시 근무중인 사람이라도 만났었는데.... 동물발자국만 무수히 찍힌 눈길을 네발로 오를때로 겁이 나지는 않았었는데 체력이 떨어지니 정신력도 함께 떨어지나보다. 우측으로 임도와 만나는 턱골고개를 지나 봉우리를 하나 넘어서 2차선 포장도로로 내려서니 반대편 산길로 접어들기가 귀찮다. 펄럭이는 표지기들을 뒤로하고 터벅터벅 도로를 따라 걸어내려오니 삼죽면사무소 앞으로 나온다. 제일먼저 가게에 들어가 이온음료를 한병 사마셨다. 아무래도 체력관리를 좀 해야할 것같다.
두둘기 정류장에서 안성행버스를 타고 안성에서 수원행 직행버스를 갈아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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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하수 2002.03.11 18:02 (*.148.253.168)
    우왕~ 송매님... 엔터를 쳐 주시던지, 사진을 좀 줄여 주시던지... ㅋㅋ 안그래도 한번 읽는 것으론 이해하기 어려운데 왔다갔다 하며 보려니... 헤헤.. 요구조건도 많아요. ^^ 저 표지기 멋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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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宋梅 2002.03.11 18:43 (*.54.99.135)
    아예 프레임을 늘렸습니다. 대신 오른쪽 배너들이 반씩만 보이는군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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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하수 2002.03.12 09:16 (*.148.253.168)
    에궁... 손들고 서 있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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