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은 다섯번째로 부아산을 지나 함박산, 문수봉을 지나 구봉산을 향하고 있다. 산경표에는 구봉산 - 대소곡돈현 - 성륜산 - 수유산 - 부아산으로 되어있다. 25000지형도의 한남정맥 마루금을 대비시켜보면 대소곡돈현, 성륜산, 수유산의 지명이 확실치 않다.

우선 大小曲頓峴은 끝이 峴인 것으로 보아서 안부나 고개 또는 저지대에 해당되는 지역일 것이다. 구봉산 줄기는 두창리 고개를 지나면서 평지의 저지대로 문수봉에 오르는 매봉재까지는 이름만 마루금인 구릉지대로 이어진다. 즉 大小曲頓峴은 구봉산과 현재의 문수봉 사이의 저지대일 것이다. 대동여지도에는 曲頓峴으로만 표기되어있고 양지에서 안성으로 넘어가는 길이 그어져있다.

그렇다면 성륜산(聖倫山)은 당연히 지금의 문수봉에 해당 될 것이다. 산줄기는 大小曲頓峴에서 한번 분지하고 성륜산에서 또 한번 분지하여 서남쪽의 천덕산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천덕산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문수봉 남쪽의 삼거리에 해당되고 문수봉 정상에서는 곱등고개를 넘어서 정수산과 건지산으로 이어지는 줄기로 분지한다. 대동여지도에는 문수봉 위치에 성륜산이 표시되어 있다. 또한 천덕산이 분지하는 갈림길에 표시되어 있다. 문수산은 훨씬 윗쪽에 따로 표기되어 있다. 최근의 지도에는 문수산이 아닌 문수봉으로 표기되어 있다. 따라서 성륜산이라는 지명도 문수봉을 봉우리의 하나로 포함하는 산군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수유산(水踰山) 또한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성륜산에서 북쪽으로 가서 부아산에 연결되는 것으로만 되어있지 위치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더욱 헛갈리게 하는 것은 대동여지도에는 수유산에서 진위로 가는 만의산줄기가 분지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실제로 답사했던 대로라면 대동여지도에는 수유산과 부아산의 위치가 뒤바뀌어 있는 것이다. 대동여지도대로라면 수유산은 부아산과 석성산사이의 301고지여야하는 것이다. 이부분에서는 산경표가 더욱 정확한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만의산은 부아산을 지나서 갈라지기 때문이다. 결국 수유산이 문수봉과 부아산 사이에 위치한다고 보았을때 적당한 것은 아무리 보아도 함박산밖에 없는 것같다.
또 한가지 가능성을 상상해보기로 하자.
水踰山이라함은 문자 그대로 물수자와 넘을 유자 합해져서 물이 넘는 산이고 우리네 말로는 무네미산인 것이다. 실제로 함박산 아래쪽에 함박산과 은화삼골프장 사이의 지명이 무네미고개가 아닌가? 대동여지도를 다시 눈여겨보자. 자세히 보면 水踰山이 아니고 水踰峴이라고 되어있다. 峴은 고개를 말하는 것으로 문자 그대로 무네미고개가 아닌가... 결국 水踰山은 함박산 근처의 무네미고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