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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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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셋팅을 마치고 몇가지 마무리작업이 남아있음에도 게으름을 부리다보니 가장 찝찝한 것이 백업이다. 만약에 문제가 생긴다면... 예를 들어 해킹을 당하거나 어느날 서버가 다운되거나 하드디스크가 문제가 생긴다면 그동안 힘들게 모은 자료들과 회원들이 올려주신 소중한 자료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전부터 쓰던 스카시 백업장비가 있지만 서버를 다시 설치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램을 날려먹었다. 사실 프로그램만 있으면 스크립트 만들고 셋팅하는데 그리 많은 노가다(?)가 필요하지도 않은데...

요즘 이것 저것 신경쓰이고 속상하는 일은 많은 반면 휴가철이 되다보니 시간은 비교적 널널해졌다. 결국 미루고 미루던 백업을 하기로 하고 다시 인터넷을 여기저기 기웃거려서 자료와 프로그램을 구해서 다시 컴파일하고 셋팅하고 백업까지... 일단 전체백업을 한번 해놓고 매일매일 새롭게 바뀌는 부분만 자동으로 백업하게 셋팅을 하고 나니 한결 기분이 개운하다.
이제는 만약에 문제가 생겨도 백업하는 것은 시간문제일뿐...

처음 컴퓨터통신을 시작하던 때는 나보다 먼저 시작한 선배들에게 배우고 도움을 받아야할 것들이 참 많았다.
컴퓨터 구입하고 모뎀설치하고 에뮬레이터 깔고 접속하고 다운로드받고 글쓰고...모든 프로그램의 실행이 텍스트로 명령어를 처야만 가능했고 지금처럼 미리 설치된 컴퓨터를 구입해서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는 세상과는 판이하게 차이가 있었다.

결국 요즘처럼 마우스하나로 세계를 안방으로 불러올만큼 편해진 것도 사실이다. 다면 편해진 만큼 기본을 잃고 사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

맨처음 통신이라는 것은 XT 컴퓨터에 1200bps모뎀으로 시작했다. 그전 300bps시절에는 감히 엄두도 못내던 모뎀이 모잡지사에서 요즘말로는 소위 공동구매라는 것을 하는 바람에...
컴퓨터 뜯어서 모뎀장착하고 여기저기 프로그램 디스켓 얻어다고 설치하고 뒤적뒤적 책찾아보고 여러사람 물어물어 접속한 게시판에서 제일 먼저 했던 것은 소위 통신예절에 관한 글이었다.

어떤 이야기는 해서는 안되고 어떻게 해야 남에게 피해를 주지않고 어떤 말투를 사용하고 남을 부를때는 어떻게 부르고 주의사항은 뭐가 있고...
물론 텍스트 BBS였기에 요즘의 고속 인터넷과는 여러가지로 차이가 있다. 하지만 환경이 바뀌었다고 기본개념이 바뀌었을까?

지금처럼 www라는 월드와이드웹이라는 개념조차 없던 시절에 인터넷을 시작했으니 지금 생각하면 미련하기 짝이 없는 인터넷을 사용했었다. 반면 구닥다리 인터넷이 최근의 초고속인터넷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지켜봐왔다.

나 자신도 한때 컴퓨터로 돈을 좀 벌어봐야겠다는 지금 생각하면 황당한 계획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그 쓸만한 직장도 때려치우고 방황하던 시절이 있기는 있었지만 인터넷이나 컴퓨터는 즐기기위한, 또는 정보를 얻기 위한 방편이지 그 자체가 목적일 수 는 없다. 하물며 난은 두말하면 잔소리... 욕심사납게 컴퓨터와 난을 한꺼번에 해보겠다고 난사이트를 오픈했지만 둘중 하나를 택하라한다면 당연히 컴퓨터를 택할 것이다. 난은 난으로 끝이나지만 컴퓨터는 또 다른 가능성이 항상 열려있으니까...

며칠전 집안 청소를 하면서 십여년전부터 보관하던 몇가지 자료를 폐기처분했다. 당시로서는 소중한 자료인데다가 어렵게 구해서 A4 용지 천장이 넘는 분량은 이박삼일(?) 프린트하고 제본까지 해서 소중히 보관했다. 물론 그 자료는 소중하게 간직한 만큼 많이 활용하지도 못한데다가 요즘에는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더 최신의 것들이 흔하게 굴러다닌다. 하지만 쉽게 구한 정보는 그 소중함을 잘 못느끼는 법, 요즘 사람들이 그 소중함을 알기나 할까?

쉽게 만난 정보, 쉽게 만난 사람들, 쉽게 얻은 난...
소중함을 못느끼듯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기나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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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宋梅 2001.07.31 11:17
    출니~임~ 역시 마무리가 어렵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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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주 2001.07.31 11:30
    대단한 글입니다. 메일 보냈는데..... 마무리 잘 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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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운용 2001.07.31 11:34
    이글은 그래도 쉽네요. 모두가 내맘같지 않아서요. 알지 못하고 저지르는 실수가 더 많아요. 뒤돌아 보면 부끄럽지만 이미 엎질러 버린 물인것을.... -> 제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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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근한 2001.07.31 11:46
    긴 여운이 남는 글입니다.제가 인연에 중대한 과오를 저지른게 있어서인지 오늘 날씨 만큼이나 무척 무겁습니다.지금은 어렵더라도 훗날에 잘 풀수 있을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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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7.31 12:31
    숭매이~님....이번글은 논리의 전개가 확실하고 명제을 너무나 명쾌히 마무리 하시군요....! 소중한 글이 될것 같습니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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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7.31 12:40
    전... 성냥과 촛불에 대한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담미다...가만 바라보면, 사랑과 향수와 연민이 그 불빛 속에서 일렁거리지요... 참, 부싯돌은 실물을 구경하지 못하였슴미다...더 먼 오래된 시대의 이야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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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7.31 12:48
    와~아~ 빠르다~.....캄사~!^ "무제의 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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