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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창스님의 유라시아 대륙 자전거 횡단기

by 宋梅 posted Oct 2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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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스스로가 무명(無明)을 떨쳐버리고 윤회(輪廻)의 굴레에서 벗어남이리라! 이 길이 바로 진리탐구의 길이라 생각된다. 어떤 길을 걷는냐는 각자 다르리라 생각되지만 답을 찾아 떠나는 길이라는 본질은 어디에서나 다 같으리라 믿는다. 그 자신이 그 길을 걷고자하여 길을 떠나는 자이라면... 

 

행창스님의 유라시아 대륙 자전거 횡단기
저자  : 행창 
출판사 민음사
2006년 02월 25일 출간

ISBN-10 : 8937425599               229쪽 | A5 | 1판
ISBN-13 : 9788937425592

종교의 수행에는 수없이 많은 방법들이 있다.
가장 기본적으로 많이 행하는 것이 선(禪)과 염불이지만 개개인의 취향까지 따져보자면 수없이 많은 방법이 있다.
티벳불교에서는 오체투지와 명상, 공양, 요가등의 여러가지 방법을 행하고 있다.
실제 오체투지의 고행은 상상하기 어렵다.
일반적인 걸음으로 2박3일, 걸음이 좀 빠른 사람은 하루만에 도는 카일라스코라를 20일동안 오체투지로 도는 가족을 만난적이 있다.
한참 의문을 가졌던 것이 왜 이 고생을 사서(?) 할까 하는 것이었다.
그냥 편하게 편하게 사는 방법도 많을텐데...

수행자들의 개인적인 취향도 여러가지인 것같다.
수행의 방법으로 걸핏하면 묵언을 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출가이후 하루도 빼지않고 하루 한끼의 식사만으로 생활하시는 분도 있다.
여행을 하나의 수행으로 생각하는 이도 있다.

이책의 저자인 행창스님이 그런 분이다.
한국인이고 출가한 스님이지만 벌써 20년 넘게 외국생활을 하고 계신다.
한편으로 보면 엄청난 학구파이다.
일본의 동양대학, 도쿄대학원,
인도의 마이소르대학원, 델리대학원,
독일 함부르크 대학원,
중국 장안미술대학 등에서 공부하고  학위를 마치고 근무를 했었으니 승려라기 보다는 학자로서의 경력이 더 화려한 사람이다.

하지만 여행경력 또한 못지않다.
일본과 인도, 독일에서 수년을 생활하면서
오토바이로의 인도아 대륙 왕복횡단,
시베리아 철도 횡단,
동서유럽 일주, 중국대륙 일주,
자전거로의 일본열도 여행과 중동 횡단,
그리고 자전거로 중동횡단
그때의 기행문을 "자전거에 사막을 싣고"라는 책으로 출간되었었다.

이번 책은 그의 두번째 기행문으로
2001년5월1일 부처님 오신 날 아침에 함부르크를 출발해서 2002년 5월19일 아침 음력 사월 초팔일 부처님 오신 날 서울의 남대문까지 오로지 자전거 페달을 밟아서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해온 것이다.
어지간한 체력과 인내력이 아니면 감당하기 쉽지않은 험로일 것이다.

나 자신 여행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렇듯 무모하기까지한 고행은 사양하고 싶다.
하지만 그는 여행 자체를 수행의 한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으니 이런 고행과 고통이 그에게는 즐겁고 달콤한 것일지 모른다.
그래서 여행은 마약과 같은 것...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 어려운 것이니...
어쩌면 그의 역마살은 손쉽게 치유되지 않을지 모른다.
이렇게 역마살이 심한 사람은 결국 길에서 죽게될 것이라고 했던가?

2002년 실크로드와 티벳여행을 떠나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 두 사람이 있었다.
한사람은 자전거로 티벳고원을 횡단했던 신상환이라는 미친놈(?) 이었고
두번째가 자전거로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고 있었던 행창이라는 미친스님(?)이었다.
당시 그 기행문을 인터넷으로 연재하고 있었기 때문에 중간에 혹씨 그와 조우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가지고 있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실제 여행과 기행문작성 사이에는 상당한 시간차가 있어서
내가 여행을 출발할때 그는 이미 서울에 와있었다니 섭섭하고 아쉽고 우습기까지하다.
실크로드 오지 가는 곳마다
그의 행적을 수소문 했었다.
"혹씨 유럽에서 자전거로 넘어온 한국사람 못보셨수???"

해박한 학식과 승려로서의 존엄함 뒤에
무모함으로 포장된 페이소스....
승려로서의 자비심보다는 독설과 독선으로 무장한 신지식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