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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향방

(*.54.95.221) 조회 수 2190 추천 수 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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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kyobobook.co.kr/intershoproot/eCS/Store/en/cover/large/00/l9788901017600.jpg저자 : 박완서
출판사 : 웅진닷컴
출판일 : 1992년 10월 1일
페이지수 : 300
판형 : A5
판수 : 1
ISBN : 8901017601

"아빠!"
"왜?"
"권력이동은 있는데 왜 제3의 물결은 안보이지요?"
"잘 찾아봐라. 워낙 오래된 책이라서..."
"새로 한권 사면 안될까요?"

그동안 모은 재산이라고는 책밖에 안남았다. 어지간한 책들이 한번 읽어서 다 이해할만큼 명석하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책을 재산으로 착각하고 살아온 탓이리라. 허긴 초등학교시절의 꿈이 개인 도서관을 만드는 것이었으니...
인터넷이 대중화되고 CD-ROM이라는 것이 나타나면서 세상이 바뀌고 말았다. 종이위에 인쇄되어있는 책의 가치가 예전만 못해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은 종이매체의 위력이 남아있으니 문학작품으로서 또는 자료로서의 원문을 찾으려면 결국은 도서관의 책을 찾아야한다.

각설하고...
이래저래 세월을 실감하는 것이 아들녀석이 고3이라고 상전으로 등극했다. 평소에도 도서구입비는 아끼지 않는 편이고 책을 사겠다면 만화책이라도 군소리 하지않고 사주었지만 고3이 되고 보니 오히려 책을 사겠다는 말이 그저 고맙게까지 들리니...허허

명절때 할 일은 없고 서가겸 아들녀석 공부방으로 변한 안방에서 이책저책 뒤적거리다가 찾은 책이다.  표지에 자전적소설이라고 되어있어 그냥 소설이겠거니 하고 읽기 시작했다. 소설이라함은 있음직한 사건을 글로서 꾸며낸 것이라면 실제 있었던 일을 기술한 것이라면 넌픽션이라고 해야하는 것 아닌가? 게다가 자기자신의 일을 있는 그대로 기술한 것이라면 자서전???

그렇다고 미사여구를 총동원해서 자기자신을 미화시키는 그런 글은 아니다. 그저 자신이 겪었던 일과 사건, 느낌을 써놓은 글일 뿐이다. 읽는데 별로 불편하지 않은 것은 그녀 특유의 간결한 필체덕분일 것이다. 그녀의 글을 그리 많이 읽어본 편은 아닌 것같다. 문체 간결하고 아름답기로는 한수산씨만한 작가가 없고, 유식하고 박식하기로는 이문열씨만한 작가가 없을 것이다.

배고프고 어려웠던 시절의 이야기는 모르기는 몰라도 40대 이상만이 어렴풋이 공감하는 테마가 아닐까? 이글에 나오는 싱아는 전국각지의 숲이나 빈터에서 나는 마디풋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처음에 나오는 연한줄기를 먹기도 하며 신맛이 나는 풀인데 배고프고 먹을 것이 없던 시절에 진달래꽃, 찔레순, 삘기(띠풀, 전라도에서는 삐리)와 더불어 군것질거리에 해당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서울로 이사하고 나서는 들녁에 지천으로 있던 싱아마저 없는 동네에서 가난하고 굶주렸던 1940년대 초반의 어린시절 이야기이다. 1960년이후 급격한 산업화와 함께 배고픔도 함께 사라졌으니 가난과 배고픔은 1950년대 이전에 태어난 사람들에게만 공감하는 코드(?)나 키워드가 아닐까?

어린시절의 가난은 내탓이 아니고 조상탓이려니...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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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순미 2002.02.14 13:38 (*.217.60.83)
    저희들은 충청도 말로 "셩"이라고 했던것 같습니다. 그런데 표준말로 싱아 라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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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변주 2002.02.14 14:50 (*.235.132.220)
    지난 1993년 3월경 어머니 생신을 맞이해서 뭘 선물해 드릴까..하다가 서점에서 골랐던 책입니다. 그때 선물해 드리고 제가 먼저 읽었는데 상당히 마음속에 남는 느낌이 컸었습니다. 싱아는 제가 어릴때 친구들이랑 놀다가 가끔 먹어봤는데 시큼한 맛이 좋았습니다. 지금 먹으라면 추억으로 씹어볼까..일부러 먹진 않겠지요. 이것이 세월일까요?
    얼마전 테레비젼을 보니 봉순이 언니에 이어서 이 책을 가지고 프로그램 진행하던데 오늘 여기서 또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여유있게 앉아서 책을 읽어본게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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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상 2002.02.14 15:08 (*.95.187.35)
    봄철 산속 계곡으로 친구들과 노란 주전자 하나 달랑들고 가재 잡다가 호띠기(버들피리)불며 길옆에 나있는 셩(싱아?)을 꺾어 먹던 기억이 있습니다.. .
    시큼한 싱아를 생각하니 입안 가득 침이 흐르는군요.얼굴을 찡그릴 정도로 정말 시큼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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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순미 2002.02.14 15:44 (*.217.60.83)
    김기상님두 셩라 하시는군요. ㅎㅎ. 정답네요.
    셩도 두 종류가 있어요. 참셩은 줄기가 통통하고 얼마나 부드러운지...
    그러나 개똥셩은 줄기도 가늘고 맛도 없고 나무 줄기 씹는 맛보단 조금 나은편인데...어릴적 풀숲에서 무리지어 난 참셩을 뚝뚝 분질러 이파리만 떼어내서 한아름 안고 올때의 기쁨이란...그땐 과자가 드물어서 저희들 간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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