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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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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푸픈 꿈의 애란일기

조회 수 886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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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분들이야 그시절 맞벌이가 흔치 않았을 때지만 현대생활에서 맞벌이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점점 필수가 되어 가는것 같다.
본인도 물론 결혼시작과 함께 맞벌이를 시작했다.
결혼전엔 몰랐지만 갈수록 남자들이 예전에 비해 못함을 느낀다.
어렸을때만해도 정말 아버지의 권위는 대단했다. 어머니와 누나들은 한참이 돼서야 겸상을 했을정도니.
그런 권위를 바라는건 아니지만 나중에 늙고 힘없을때 황혼이혼이나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싶다.
직장상사분이 최근에 정년퇴임하자마자 황혼이혼을 당한것처럼....
..
가사는 기본이고 육아 문제가 정말 문제는 문제다.  참 서글픈 얘기지만 어머님이라도 계시면 육아문제가 어느정도 철판깔고 해결이 되지만 연로하신 홀아버지는 사실 어찌 보면 또 다른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과 같다. 가스불키고 그냥 나가셔서 불날번했던게 몇번이고 보일러, 전등, 티브이는  하루종일 돌아갈때가 가끔있고 전에 살던 집에서는 아파트문도 열어놓으시고 외출하시곤 했으니 삶이 어찌보면 정말 살기위한 치열한 전투를 치루는 형국이다.

50년이란 누가봐도 짧은 세월은 아닌것 같다. 시아버지와 그런 세월의 갭을 넘어 이날 까지 잘 참고 살아준 반쪽에게 고맙기도 하고 미안키도 하고....
그래서 사실 난 내또래 누구보다도 가사에 충실하다.  이제는 청소의 달인이요 육아의 달인이 되었으니 결혼전 친구들이 이사실을 알면 반응이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다.  

지금도 밖에 나가면 아버지는 할머니들에게 인기캡이다. 화려한 언변과 멋진 옷차림 넘쳐나시는 스테미너, 산에 오르시는것도 나보다는 훨씬 잘 오르시니 할말은 없다. 문제는 낭중지추란 말처럼 항상 너무 튀셔서 이사온지 며칠지나면 온동네 사람들이 모르는 사람들이 없다. 한여름에 양산을 쓰고다니시고 썬글라스에 하얀손장갑.

지나가는 젊은이들에게 그저 웃기신 할아버지이고 마눌 지인들에게는 항상 이런 얘기를 듣는단다 너희 시아버지 참 보통이 아니신거 같은데 참 힘들겠다. 니 나이에 너는 참 복도 많단다.

껄껄. 그도 그럴것이 제사모셔야지 철따라 집안 대소사 챙겨야지 3남3녀의 막내에게 시집을 온게 아니라 종가집 맞며느리로 온게 됐으니 이점 참으로 아내에게 할 말이 없다. 몇해전만 해도 처가에서는 이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최근에야 눈치를 채신것 같은데 아무내색하지 않는 장모님이 고마울 따름이다.
(처가식구들이 올라오실때마다 아버지방을 치우느라 법석을 피워야만 했다)

고집은 또 왜이리 세신지 타지말라는 자전거를 그렇게 타고 다니시다가 교통사고만 3번이요, 119차타는게 처음엔 무섭고 걱정되더니 이제는 택시탄것처럼 느껴진다. 그럴때 마다 온집안 식구들이 비상소집되어 병원으로 달려오고 또 아무일 없었다는듯 흩어지니 전쟁터가 따로 없다.

일제시대를 거쳐 6.25전쟁을 몸소 겪었고 박통때의 산업화의 향수를 간직하고 계신분.
그분의 파란만장한 삶이 오늘도 계속되고 있지만 이제는 제지하는게 옳지 않다는 생각을 한지 오래다. 그분은 그분세대의 가치관으로 나름대로의 행복한 삶을 누릴 권리가 있지 않겠는가?

수군거림도, 않됐다는 연민의 말도 이제는 다 겸허히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게 되니  나도 하산할 때가 된건 아닌지 ㅎㅎㅎ

이 삶이 유지되도록 난 오늘도 치열한 삶을 살자고 스스로 다짐하며 출근을 한다.

단지 가시는 그날 까지 치매만 오지 않았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 ?
    웅비 2006.03.12 21:17
    ㅎㅎㅎ~!!그래요~!!저도 어릴때를 생각해 보면 아버지께선 쌀밥에 좋은건 혼자 다 드시기에, ㅎㅎ~!! 빨리 아버지가 되는 것이 소원이였습니다.

    막상 아버지가 되고 보니 이거 뭐 쌀밥커녕 머슴입니다.ㅎㅎ
    요즘은 그져 집에서 시키는대로 군말없이 합니더~!! 출근한 사이에 이사가면 어찌합니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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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6-03-12 21:19:03:웅비님에 의해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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