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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향방

실크로드, 티벳 여행기
2002.07.20 00:18

중국에는 커피믹스가 없다.

(*.77.15.29) 조회 수 1332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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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도착한후 처음 며칠간은 음식때문에 고생이 많았다.
우선은 워낙 종류가 많아서 뭘 시켜야할지 고심하게하고 메뉴판의 한문을 보고 대충 손가락(?)으로 주문을 하면 가끔은 전혀 엉뚱한 음식이 나오기도 한다. 설령 음식이 제대로 나온다고 해도 독특한 향냄세때문에 넘어가지않는다. 쉬운말로 하면 쉰음식 냄세가 난다고 해야할 것이다. 이런 상한(?) 음식을 먹으면서도 며칠뒤부터는 나름대로 적응하고, 피해가는 가는 요령도 터득했지만 식사를 하고 나서 느끼한 느낌은 금방 없어지지 않았다.

그런때 커피를 한잔씩 해야하는데....
하루에 커피를 대여섯잔씩 마실 정도로 커피광이었지만 여행내내 커피를 거의 마시지 못했다. 아니 못마신게 아니고 안마셨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워낙 차를 즐기는 중국인들은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다. 게다가 문화혁명과 함께 사회주의 통치기간중에는 커피가 절대 금지되었었다고 한다. 지금은 큰 도시의 수퍼마켓에 커피가 있기는 하지만 커피띠로, 설탕따로, 프림따로 가지고 다니게 보통 귀찮은게 아니다. 우리가 간편하게 사용하는 커피믹스라는 것이 있기는 있는데 워낙 맛이 없어서 한팩을 사서는 딱 한번 마셔보고는 다 버려버렸다.

트루판에서 카슈가르가는 열차에서 만난 교수부부는 내가 중국 컵라면 먹는 모습을 지켜보더니 신기한 표정을 지었다. "어~~ 중국라면 드시네요..." 그러고서는 튜브에 담긴 고추장과 커피믹스 두봉지를 주고 갔다. 나중에 고추장은 티벳에서 유용하게 사용(?)했었고 커피믹스 역시 한개는 아끼고 아끼다가 카일라스에서 마셨다. 혼자 돌아다니다보니 무엇이 되었든지 먹어야만 했다. 쉰냄새가 나든지, 역한 냄새가 나든지, 느끼하든지 간에... 먹는 것에는 이미 반쯤 적응이 되었던 상태였다. 하지만 문득 문득 커피생각은 어쩔 수 없었다.

커피에 대한 미련을 채 버리지 못한 상태에서 한방을 쓰던 독일녀석이 끓여준 진하디 진한 에스프레소를 빈속에 한잔마시고 하루종일 쓰린 속을 끌어않고 살았다. 결국 그날이후 커피는 전혀 마시지 않았다. 카일라스에서 마신 마지막 커피믹스를 제외하고는... 독일인인 크리스쳔은 채식주의자여서 가끔 이상한 음식(한마디로 개죽:Dogs' Soup같은...)을 권하고, 좋아하지도 않는 초콜릿을 권하다가 결국 나중에는 포기하기는 했지만 "킴은 독일인이 권하는 음식은 절대 먹지않는다..."고 비아냥 거렸다.

대신 중국인들처럼 차를 마시기로 했다. 중국은 어디서나 더운물을 구하기가 쉽다. 호텔은 물론 심지어는 열차에서도 더운물은 항상 있다. 따라서 중국인들은 여행중에도 자신의 물통을 가지고 다닌다. 대부분은 플라스틱 물통을 가지고 다니는데 이 물통에 더운물을 붓고 차를 한줌 집어넣어두고 식은후에 숭늉마시듯 항상 마신다. 더러는 보온병을 들고 다니기도 한다. 물론 수퍼마켓은 물론 일반 가게에서도 물통과 보온병을 판매한다.
수퍼에서 플라스틱 물통을 하나 구입했지만 몇번 사용도 못하고 뚜겅이 열리지 않아서 결국은 통채로 쓰레기통에 처박고 말았다. 결국 등산다닐때 항상 들고 다니던 보온병을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을 한참 후회했다.

다만 처음에는 자스민향이 강해서 마치 비눗물 마시는 기분이지만 이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익숙해졌다. 녹차와 홍차음료가 시판되고 있는데 꿀이 들어있어서 좀 달달하기는 하지만 물대신 자주 마셨었다.

물과 차와 커피외에도 여행중 아쉬웠던 것은 많이 있었다. 특히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방한복. 나름대로는 따뜻한 옷을 준비한답시고 겨울용 윈드스토퍼 상하의를 준비해 갔지만 4,700미터 고지에서는 평지보다 20도 이상 기온이 낮아서 항상 추위에 달달 떨며 다녔다. 특히 고원지대에 비가 오고 나면 길바닥까지 하얗게 눈이 쌓이기도 했는데 이때는 하는 수없이 얇지만 스리핑백을 끄집어 내서 차안에서는 항상 뒤집어 쓰고 살았다. 나중에 카일라스에 만난 인도인들은 소위 우모복이라고 말하는 동계등반용 다운자켓을 입고 있었다.
얼마나 부럽던지....쩝쩝

또 한가지는 사진장비.
하필이면 같이 여행했던 독일인 한명과 브라질친구 둘중에서 저널리스트인 쥴리오(훌리오)를 빼고는 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었다. 물론 독일인이 크리스쳔은 아마추어사진작가기는 했지만 가끔 잡지에 사진을 팔 정도로 수준이 있는 친구였고 캐논 카메라에 300mm E/F를 들고 다녔다. 비록 브라질의 지방지이기는 하지만 신문사 사진기자인 다케스의 경우는 두말하면 잔소리...
두 사진쟁이 사이에서 덩달아 사진쟁이가 된 나는 달랑 올림푸스 E-10 하나 들고 있었으니 렌즈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사진을 정리하면서도 느꼈던 것이지만 장비가 좀 무겁더라도 역시 좋은 장비를 가지고 있어야 좋을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에 고개를 끄덕여야했다. 사진 한장 한장에 서린 아쉬움과 함게...

반면 가장 유용했던 것은 물티슈.
원래는 아가들 응가 딲는 용도로 개발되었는데 이게 여행용으로 비닐포장으로 나온게 있다. 80매 짜리 두개를 사갔는데 절반 남은것 하나 같이 여행하던 친구한테 인심 팍팍쓰고도 반쯤 남겨왔다. 특히 티벳의 오지나 사막은 세수할 물도 없는데 거의 날마다 물티슈로 세수하고 가끔은 발도 닦고 드물게는 샤워(?)까지...ㅎㅎ

어땐이는 여행은 그저 돈(??)이나 많이 챙겨가면 된다고 한다. 아닌게 아니라 현지에서 현지인들과 같은 방식으로 생활하는데는 현지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할 수 있기에 아무런 아쉬움이 없다. 하지만 좀더 여행을 편하고 안락하고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물건이지만 현지에서 구할 수 없는 물건이 있다면 그것은 그냥 아쉬움으로 남게 마련이다. 결국 돈보다는 사전정보가 더 필요하고 정보가 많은 사람은 적은 돈으로도 더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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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이스 2002.07.20 13:35 (*.253.98.34)
    에구...그래서 가실 때 많이 챙겨가야쓴다고 하니깐 달랑 가믄 된다고 하시구선...여그 회원님들이 커피믹스 몇 박스 보내드릴 기회를 놓쳤군요. ㅋㅋㅋ
  • ?
    김근한 2002.07.20 14:15 (*.194.129.178)
    송매님 덕분에 현장에 제가 있는것 같네요~다 스면 책으로 출간 해도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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