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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향방

조회 수 1071 추천 수 0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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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막상 업무가 시작되고 보니 한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결국 또 다시 "바보"가 되고 마는가보다...
오늘은 업무땜에 꼼짝못하고
(사실 경찰서 가서 죄인취급받으며 조서꾸민다고 허비할 몇시간이 아깝다.)
내일은 학회때문에 지방에 가야하니 당분간 일과중에 조서꾸미러 갈 시간도 없다.

집사람이 최근 들어서 운전을 하기 시작했다.
비록 장롱면허지만 86년에 취득한 고참(?)으로 녹색면허증 소지자다...하하
몇년전에든가 운전을 좀 하다가 사고를 낸후 한동안 운전을 하지 않았다.
덕분에 16년 무사고로 접촉사고 한번 없던 내게 보험료할증을 부과한
죄로 항상 미안해하고 있지만...

저녁에 잠깐 차를 몰고 나가더니 얼마 되지않아서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린다.
"나 교통사고냈는데..."
어딘데?
"바로 집앞 사거리.."

부랴부랴 슬리퍼짝 끌고서 내려가보니 교차로 한가운데 차 두대가 서있고
집사람을 포함 몇몇사람이 웅성거리고 서있다.
듣고보니 경미한 접촉사고로 그냥 서로 각자 자기차를 고치는 것으로
해결하면 될 것같다. 잘아는 카센터에 전화를 해보니 그정도면 20만원미만에
수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문제는 상대방이 20대중반쯤으로 보이는 친구인데 한사코 자기 잘못은 하나도 없는데다
자기 차가 아니기 때문에 변상을 받아야한다는 것이다.

옥신각신하다가 결국은 보험처리를 할 작정으로 경찰서에 사고접수를 하고
사고마크를 표시한 다음 차를 빼놓고 보험회사에 접수하고...
한참만에 나타난 순사아저씨들 여전히 습관처럼
"면허증봅시다"
면허증 없는데요.
"면허가 없다는 거요. 안가지고 있다는거요?"
면허가 취소되었는데요...

100%보상을 받겠다고 신고부터 해야한다고 방방뜨던 친구가 무면허운전???
대개의 접촉사고는 서로 합의하에 끝낼 수 있지만 어느 한쪽이
무면허운전으로 범법자에 해당되기 때문에 경찰서까지 가서 조서를 써야한덴다...

결국 상대방과 동시에 죄인취급을 받으면서 조서를 꾸미던 집사람은 신호위반으로 딱지까지 떼고 보험처리하면서 자책금까지 내고 보험료 할증까지...
상대방은 무면허 운전이라 입건이 되어서 우리쪽하고 합의가 되어야한단다.

며칠뒤 합의서를 들고온 상대방은
"어떻게 해드릴까요?"
뭘 어떻게 해?
"합의서 도장을 받아와야 한다고... 어쩌구 저쩌구..."
그려~~
아득바득 우기던 때가 밉기는 했지만 그냥 아무생각없이 합의서에 도장을
찍어주었다. 어차피 차는 보험처리하기로 한거고...

그후 이야기를 알게된 주변사람들에게 한동안 "바보" 소리를 들어야했다.
"합의서를 그냥 도장 찍어주는 바보가 어딨니?"
"최소한 차량수리비는 받아야지..."
"이 바보야~ 톡톡히 뜯어냈어야지..."
"돈으로라도 응징을 했어야지..."

과연 내가 바보였을까?
  • ?
    박운용 2001.05.11 18:50
    정상적으로 살면 바보 취급 받는 세상입니다. 그러나 주위에 바보가 많아지면 살기좋을것 같아요. 저도 가끔 바보소리 듣는데...
  • ?
    차동주 2001.05.11 19:27
    전후 모두 젊은이가 순진 하구만요, 또.. 송매님은 눈높이로 잘 하셨구만요.
  • ?
    이 효 흥 2001.05.11 19:49
    조금은 바보스럽게 사는게 좋더군요,네 몫이 10개라면 9개만 챙기고 1개정도는 양보하고, 그런데 4개만 가지고 6개는 내놓으라는 경우에는 바보가 되지 말아야죠
  • ?
    임향만 2001.05.11 21:34
    저는 직업상 교통사고처리를 워낙 많이 접했는데, 바보소리들어 마땅합니다..그러나 그걸 모르고 합의해주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해봅니다.
  • ?
    이규환 2001.05.12 01:58
    에그~~ 바보같이, 합의서 도장 찍어주기전에 그 친구 머리를 도장 뒤집어서 세번 정도는 쥐어 찍어줬어야 했눈데... 그래도 잘 하셨네요.
  • ?
    황영윤 2001.05.12 08:47
    절믄녀석이 시건방을떠렀는디~ 어떻합니까 ~! 나도 맘 같으면 규환님 생각인데, 합의가 아나라 도장은 찍어 줘야죠~! 합의는 공평햐야 하는데... 늘 행복하시길...
  • ?
    초문동 2001.05.12 09:06
    젊은이가 지금 반대입장에 있다면 어떻게 행동할지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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