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심리적 영향을 받게 마련이지만 물질적 풍요가 어느 정도 충족되면 이런 현상은 더욱 확산되게 마련이다. 현대 경제의 뚜렷한 특징 중 하나는 엔터테인먼트 경제(Entertainment Economy)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큰 의미가 있다. 하나는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스포츠, 관광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주변 산업이 아니라 중심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모든 산업에 걸쳐 재미 요소(E-factor)가 들어 있어야 생산성이 올라가고 번성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재미있는 상품, 재미있는 서비스, 재미있는 마케팅, 재미있는 광고, 재미있는 디자인, 재미있는 인테리어, 재미있는 일터 등등 그야말로 재미가 있어야 관심도 끌고 잘 팔리게 된다.

일하는 재미, 배우는 재미, 사귀는 재미가 있는 일터

리더십이나 팀워크에서도 재미요소가 중요하다. '재미있는 사람'이라는 평을 듣는 사람과 '재미 하나도 없는 사람'은 엄청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은 '재미있는 상사' 그리고 '재미있는 동료'를 좋아하게 마련이고 이것이 조직의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 상품을 개발할 때도 디자인이나 기능을 재미있게 하면 잘 팔리고 광고도 재미가 있어야 효과가 높아진다. 그러니까 기업의 모든 활동에 의도적으로 재미 요소를 심을 수 있어야 한다. 즉 모든 구성원들이 재미와 신바람을 중시하는 마인드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재미없는 천국보다 재미있는 지옥을 택하겠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현대인은 재미를 추구하려는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현대인은 번 돈을 대부분 재미를 구매하는 데 소비하고 있다. 행복한 직장이란 바로 재미있는 직장이다. 일하는 재미, 배우는 재미, 사귀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재미있게 일하고 다른 구성원들을 재미있게 해 주는 사람이 진짜 21세기형 인재인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유머감각도 있고 일도 잘하며 놀기도 잘한다. 일 밖에 모르는 직장인이 아니라 일도 잘하고 놀기도 잘하는 사람인 것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억압하거나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니라 재미와 희망을 주는 사람이 많아야 조직은 발전할 수 있다. 재미와 즐거움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재미를 주고 조직을 밝고 건강하게 만든다.

최근 심리학자들은 웃음이 성공의 주요 요소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첫째, 웃으면 좌뇌 활동이 촉진되어서 창의력이 살아난다.
둘째, 웃으면 인슐린이 증가해서 정신건강에 좋다.
셋째, 웃으면 좋은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넷째, 웃으면 정보 입수에도 유리하다.
다섯째, 웃으면 지도력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필자는 여러 회사의 사보를 받아 보고 있는데 일류 회사와 삼류 회사의 사보는 바로 사람들의 사진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사보에 실린 사진 가운데 웃는 얼굴이 많으면 일류 기업이고 딱딱한 인상의 사진이 많으면 삼류 기업인 것이다. 특히 사장의 얼굴이 근엄한 회사는 대개 삼류 기업에 속한다.
웃으면 복이 와요,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이 말은 정말 맞는 말이다. 웃으면 만사가 잘 풀려 나가고 대인관계도 좋아진다. 게다가 건강에도 좋기 때문에 웃음이야말로 현대인에게는 소중한 자산이 아닐 수 없다.

유머에 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이유는 웃음이 창의력을 유발시킨다는 점 때문이다. 유머는 웃음을 불러일으키고 이는 상하좌우간의 빡빡한 인간관계의 장벽을 제거하며 두뇌의 고정관념도 깨뜨리는 효과가 있다.

누구나 웃을 수 있고 웃길 수 있으며 웃으면 성과가 높아진다는 말을 해도 여전히 부정적인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심리학 이론을 활용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인간은 재미있고 즐거우면 웃게 되지만 또한 웃다 보면 즐거워질 수도 있다는 '제임스 랑게 이론'이 있기 때문이다.

재미와 낭만을 지닌 21세기형 인재

요즘 경제상황도 어렵고 국제정세도 복잡하다. 이럴 때 이를 악물고 일할 것이 아니라 웃으며 일하는 게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웃으면서 일하면 기업 이미지도 올릴 수 있다. 건강을 위해서, 대인관계를 위해서 그리고 창의적 성과를 위해서 모든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재미와 신바람을 개발해야 한다. 재미있는 직장이 바로 행복한 직장이고 초일류 기업인 것이다. '신바람 경영', '열정 경영', '펀(Fun) 경영'은 모두 인간의 긍정적 에너지를 활용한 경영이다.

손발보다 두뇌를 그리고 두뇌보다는 마음을 활용하는 경영이 더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 OO인은 전통적으로 단정하고 빈틈이 없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이뿐만 아니라 재미와 낭만을 지닌 신 인재라는 이미지를 살려 나가는 것이 대외적으로도 필요한 때가 되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마른 헝겊을 비틀어 짤 것이 아니라 유머와 즐거움을 찾아내야 꿈을 실현시킬 수 있다.

글_ 윤은기 /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부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