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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의선사 따라잡기
2005.05.14 23:26

초의선사 맥잇는 박동춘 선생의 '동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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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님을 보고 싶지도 않고, 또한 스님의 편지도 보고 싶지 않으나 다만 차의 인연만은 차마 끊어버리지도 못하고 쉽사리 부수어버리지도 못하여 또 차를 재촉하니, 편지도 보낼 필요없고, 다만 두 해의 쌓인 빚을 한꺼번에 챙겨 보내되 다시 지체하거나 빗나감이 없도록 하는 게 좋을 거요.’

-추사 김정희가 초의 스님에게 보낸 편지

맛(味)과 멋(美)은 통하는 걸까. 탁월한 심미안만큼이나 입맛도 까다로웠던 추사 김정희. 추사는 동갑내기 지기이자 한국 차(茶)의 중흥조라 불리는 초의 스님의 차를 유달리 즐겨 마셨다.

동아시아 차문화연구소장 박동춘(52) 선생은 초의 스님의 차 만드는 법을 전수받은 유일한 계승자다. 박 선생은 30여년 전 이화여대 박물관으로부터 지금은 돌아가신 응송 스님의 장서를 정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해남 대흥사로 갔다가 초의선사의 다풍(茶風)을 응송 스님으로부터 전수받았다.

지난 1일 박 선생은 옛 절터가 있던 전남 순천시 부근 깊은 산골에서 자생하는 야생차밭에 있었다. 그가 이제는 ‘동춘차’로 유명한 자신의 차를 20여년간 만들어온 차밭이다. 박 선생은 차밭 앞에 있는 한옥 아궁이 한편에 자세를 잡았다. 아궁이 앞에 앉은 60대 촌로는 18년째 박 선생과 호흡을 맞춰왔다는 이 한옥의 남자주인. 그는 솥 전체가 고루 온도를 먹도록, 대나무를 쪼개 만든 장작으로 섬세하게 불기운을 조절했다.

박 선생은 맨손으로 뜨거운 솥의 밑바닥을 만져보며 온도를 가늠했다. 차를 덖는 데 적절한 온도(섭씨 350~400도)라고 직감적으로 판단한 박 선생. “이제 시작할게요”라며 제자에게 찻잎을 달라고 했다. ‘차 덖기’가 막 시작되려는 참이었다.

“딱딱 찻잎을 줘야지. 왜 순서대로 일을 안 대주지. 이창숙씨 일로 와. 나한테 딱 붙어.”

박 선생이 갑자기 호랑이처럼 무서워졌다. 온화하고 인자하기 그지없던 평소 모습은 간 데 없었다. 가장 적확한 온도에서 재빠르게 찻잎을 덖어내야 하는데, 손발이 맞지 않으니 날카로워진 모양이었다.

박 선생은 찻잎을 솥에 넣고 뚜껑을 닫았다. 잠시 후 뚜껑을 열자 맵고 하얀 김이 올라왔다. 박 선생은 재빠른 손놀림으로 솔을 움직였다. 찻잎이 솟구쳤다가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다시 뚜껑을 닫았다 열자, 이번에는 고소한 냄새가 퍼졌다. 솔에 찻잎이 닿는 느낌과 냄새·색·소리로 찻잎이 알맞게 덖어졌다고 판단한 박 선생은 찻잎을 솥에서 덜어냈다.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박 선생이 물에 적신 수건으로 땀을 닦았다. “차 덖기는 차의 향과 맛을 농축시키는 한편, 불유쾌한 떫고 쓴맛을 제거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오.”

1차 덖기를 마친 찻잎은 ‘비비기’로 넘어간다. 고운 멍석에 주먹만한 찻잎 뭉치를 손으로 비벼 허연 거품이 미세하게 일어나도록 한다. 찻잎 줄기에 미세한 상처를 내 물에서 차의 성분이 더 빨리 우러나도록 해주는 과정이다. 뭉친 찻잎을 하나하나 손으로 펴서 그늘에 꾸덕꾸덕하게 말린 뒤 마지막 2차 덖기(섭씨 150~200도)를 마치면 차로 완성된다.

추사가 그토록 집착한 초의 스님의 차 맛은 과연 어떨지 궁금했다. 인근 송광사에서 길어온 우물 물을 끓여 갓 만든 찻잎이 담긴 찻주전자에 부었다. 섭씨 50~60도 미지근한 물에 우리는 일반 녹차와 달리, 동춘차는 섭씨 93~95도 뜨거운 물을 사용했다. 중국 우롱차와 흡사하다. 자그마한 청화백자 찻잔에 차를 따르자 솜털처럼 보송보송한 털들이 동동 떴다. 연둣빛이 감도는 황금색이다. 뜨거운 차를 두서너 번에 나눠 마셨다.

“한국차는 뜨거우면서도 시원하고 삼박합니다. 탁하지 않고 맑아요. 구수하고 경쾌합니다. 이 기막힌 경쾌감은 일본차나 중국차에서는 찾을 수 없어요. 한국사람의 감각이 아니었다면 이러한 경지에 도달하기란 불가능했을 겁니다.”

그럼, 우리는 왜 ‘차는 미지근하게 마셔야 한다’고 알고 있는 걸까. “대량 생산에 사용되는 야부기다종 찻잎으로 만든 차는 떫은 맛이 강하죠. 뜨거운 물에 우리면 떫은 맛이 더 강해집니다. 그래서 미지근한 물에 우리게 된 거죠.”

박 선생이 매년 만드는 동춘차는 500g짜리 450여 봉지에 불과하다. 가격을 굳이 매기자면 봉지당 100만원이 훌쩍 넘는다. 동춘차후원회(02-504-6162) 회원들에게만 조금씩 나눠 주는 실정이다. 박 선생은 “차 전통 보존과 차문화 보급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 차의 종류 - '첫물차' 첫손에 꼽혀요


차는 언제 딴 찻잎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신분’, 즉 품질이 결정된다.

4월 중순에서 5월 초순이면 차나무에는 여리고 고운 연둣빛 찻잎이 올라온다. 이 찻잎으로 만든 차를 ‘첫물차’라고 부른다. 맛과 향이 가장 뛰어난 최상급 차다.

특히 비가 내리고 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되는 곡우(穀雨·양력 4월 20일쯤) 이전에 따는 첫물차는 ‘우전차(雨前茶)’라고 해서 더욱 귀한 대접을 받는다. 일부 다인(茶人)들은 “지역이나 해에 따라 기후 편차가 있기 때문에 절기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도 한다.

5월 중순~6월 하순 따낸 찻잎으로 만든 차는 ‘두물차’, 8월 초순~중순은 세물차, 9월 하순~10월 초순은 네물차라고 한다. 차를 따는 시기가 늦어질수록 찻잎이 두껍고 뻣뻣해 차에 떫고 쓴맛이 많아진다. 태평양 도순다원 이진호 책임연구원은 “늦게 딸수록 맛은 떨어지지만, 카테킨 등 몸에 유익한 성분은 많아져 건강에는 오히려 좋다”고 말했다.

차의 종류는 찻잎의 발효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한국에서 주로 마시는 녹차는 발효시키지 않은 차다. 찻잎 속 타닌 성분이 효소에 의해 발효되지 않도록 찻잎을 솥에서 덖거나 증기로 쪄서 파괴시킨다. 중국 우롱차(烏龍茶)는 타닌을 절반 정도만 발효시킨다. 발효 과정에서 특유의 맛과 향이 생긴다. 홍차는 타닌을 85% 이상 발효시킨 완전 발효차다.

요즘 인기 높은 보이차(潽珥茶)는 찻잎이 완전히 건조되기 전, 곰팡이 번식을 통해 다시 발효시킨다고 해서 후(後)발효차라고 한다. 고급일수록 단맛이 혀끝에 남고, 품질이 떨어질수록 곰팡이 또는 지푸라기 맛이 난다. 발효 기간이 길수록 맛이 부드러워지고, 따라서 오래될수록 비싸다. 20년 이상 숙성한 것을 상품(上品)으로 친다.

◆ "녹차 마시면 이도 튼튼"

녹차를 마시면 충치도 예방한다? 이런 연구결과가 1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리는 ‘국제녹차심포지엄’에서 발표된다.

서울대 치과대학 백대일 교수 연구팀은 서울 초등학교 4학년생 163명에게 넉 달 동안 하루 두 번, 오전 10시와 점심식사 후 녹차를 마시게 했다. 아무것도 섞지 않은 100% 순수 녹차를 일상적으로 마시는 농도로 우려서 실험했다.

결과는? 입 속에서 충치를 유발하는 세균이 줄었고, 치아를 썩게 하는 산(acid)을 완화시키는 능력이 커지는 것을 확인했다. 백대일 교수는 “10~11살은 충치가 가장 잘 생기면서도 구강 관리는 제일 어려운 시기”라며, “이때 녹차를 마시면 녹차에 함유된 폴리페놀 성분으로 충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충치를 효과적으로 예방하려면 하루 세 번, 식후에 녹차를 입 안에 머금고 치아를 충분히 적신 뒤 마시고 어린이는 어른들이 마시는 것보다 연하게 우린 녹차를 마셔야 좋다. 즉 녹차는 일반적으로 물 한 컵(약 100㎖)당 찻숟갈로 약간 수북하게 푼 찻잎(약 2g)을 넣어 우려내지만, 어린이가 마실 녹차라면 찻잎 양을 절반(1g)으로 줄여서 마신다.
<자료출처:http://www.chosun.com/se/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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