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다를 건넜다.

by 宋梅 posted Aug 2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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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푸른 바닷가에 비가 내리면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물이요
그 깊은 바다속에 가라앉으면
무엇이 산것이고 무엇이 죽었소~~
- 후략 -

검푸른 바다에는 비가 오지 않아도
어디가 하늘인지 어디가 바단지 구분이 안되더이다.
칠흙같은 어둠속을 건넜기에...

어제 아침 카메라 가방 귀퉁이에 양말 몇짝과 속옷 몇벌을 쑤셔넣을 때까지만 해도 꼭 가야한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휴가중이고 구체적인 계획도 없으니 업무를 핑계대고 출근을 했지만 휴가중이니 업무도 별게 있겠습니까?
오전에 마무리하고 점심시간이 되니 근질근질...

두시가 되서 그냥 무작정 고속도로로 올라섰습니다.
오다보니 무주난농원...
잠시 들러서 이것저것 구경좀 하고 구불탕 구불탕 육십령을 넘어서
장계 함양 사천 고성 통영 거제...
거제에서도 해금강지나서 끝에 있는 여차까지...

인심좋은 민박집 아저씨 덕분에 편하게 자고..
아침부터 부지런히 몇군데 더 구경했습니다.
물론 주목적지였던 거제자연예술랜드에 들러서 구경도 하고
빙수도 한그릇 먹고...
능곡선생님 뵙고 책도 선물받고 가져간 책에 사인도 받고...
덤으로 석부한점까지 얻었습니다.

한동안 마음고생이 심하셨다고는 하지만
지금은 초탈하셔서 그런지 오히려 편안해 보입디다.
건강이 예전같지 않다면서도 손은 완전히 농사꾼 손이지만
얼굴은 10년전이나 똑같아보이더군요.

예의 그 빵떡모자(?)를 눌러쓰고
허허롭게 웃으시며 배웅해주시던 모습은 아마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같습니다.
"가면 그럭저럭 잘 지내드라고 전해주오..."

지금은 고성의 한 PC방...
다음 행선지를 어디로 할까 고심중에 있습니다.

쥔장이 자리 비웠어서 항상 지켜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고성에서 김순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