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4월말에 영광 원자력발전소 파견 근무를 마치고 본부로 올라오게 되었다.
둘째가 중학교에 들어가야 하고 진급도 해야 할 시기도 되었으니 본부로 올라올 수 밖에 없었지만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난 산행이 어려워 지는 것이었다.
2년 3개월 정도 영광에 근무하는 동안 그 이전가지 취미라고 생각했던 테니스, 족구, 낚시, 술먹으러 다니기 같은 것들이 모두 정리되고
난 산행 하나로 취미활동이 단순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도 난을 잘 가꾸고 보고 즐기는 것보다 산행을 더 좋아한다.
아마도 처음 난을 접하면서 산행을 하는 것부터 시작을 한 것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본부에 올라온 이후로는 산행을 자주 다닐 수 없었고 한달에 한번이나 두달에 한번 정도 기향난원에서 출발하는 봉고차를 타고 산에 다니는 정도로 만족을 해야했다.
그러다가 2000년초에 수원으로 이사를 하면서 충청도 서해안이면 멀지 않아서 주말에 다닐 수 있지 않을 까 싶어서 산지를 찾아보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아무런 정보가 없이 산에 들어가 보는 것은 난을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충청도에도 난이 많이 자생하는 곳이 더러 있지만 산을 잘못 들어가면 난 몇포기 못보고 내려오는 일이 많았다.
난이 좀 있어야 난을 보면서 숨도 좀 고르고 쉬기도 할텐데 난이 잘 안보이는 산에 들어갔을 때에는 쉬지 않고 걸어야 하니 너무 힘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인터넷 동호회에 가입을 하고 동호인들과 정보교류를 하면서 몇 군데 난 분포가 비교적 많은 지역을 알게 되었고 요즘도 주말 산행 약속이 없이 혼자 산에 갈 때에는 그쪽으로 주로 다닌다.
물론 영광에서 있으면서 다니던 산지들이 가보고 싶은 생각이 많지만 혼자서 가기는 좀 부담스러운 거리라서 좋은 난을 기대하기보다 적당히 다녀올만한 곳을 선택하게 된다.
그러다가 요즘들어서 너무 뻔한 곳에만 다니는 것보다 새로운 곳을 다시 좀 찾아보고 싶어졌다.
지난 일요일에도 좀 더 가까운 곳에 자생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5만분의 1 지도를 꺼내어 난이 자생할만한 곳을 한군데 찍어서 가보기로 하였다.
우리집에서 한시간 반 정도에 갈 수있는 곳이니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하고도 비슷하니 적당하지 않은가?
아침에 일찍 밥을 달라고 하면 좋아하지 않을 것 같아서 대충 찾아먹고 출발했다.
요즘은 네비가 있으니 모르는 길도 찾아다니기 쉬워서 좋다.
산 입구에 도착하여 난 자생여건이 좋아보이는 방향으로 코스를 잡고 입산을 하였다.
생각보다 난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한참을 가야 한두포기 보이고 또 한참을 가야 몇개가 보이는 정도 였다.
역시나 새로운 자생지를 찾는 일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어쩌다 난이 좀 많이 자생하는 곳을 찾는다 해도 그런 곳은 나만 몰랐을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있는 곳이라 새로운 신천지를 기대할 수도 없을 것 같다.
이 사진은 9부능선쯤에 있는 바위가 전망이 좋을 것 같아서 사진이나 찍어보자고 올라가서 잠깐 쉬다가 내려왔다.
꿩대신 닭이라고 ....ㅎㅎㅎ
아래난은 잘하면 중투화로 발전 하지 않을까요 히망 사항이지만서도.....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