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경표따라 백두산가는길

석성산(石城山)과 보개산(寶盖山)

by 宋梅 posted Feb 1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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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orchidexpo.com/zeroboard/data/1016700364/san75.gif한남정맥은 광교산을 내려와 경부고속도와 영동고속도로를 한꺼번에 건너버린다. 수지에서는 영동고속도로 북쪽을 따라가던 능선이 신갈에서는 영동고속도로의 남쪽을 따라 운행하게 된다. 헌데 이 한남정맥이 다시한번 영동고속도로를 건너간 다음 한바퀴돌아 용트림을 한다음 할미산성을 지나 작고개에서 터널위로 영동고속도로 남쪽으로 다시 건너온다.

헌데 산경표를 보면 부아산(負兒山) 보개산(寶盖山) 석성산(石城山) 객망현(客望峴) 광교산(光敎山)으로 표기되어있다. 지도상에서 부아산과 석성산은 분명히 존재하는데 그 중간에 있어야할 보개산(寶盖山)은 보이지 않는다. 혹씨 이름이 누락되거나 변경되지 않았을까 하고 아무리 씻고 봐도 이름을 붙일만한 봉우리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헌데 재미있는 것은 여러 문헌을 보면 지금의 석성산의 옛이름을 성산(城山) 또는 보개산(寶盖山)이라고 되어있다. 결국 지금의 석성산이 보개산(寶盖山)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산경표에 나와있는 석성산은 또 어디인가? 그것은 할미산성일 것이라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실제로 석성산에는 석성이 존재하지도 않았고 진짜 석성이 있는 곳은 할미산성 정상부근이었다.
실제로 산경표에도 석성산과 보개산은 용인(현재의 신갈) 동쪽 13리로 같이 표시되어있다. 결국 작고개에 의해 구분이 되고 있기는 하지만 할미산과 지금의 석성산(보개산)을 하나의 산으로 부를때는 석성산이라고 불렀던 모양이다. 또 한가지 증거는 보개산을 지나 석성산에서 두갈래로 갈라져서 한쪽은 객망현- 광교산으로 해서 한남정맥을 연결하고 나머지 한갈래는 향수산(香水山)으로 이어진다고 되어있다. 향수산(香水山)이라면 향린동산에서 길을 잘못들어 한시간을 허비했던 능선이 아닌가.

산경표나 대동여지도의 많은 부분에서 현재의 지도나 지명과 차이를 보이는데 이것은 산경표나 대동여지도의 오기도 있지만 시간차에 따른 지명의 변화도 무시해서는 안되는 것일 것이다. 특히 석성산과 보개산의 경우에도 간과해서는 안되는 대목에 통칭에 의한 대략적인 산이름과 구체적인 봉우리 이름과의 차이에도 주의해야할 것이다. 예를 들어 설악산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설악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봉우리는 존재하지않는다. 대청,중청,소청, 귀떼기청등 각각의 이름을 따로 가진 봉우리들의 집합을 설악산이라고 부른다. 지리산도 마찬가지이다. 천왕봉, 노고단, 반야봉이 있을뿐 지리산이라는 이름의 봉우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 모두를 우리는 지리산이라고 부른다. 산경표나 대동여지도는 물론 현대지도에서도 대청봉이라고도 표기하지만 설악산이라도 표기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석성산과 보개산으로 돌아가보자. 원래는 석성산과 보개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각각의 봉우리를 합해서 석성산이라고 불렀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원래는 할미산성을 지칭하던 석성산이라는 지명은 주봉인 보개산, 즉 지금의 석성산에게 이름을 빼앗기고 할미산성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우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