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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향방

실크로드, 티벳 여행기
2003.07.30 17:46

티벳으로 가는 통행증

(*.77.15.29) 조회 수 1147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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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대화가 되지를 않으니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올때까지 기다려야한다. 잠시후에 또 다른 뚱뚱한 사람이 하나 나타나는데 도요타 랜드크루저의 차주라고 한다. 서툰 영어와 손짓발짓으로 대화를 하다보니 바로 그 차주가 예챙버스터미널 파출소의 소장이란다. 결국 경찰이면서도 차를 사서 운전사를 고용해서 부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잠시후에 영어를 할줄 아는 사람이 오는데 콧수염을 멋있게 기른 멋쟁이다. 아반의 트럭터미널에서 전화통화를 했던 사람이다. 파출소장이 차주이고 가격은 그사람과 흥정하는데 자기는 그저 통역만 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또한 통행증은 따로 비용을 지불해야하는데 통행증을 발급해주는 사람은 따로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퍼밋 제외하고 6,000위안을 제시한다.
예챙에서 알리까지는 랜드크루저로 2박3일이 걸리고 중간에 4천미터 이상의 고원지대를 통과하기 때문에 가끔은 여행중에 고산병으로 죽는 사람도 생긴다고 한다. 겨울동안에는 눈이 덮여서 차가 다니지 못하고 길이 막힌다고 한다. 신장성에서 석유가 나오지만 기름값이 비싸서 왕복 기름값과 기사한테 식비를 주고 나면 별로 남는게 없다고 푸념이다. 길고긴 줄다리기처럼 흥정이 계속되었다. 사실 나는 이런 흥정에는 익숙치 않아서 그저 구경만 하려고 했었는데 통역을 하던 아지즈는 한국인이라는 점 때문에 유난히 더 호감을 표시한다. 대화도중 김희선을 아느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가끔은 한국 연속극 줄거리를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막상 나는 보지도 못한 한국 연속극을 이곳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4,000위안까지 절충이 되었는데 마지막으로 퍼밋수수료가 최종적으로 문제가 된다. 우리는 퍼밋비용포함 4,000을 주장하고 저쪽은 퍼밋은 따로 받아야하니 일인당 200위안은 별도로 지불해야한다는 것이다.

나중에 퍼밋을 발행한다는 예챙시청 공안국에 근무한다는 한족 한명이 나타났다. 통역을 하며 흥정을 주도하던 아지즈는 이 사람한테 4,000위안에 랜드크루저를 빌리기로 했다는 말은 하지말고 통행증을 얻으면 트럭을 타고 갈 거라고 말하라고 한다. 약간 어리둥절하기는 했지만 나중에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공안국의 캡틴은 첫마디부터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2만 위안을 주면 너희 네명을 경찰 패트롤카로 알리까지 모셔주겠다."

여러가지로 황당할 수밖에 없다. 우선은 공무에 사용할 경찰 패트롤카로 태워다 주겠다는 발상도 발상이지만 2만위안이면 우리가 흥정했던 가격의 다섯배가 아닌가?
"우리는 그냥 트럭타고 갈꺼다. 통행증만 발급해달라..."
"패트롤카로 가면 이틀정도면 가지만 트럭타고가면 4,5일 걸리는데다 잘못하면 니들 죽을 수도 있다."
"괜찮다, 그정도는 각오하고 왔다."

줄담배를 피우는 아지즈는 자기가 담배 한개피를 피울때마다 담배를 권한다. 담배를 피우지않는다고 말하는 것도 한두번이지 나중에는 협박에 가깝다.
"이나라에서 담배를 거절하는 것은 공손하지 못한 행동이다."
상황이 묘하게 꼬이고 있지만 어쨋든 아지즈만이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또한 우리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끊은지 일년이 다되어가는데 마지못해 받아들고 불을 붙였지만 빨간 갑에 담긴 담배는 지독히 맛도 없고 쓰기만하다.

쓸데없는 잡담이 훨씬 더 많은 지루한 흥정은 한참동안 계속되었다. 끝까지 퍼밋을 얻지 못하면 그냥 거얼무로해서 돌아가겠다고 버틴것이 효력이 있었던 모양이다. 2만위안에 패트롤카로 태워주겠다는 협박에 가까운 제안은 포기하고 일인당 200위안에 퍼밋을 받기로 했다. 최종적으로 예챙시청 공안과에까지 가서 네명의 이름과 여권번호, 국적이 적힌 여행허가증을 손에 넣었다. 차량은 2박3일 4000위안이니 일인당 1000 위안씩 내면 된다.

우여곡절을 겪기는 했지만 합법적으로 알리로 가게되나보다.
내일 오전에 출발하려면 오늘 몇가지 더 준비해야한다. 크리스쳔은 여전히 말린과일과 사탕이나 비스켓을 구입하느라 바쁘다. 터미널 앞의 노천식당에 식사를 하러 들어갔는데 크리스천은 주방에서 각종 재료들을 손가락질하며 주문하느라 바쁘다. 쌀로 된 음식을 양고기를 넣어서 볶은 좌항 한가지밖에 없고 대부분의 음식은 국수종류다. 평소에 국수를 즐기지않는 편이지만 여기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 ?
    김종호 2003.08.04 15:40 (*.39.236.129)
    자료 정리가 다 되어가나부지요? 기행문이 넘 재미있응께 시간이 절로가네요 ㅋ ㅋ ㅋ ㅋ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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