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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향방

실크로드, 티벳 여행기
2003.02.26 12:51

안녕 카슈가르....

(*.77.15.29) 조회 수 1050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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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두시가 되어 호텔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호텔로비에서 세이코를 다시 만났다.
구차와 악수를 구경하고 어제 오후에 도착했단다. 우리처럼 오전에 일요바자르 구경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같은 방을 사용하거나 바로 옆 침대를 이용할 일은 없겠지만 좌우간 세번째 만나는 인연이다. 잠시후에 세이코는 트루판에서 만났던 프랑스 짠돌이와 같이 우리 방으로 찾아왔다. 구차에서 만나서 여기까지 동행했다고 한다. 세이코는약사여서 상해에있는 일본인 병원에 취직이 되어서 다음주까지 상해로 돌아가야한다고 한다. 최근에는 의료비가 싼 중국으로 원정진료를 오는 일본인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일본인 환자가 많은 병원에서는 가급적 일본인 직원들을 많이 뽑는다고 한다. 상해에서 계속 살고 싶은 세이코에게는 좋은 취직자리인 셈이다. 크리스천과 짠돌이는 한참 진행중인 월드컵축구 이야기로 열을 올리다가 크리스천이 시장안에 좋은 찻집이 있다해서 같이 일어섰다.

올드 카슈가르(old Kashgar) 중간의 상설 재래시장 한복판의 허름한 찻집 이었다. 어두운 내부에는 위구르인들이 가득 앉아있다. 우리는 평상같은 의자겸 티테이블이 놓인 2층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다. 시장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자리인 지라 조금은 낯선 세상을 내려다보며 시간가는줄을 잊어먹을 수 있었다.

배낭여행을 즐기는 크리스천은 카슈가르가 벌써 두번째라고 한다. 지난번 방문때 우연히 이 찻집을 찾았었다고 한다. 차는 녹차 비슷한 위구르차에 흰설탕이 같이 나온다. 푸석푸석해서 하얀 가루처럼 보이고 당도도 훨씬 덜한 것같다. 단맛이 나려면 한참을 부어야한다.

어디를 가나 장터의 모습을 비슷비슷하다. 사람들의 얼굴과 피부색, 그리고 파는 물건이 각기 다를뿐 우리네 장터와 크게 다르지않다.
짠돌이와 세이코는 머리를 맛대고 여행일정을 수정하느라 바쁘고 나는 그저 장터와 분주히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크리스쳔도 200mm 렌즈가 달린 카메라로 가끔 지나가는 사람들을 찍는 것 외에는 그저 말없이 구경만 하고 있다. 크리스천 이친구와는 앞으로 보름이상을 같이 여행해야한다. 성격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취향은 나랑 비슷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양인 치고는 수다스럽지않고 차분하게 그저 앉아서 느낌을 즐기는 모습이...

나는 다 구경했었지만 나머지 세사람을 위해서 다시 시장을 한바퀴 구경했다. 돌아오는 길에 아이티가르 사원을 들렀는데 오전에는 입장료를 받던 사원이 지금은 문이 다 열려있다. 카슈가르 시내 한 복판에 위치하고 있고 신장성에서는 그 규모가 가장 크다고 한다. 하지만 입구의 그럴듯한 모스크를 제외하고는 텅 비어있는 예배당의 모습 뿐이다. 구석에서 자리를 깔고 코란을 암송하고 기도하는 모습도 가끔 눈에 띄지만 그리 많지는 않다. 네명의 이교도들이 여기저기 기웃기웃 구경을 하는 셈이다. 그러다 크리스쳔이 세이코에게 여자는 여기 들어올 수 없다고 말하며 웃는다. 아닌게 아니라 여자는 거의 보이지않는다.

어둑어둑해서야 호텔근처로 돌아와 인터넷바에서 이메일을 확인했다. 기다리고 있는 티벳여행사로부터의 답장은 아직없다. 우체국에 들러 집에 전화를 걸었다. 앞으로 어쩌면 20일, 운이 좋아도 보름정도는 전화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 힘없는 집사람 목소리와 함께 여전히 무뚝뚝한 아들녀석 목소리를 듣고 나니 기분이 더 가라앉는다. 내일이면 드디어 티벳을 향해 출발한다는 기대감과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는 고산병에 대한 걱정때문이 앞선다.

혹씨나 해서 날마다 출근하다시피 들르는 존스카페를 오늘은 크리스천하고 둘이서 찾았다. 여전히 정보는 하나도 건질게 없다. 크리스천의 안내로 세만호텔 건너편의 오아시스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지난번 여행때 맛있게 먹었었고 여주인을 잘 아는듯했다. 하지만 음식은 그저 맵기만 할뿐 맛은 전혀 없다. 크리스천은 채식주의자라 음식을 까다롭게 가리지만 그래도 식성이 좋아서 맵고 짠 음식도 잘 먹는다. 식사를 하면서 보니 예쁘게 차려입은 젊은 한족 아가씨들이 세만호텔 별관쪽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식당 여주인에게 물어보니 가무청(歌舞廳)이 있다고 한다.

호기심이 발동한 크리스쳔이 손을 잡아 끈다.
"Never stop exploration!!!"

가무청 내부는 우리나라의 극장식 레스토랑처럼 음식과 술을 마시면서 무대위에서 벌어지는 공연을 감상할 수 있게 되어있고 가운데 플로어가 있어서 춤을 출 수도 있게 되어있다. 하지만 남자는 별로 보이지않고 젊은 아가씨들만 잔뜩 보이는 것이 어쩐지 썰렁해 보인다 했더니 11시가 되어야 공연이 시작되고 그때가 되어야 손님들이 든다고 한다. 맥주나 한잔 할까하고 좌석에 앉았는데 시중 맥주가격의 열배가 넘는 가격표를 보고는 일어서서 나오고 말았다.


  • ?
    차동주 2003.04.23 20:21 (*.227.53.46)
    가무가 맥주값을 보상하고도 남을 예술을 보여줄 모양인가봐요..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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