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코와 함께 시내로 나가 점심겸 저녁을 마파두부와 고추잡채로 해결했다. 어제 저녁부터 오늘까지는 강행군이었다. 어제 오전에 막고굴을 구경하고 오늘 낮에는 트루판 시내관광을 했으니 실크로드관광이 이만하면 수박겉핧기도 유만부덕이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하지만 준비는 부족하고 의사소통은 되지않고 피로감과 실망감만 자꾸 쌓여간다.
이른 저녁식사후 포만감과 함께 피로감이 몰려온다. 세이코는 일본인들이 많이 든다는 오아시스호텔로 신까이군을 찾아 나서고 혼자서 호텔방으로 돌아왔다. 아직 해가 중천에 걸렸건만 호텔방에 돌아와 커텐을 치고 자리에 누웠다. 내일은 우루무치로 갈것인가 카스로 갈 것인가...
가이드북을 뒤적이다가 얼핏 잠이 들었었나 보다 방문을 여는 인기척에 눈을 떠보니 작달막한 동양인 여자가 자기 키만한 배낭을 메고 들어선다.
"어는 침대가 비어있죠?"
"아~~ 그 건너편 가운데가 비어있다."
"Thank you."
"근데 어디서 오는 길이슈..."
"파키스탄에서 쿤자랍 패쓰를 지나 어제밤 카슈가르에서 자고 왔다..."
한참 영어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생기기는 중국인처럼 생겼는데 영어를 잘하는 것이 싱가포르나 홍콩에서 온 여자인가 보다 생각했다.
"근데 중국사람이유???..."
"한국!!!"
"나도 한국사람인데..."(얼떨결에 여기까지 영어로 말했다....ㅋㅋㅋ)
이름은 김유리, 한국을 떠난지 일년반되었단다. 중국을 거쳐서 파키스탄, 인도, 태국으로 해서 남미여행을 마치고 다시 반대코스로 집에 돌아가는 길이란다. 배낭여행 일주일째인 나한테는 엄청난 선배님인지라 얻는 정보도 많다. 일주일밖에 되지않았지만 한국말로 수다를 떨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편할줄이야. 이것 저것 여행담을 듣고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한국에서 가져온 허리쌕이 일주일만에 끊어지고 말았다. 돈을 담아서 지갑대신 사용하는 가방인데... 일년반을 여행했으니 돈을 어떻게 보관하느냐고 물었더니 Money belt를 보여준다. 독일제인데 돈을 몽땅 도난당한후 일행이던 독일인의 남자친구가 독일에서 사다주었단다. 얇은 벨트에 여권과 돈을 넣고 속옷 안쪽에다 차게 되어있다. 샤워나 수영할때 빼고는 항상 몸에 붙이고 다닐 수 있어 좋을 것같다.
나는 카슈가르 거쳐 예챙으로 해서 티벳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했더니 카스의 세만빈꽌에서 예챙-알리로 가려는 이스라엘 배낭족에 일행을 구하고 있더란다. 죤스카페에 가면 더 자세한 정보도 구하고 일행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뜸해준다. 이말 한마디에 우루무치행을 포기하고 바로 카스로 날아가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유리씨는 여자 혼자서 여행을 하고 있으면서도 여러가지로 베테랑답다. 8인실방에 남자셋 여자둘이 혼숙(??)을 하건만 씻고 옷갈아입는 것이 나름대로의 요령으로 거침이 없다. 월남치마처럼 생긴 큰 치마를 둘러쓰더니 그냥 얼굴마주보고 이야기하는 도중에 바지를 갈아있는다. 머리를 감은후 말리는 것도 남이 보건 말건 거침이 없다. 남자인 나도 바지하나 갈아입으려면 화장실로 가는판에....
세이코에게는 구체적인 일정은 말도 하지않은채 내일 아침 일찍 먼저 떠나겠다는 말로 작별인사를 대신했다.
"기오쯔께테~~...."
같습니다 ㅎㅎㅎ~
어학연수운운하다 결국 두어달 배낭여행으로 바꾼 아들녀석은 어드메
어찌 고생을 하고 있는지 아님 유유자적 희희낙낙일지...
2월중 외삼촌이 살고 있는 앙코르와트에서 잠시 합류를 해 보자고는 했는데
그게 가능이나 할런지...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데 고저 내 집이 최고인 지상낙원 paradise이겠지요
어디에 있던 그저 건강하기만 바랄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