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말에 10년간 근무하던 사무실에서 과일상자 열개를 들고 나왔습니다.
예전 신문에서 본 누구누구처럼 사과상자에 현금이 잔뜩 들어있으면 좋으련면...ㅋㅋㅋ
대부분이 책과 서류, 잡동사니들입니다.
마땅히 풀어놓을 만한 곳도 없어서 4개월동안 집안 구석에 쌓아놓고 있다가 엊그제부터 다시 정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10년간을 한사무실에서 살았었으니 필요없는 물건이 많아서 버릴만큼 버렸는데도 아직도 버릴것이 많이 남아있더군요. 그중에서도 별 필요도 없으면서 버리지 못하고 달고 다니는 것은 편지류와 디스켓종류였습니다.
편지종류는 그렇다치더라도 디스켓과 CD는 지금은 쓸모가 없는 물건이 대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버리지 못하고 들고 다니는 이유는 무엇일끼요?
인터넷이 대중화되기전에 하드디스크 용량이 지금처럼 넉넉하지 못했던 시절에는 디스켓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컴퓨터쟁이(?)에게는 하나의 자랑거리였습니다. 어떤이들은 한쪽 벽을 디스켓이 잔뜩들어있는 책장으로 장식하고 재산목록 1호라고 말하곤 했었으니까... 또 한친구는 컴퓨터 게임을 수천가지나 모아가지고 있더군요.
물론 제가 가지고 있는 디스켓들은 그렇게 중요한 자료도 아니고 지금은 인터넷을 뒤져보면 흔하디 흔한 자료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언제쯤이면 이 물건들을 버릴 수 있을까요?
그동안 여행기를 정리하기 위해서 만든 게시판의 제목이 백수일기였지만 백수생활을 청산한 만큼 제목도 바꾸었습니다. 좀더 정리가 되면 나머지 여행자료들도 정리를 할 계획입니다.
사진은 티벳의 카이라스 코라중에 만난 오체투지 가족들...
이들의 첫마디는 "기브미 달라이라마 포토"(달라이라마 사진을 달라.)였습니다.
사진이 없는 나는 남은 사탕 몇개와 음료수한병 주고 말았습니다.
도대체 이들은 전생이 무슨 업(嶪)이 그리 많아서 이 고행을 사서 하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