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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향방

실크로드, 티벳 여행기
2002.07.21 03:23

제 3일 : 광활한 중국대륙

(*.77.15.29) 조회 수 1028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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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6월 5일
6시 기상

일어나자 마자 짐을 대충 정리해두고 택시를 잡아타고 대안탑을 향했다.
그냥 단순한 탑하나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갔었는데 자은사(慈恩寺)라는 절이 있고 그 경내에 대안탑이 들여다 보인다. 4각 7층으로 탑에 오르면 서안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입장료를 받는 문은 8시가 되어야 입장이 가능하단다.

정문앞과 최근에 조성된듯한 공원에는 이른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운동을 하고 있다. 대부분은 특유의 느린동작의 기공체조라고 하는 태극권을 하는 사람들이 많고 한쪽에서는 커다란 장검(長劍)을 휘두르며 검무를 연마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11시 30분 열차표를 예매해두었으니 오전시간이 그리 넉넉한 것도 아니고 두시간 가까이 쭈그리고 앉아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것도 별 의미가 없을 듯하여 근처 공원들과 새벽거리를 구경할겸 택시타고 왔던 길을 되집어서 걷기 시작했다.

공원뿐 아니라 여기저기 공간이 있는 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춤을 추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그중 담으로 둘러쌓에 작은 마당에서는 노인들이 모여서 다양한 춤을 추고 있는데 입구에 앉아있는 사람은 입장료를 받고 있는 듯했다. 우리네 운동이 산행이나 걷기 위주로 개인적인 형태라면 중국은 함께 모여서 체조를 하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서로 손을 잡고 춤을 추는 모습이 뭔가 우리하고는 다른 단체성이 보이는 것같다. 이런 집단적인 춤을 추는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고 자그마한 공간만 있으면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가끔은 우리네 에어로빅 비슷한 춤을 추는 집단도 보인다.

장미원을 한바퀴 돌아서 서안역으로 향하는 큰길로 나서니 많은 사람들이 출근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도 보이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이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짧은 치마를 입고 자전거를 타는 여자들의 모습은 아슬아슬하기까지 하다.
보일듯~이~~
보일듯~이~~
보이지~않는~~
아니 가끔 보이기도 하지만...

한참을 걷다보니 택시를 타고 왔던 길이 생각보다는 훨씬 멀었었나보다. 다리도 쉴겸 모퉁이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서 바쁘게 출근하는 사람들 모습을 한참이나 멍~하게 구경했다. 다들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데 나는 왜 여기 이러고 있는 것일까...

역근처의 한족식당에서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10시 50분쯤에 속소를 나섰다. 역에 도착하니 이미 개찰이 시작되었다.

6호차 4번 하단이다. 이제 이 자리에서 27시간을 버텨야한다. 생각보다 열차칸은 붐비지않고 자리가 조금은 좁은 듯하지만 시트도 깨끗하다. 앞자리에 중국인 모자가 자리잡았는데 영어가 전혀 안통한다. 한국인이라고 했더니 갑자기 핸드폰을 꺼내서 보여준다. 삼성~~
계속 몇가지 질문을 해대는데 전혀 알아듣지 못하니까 나중에는 지풀에 포기하고 만다. 중국어라고는 단 한마디도 못하니 답답하기는 내가 더 답답하지...쩝
이럴줄 알았으면 중국어 공부도 좀 해두는 건데....

음식준비를 전혀 못해서 중간역에 잠깐 정차하는 동안 빈대떡과 절인 계란, 컵라면, 녹차, 물등을 준비했다. 끝없이 펼쳐지는 창밖의 풍경은 한참 경작지가 계속되더니 사막 비슷한 황무지가 나타나고서는 거의 변화가 없다.
전반적인 광경은 우리네 1970년대 수준. 하지만 중국이라는 나라의 힘은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웅장하고 규모가 큰 문화유산들, 엄청나게 넓은 땅 덩어리, 축복받은(가끔은 사막처럼 축복받지 못한 곳도 있지만...) 자연환경. 하지만 산을 깎아낸 계단식 경작지의 모습은 자연을 무리하게 지배하고 활용하려는 인간의 어리석음에 북한처럼 산사태와 홍수등의 재앙이 걱정되는 수준이다. 물론 그 재앙을 막아보겠다고 곳곳에서 댐과 수로등의 공사가 벌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인간의 힘으로 자연을 지배할 수 는 없는 법.... 결국 많은 시행착오끝에 인간은 자연에 순응하고 타협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지만 아직 중국은 거기까지는 아닌 모양이다.

풍경이 바뀌면서 방치된 생활환경, 쓰러져가는 주택들, 특히 붉은 벽돌집들의 황량함과 단조로움에 점점 지루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멍청하게 창밖을 내다보는 것도 지루하기 짝이 없으니 그저 잠이나 자는밖에...


  • ?
    과천 2002.07.22 00:25 (*.145.206.50)
    음!~ 내도 가고픈데 체력이....에~고! 내 팔자야!~
  • ?
    들풀처럼... 2002.07.23 09:32 (*.54.29.197)
    少林劍舞~?
    내 대신 여행한 것으로 하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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