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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향방

조회 수 1359 추천 수 0 댓글 6
우리네 여행을 엉덩이로하는 여행이라고 하던가?
누구나 경치좋고 산수좋은 곳을 허이허이 찾아가서는
그좋은 경치를 엉덩이뒤로하고 사진만 찍으면 임무가 완수되는 여행...
어렵사리 찾아갔건만 거기대고 엉덩이만 휘둘러대다 왔으니 본것도 없고
결국 사진만 남으니 많이 많이 찍고 박아라......
아닌게 아니라 거기 다녀왔다는 증명사진은 남았건만 기억은 가물가물..
바리바리 싸들고 간 음식 지글지글 냄새풍기며 구워먹고...
결국 여행에서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아무래도 여행에는 느낌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기왕이면 현지인들과 호흡하고 현지음식을 먹어보고...
그리고 맑은 공기와 대자연의 느낌까지
뭔가 우리네 생활공간과는 다른 뭔가를...

한때 여행가를 꿈꿀만큼 여행을 좋아했지만 직장과 가정에 얽메어있는 몸이라서 최근에는 크게 폼나는(?) 여행다운 여행을 해본지가 언제인지 가물가물하기만 하다. 그래도 기간도 좀 넉넉해야하고.. 준비도 좀 있어야하고.. 특히 경비문제 등등을 고려하다보면 죽도밥도 아니다.

이번 제주도 여행의 경우는 우발적으로 급작스럽게 이루어지는 바람에 떠나기 하루전에야 겨우 돌아오는 항공표를 구할 수 있었다.

달랑 비행기표 한장들고 무작정 내려선 제주공항
그냥 아무데나 발길닿는데로... 길이 있는데까지...

가다가 해안가 언덕에 차를 세우고 바다를 내려다보고
잔디밭에 앉아서 해바라기도 하고
배고프면 아무 동네식당에 들어가 된장찌게 밥말아억고
운좋게 만난 5일장에서 한라봉하나 사먹고
그냥 아무 해변가나 들어가 발을 적셔보고...

환자를 모시고(?) 하는 여행이라서 마음만 굴뚝같은 한라산등산은 못하지만 1100고지 언덕에 차를 세우고 한참을 올려다보다가
바닷가가 보이는 전망좋은 민박에서 하루밤을 보내고
동네에서 물어물어 현지인들이 잘가는 식당을 찾아내고
맛있는 고등어회에 갈치국도 먹어보고...
(두가지다 정말 맛있다. 비린내? 그게 뭐대요??)

습관처럼 들르는 여미지식물원과 한림공원식물원을 제외하고는 소위 관광지라고 이야기하는 곳에는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다행이 여미지에서는 자생식물 전시회를 만나고
전화번호 달랑 하나 적어간 부귀란농장에서는 찍다찍다 지쳐서 찍는 것을 포기하고...

길옆에 차를 대고 풀섶에서 찍은 이름모를 야생화들...
먹어보라며 불쑥내밀던 민박집 아낙의 소쿠리에 담긴귤
동네 오일장에서 삼천원어치사서는 1/10도 못먹은 땅콩
그것들만 가지고 돌아왔다.

다음번에는 좀더 시간여유가 생기면 노선버스만 타고다니는 제주여행을 생각해봤다. 어차피 관광지, 유원지를 들를 계획이 없는바에야 바쁘게 쏘다녀야할 이유도 없고 시외버스, 군내버스, 시내버스타고서 동네아낙들의 외국말같은 사투리를 듣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고...
현지인들이 잘가는 식당, 현지인들만이 아는 절경...
그리고 그네들의 구수한 인심까지..
좀더 많은 느낌을 얻을 수 있지않을까?

김순제 올림
  • ?
    차동주 2001.04.19 09:12
    평일에 한번 갑시다. 마일리지 티켓이 녹슬고 있읍네다.
  • ?
    모순미 2001.04.19 12:58
    칠십리 갈치요리집은 가보셨는지요. 제주 가시면 꼭 가보세요. 주차장에서 나갈때 차 돌리는거 까지 봐 주시는데 그게 더 좋더군요. 바다 보이는 2층. 전망도 좋은데 ...
  • ?
    宋梅 2001.04.19 14:02
    저야 항상 뒷골목 싸구려집만 찾아다녀서리...흐흐
  • ?
    모순미l 2001.04.19 16:24
    뒷골목이 더 맜있다는건 세상이 다 아는일. 돼지국밥이나 순대국밥도 대로 보다 골목에 있는 집이 더 맜있잖아요. 그러니까 아주 미식가이시군요.
  • ?
    宋梅 2001.04.19 16:33
    진짜 미식가는 못되고 입맛만 좀 까다로운 편입니다.
  • ?
    별빛 2001.04.21 14:59
    댓글을 올릴려고 했는데 18번으로 가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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