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장술에...넋두리를...

by 산신령 posted Apr 18,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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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는 묘령의 여인과 밤늦도록 술을 마셨다.
특별한 사이는 아니고 그져 좋아하고 그져 보고싶어서 늦도록 마셔댔다
하지만... 아침에는 늦잠과 부시시한 눈동자와 배고픔뿐이였다.

   아침에는  시골장이 있어 살래살래 밖으로 나갔다.
옛날식 대장간에 들러 난갈구리 하나 주문하면서 직접 눈으로 보기도 하고
싱싱한 전어도 보고...팔팔뛰는 숭어랑 한판 실갱이를 하면서...
그야말로 옛날식 선술집에 앉아 동동주 한사벌 들이키니 참으로 세상이 아름답다...

   난을 접한지 벌써 7년이 되어간다...실지로 활동한 시간은 4년여 남짓...
한국춘란만을 고집하며 지내온 시간들...
차츰 동양란과 일본, 그리고 중국...부귀란과 야생화들...
덕분에 많은 공부는 했다고 보는데...
아직도 머리 한구석에는 춘란만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지금까지 못캐어본 난은 없다...꽃외에는...
산반부터 중투대주(5촉)까지...하지만 꽃은 이제서야 보이기 시작한다.
어렴풋이 살아온 날들이 언뜻 후회가 들때도 있다.
주말이면 가족들 팽개치고 풀을찿아 돌아 다니건만...남는것은 없다.
설령 몇푼의 난값이 손에 쥐어진들 마누라에게 몇냥주고 기름값좀 챙기고...나면
너무나도 허무하다...하지만 예서 말수는 없다.
그져 난이 좋아 주말이면 산을 찿는다.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며 눈오면 눈을 맞으며 추워도, 배가 고파도 어쩔수 없다.
독사에게 놀래서 그놈을 갈기갈기...아님 산짐승에 놀래서...
얘들에게는 빵점아빠가 되어버렸고...마누라 에게는 주말과부가 되어 버린...

   떨어지는 난꽃을보며 새삼스레 흐미한 기억들이 되 살아나 몇자 주절거렸습니다.
그래도 난을 좋아 하고픈 산신령 입니다.
이번주말에도 찿아가 보고 싶은 산이 있습니다.

  - 산신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