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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향방

조회 수 806 추천 수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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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도 발목을 살리는 것이 지상목표처럼 보이지만 실은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 일차목표인 셈이다. 생명을 구할 수만 있다면...
>이런저런 설명을 전화로 하다보니 쉬운게 아니다. 일단 발목을 살리는데 주력하되 환자의 전신상태를 고려해서 판단하시라고...

지난번에 쓴 도움 안되는 이야기의 후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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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과 1학년 스님의 독경소리와 목탁소리로 시작하는 첫해부실습때 죽음이라는 것을 처음 만났다.
본과 4학년 임상실습에서 처음 죽음을 목격했었지만...
진짜 의사가 되고 나서 수없이 많은 죽음을 당면했고 목격하면서 점점 무뎌지더니

지난번 일요일 갑작스레 전화를 받고나서 그후의 환자상태가 궁금했지만 먼저 전화해서 물어보기도 뭐하고 혼자 궁금증만 더하고 있었다.
어제 다른 아마추어무선사 한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지난번 교통사고로 입원하셨던 친구의 아버님이 병원에서 돌아가셨노라고...

당사자가 아니라서 자세한 상황도 모르고...
빈소가 지방이라 문상을 가기 어렵다는 핑계로 내이름으로 봉투하나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고는 전화를 끊고나니 마음은 심난하기 그지 없다.
왜 그때 좀더 단호하게 말하지 못했던가?
"다리를 절단하시는게 좋겠습니다."라고...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모르기에 혹씨나 하는 심정이 없었던 것도 아니지만
행여 두다리를 다 절단하고 듣게될 원망때문은 아니었을까?
여러가지 가능성을 다 이야기해주었으니 나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것일까?
평생을 불구로 살면서 혹씨 내게 돌아올 원망을 두려워했었을까?
물론 내가 담당주치의나 보호자가 아니기에 결정을 내려야할 위치에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좀더 단호하게 말하고 보호자가 절단을 결정했었다면 혹씨 생명은 건질 수 있지않았을까?
나중에 무슨 원망을 들을지 언정 뛰어들어 적극적으로 절단을 권유해야 했던 것은 아닐까?

가뜩이나 더운밤...
샤워를 몇번하고 베란다만 들락날락...
불도 안켜고 애꿎은 담배만 태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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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에 썼던 글인데 올릴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냥 올립니다.
보기 좋고 듣기 좋은 이야기만 필요한 것은 아니라 생각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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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카이 2001.08.09 01:12
    송매님은 어떤 경우의 수가 나타나더라도 지금처럼 책망하셨을지도 모르죠. -- 환자의 입장에서 두다리를 절단한채 평생을 살아가야한다는게 부담이었을겁니다..아마도그건 본인의 선택이었을 터...-- 산부인과 의사인 제친구는 태아와 산모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미련한 말할때가 젤루 겁난답니다..전문의가 되서 첫번째 그 질문한날 무진장 울었답니다. 의사가 된걸 후회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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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운용 2001.08.09 10:14
    송매님이나 스카이님이 올리신 글은 우리 주위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일인것 같아요. 단지 대상과 사건이 다른 이름으로 등장하는것 말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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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카이 2001.08.09 10:31
    송매님~~~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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