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by 김지운 posted Apr 1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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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맛이 가고 있는 40대.
요즘 들어 체력의 변화를 실감한다.  
환절기라 그런가 보다라고 하기에는 좀 심한 것 같고.

지난 화요일 知人들과 늦게까지 짬뽕 술로 보냈더니 아니나 다를까.
숙취, 감기, 몸살(할껀 다합니다요) 등등.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고, 일어나니 12시.
전날 술 같이 마신 양반의 전화, 비몽사몽간에 받으니

친구 : 괜찮수?
나   : 아직 집인데...오늘 도장 못 찍을 것 같은디...
친구 : 완전히 맛이 갔구먼, 쩝.  
나   : 댁도 왕년에 경험이 많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술친구 10 여년. 작년까지만 해도 술 마신 다음날 내가 "확인사살"을 했는데, 이제는 거꾸로 되었으니.

내가 "풀"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시기에 이 양반은 산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서로 술 먹는 횟수는 자연스레 줄게 되었으니 좋은 일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그 놈의 술 좀 덜 먹어야지" 하면서 새벽에 베낭 짊어지고 이 산 저 산 다니는 것까지는 좋은데, 산행 후 그 놈의 술병만 보면 껄떡거리니.
잘 마시지도 못하지만 그래도 "불감청"이언정 "고소언"이라.
반가운 것을 어찌하리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는 나 자신이 한심스럽고.
한편으로는 그래도 한 두잔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이번 일요일에는 무슨 핑계를 대고 민추리, 진달래들을 만나러 가나?
갔다 오면 한 주일의 시작이 참 좋은데!!!
가는 길에 소주병에 술 대신 물 넣어 갈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