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죽박죽 휴가계획

by 宋梅 posted Jul 23,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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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타고 운전하면서 가족들과 함께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도 취미생활이라고 할 수 있을까마는...
어쨓든 그때는 "야 타!"하면 끽소리 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따라와주는 집사람이나 아이들이 고마운줄도 몰랐다.
아이들이 조금 크니 이제는 이것 저것 따지는게 많아졌다.
"어디 가실건데요?"
"거기 뭐가 있는데요?"
"저희들은 집에 있고 엄마아빠만 다녀오시면 안되요?"

기껏 휴가계획 잡아보이 학교 보충수업이 어떻고, 무슨 캠프여행이 어떻고, 심지어는 학원까지 아이들 발목을 잡고 있다보니 가족들이 한꺼번에 휴가갈 수 있는 날짜를 정하는 것이 목적지 정하는 것보다 더 어려워졌다.
결국 몇년전부터인가는 아예 여름휴가를 포기하고 집사람하고 둘이서 주말끼워서 잠깐 바람쏘이는 것으로 휴가를 대신하곤 했었다.

올해라고 예외가 아니다.
7월말 8월초의 소위 피크타임에 움직이는 것을 죽자고 싫어했지만 그래도 그때밖에 시간이 없는 것같아 일찌감치 휴가스케쥴을 잡아두었다. 목적지도 정해놓고  나름대로 명분(?)을 축적하기 위해서 자료도 구해놓고 정보도 얻어놓고...
하지만 막상 휴가가 1주일밖에 남지않았는데 아들녀석 행사(?)하고 딸네미 보충수업과 학원스케쥴로 도저히 한꺼번에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이 안된단다.
물론 그보다는 이녀석들 머리가 커져서 엄마아빠하고 같이 가는 여행이 재미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겠지만...

집사람도 아직 몸상태가 예전같지 않은데다가 아이들 뒷바라지 핑계대고 혼자 다녀오란다. 한편으로는 결혼 20년만에 혼자 홀가분하게 여행을 갈 수 있어서 즐겁기도 하지만 혼자가는 여행을 더워서 열받고, 길막혀서 짜증나고, 바가지에 화딱지나고, 방못구해 노숙까지해야하는 피크 시즌에 가야할 이유가 없다.

일단 휴가를 연기만 시켜놓고 보니 여기저기 부도수표가 한두군데가 아니다. 임향만님은 닭죽 쑤어놓고 기다리신다하고...
휴가때 잠깐 들르겠노라 계획했던 농장이 한두군데가 아니고...

애고!!
이러다 올해도 여름휴가 못가는 아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