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난향방

2001.07.13 00:38

[re] 산다는것...

조회 수 698 추천 수 0 댓글 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저녁 기도

조용하거라, 공포여, 고통이여.
곧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다.
눈만 감고 가만히 있으면
너는 반드시 가루가 되어 부서질 터이니,
기다리거라, 분노여, 불안이여.
세계가 끝났다고 네가 생각하는 날,
참으로 끝나는 것은 다만 너의
작디작은 심장의 움직임뿐일 것이니,
나를 떠나거라, 애정이여, 동정이여.
네가 집착한 온갖 대상은
손가락으로 흘러떨어지는 모래보다
더 순간만의 것이고 더 무(無)인 것이니,
잠자자, 내 감각, 내 피부......
우주의, 신의, 사람들의 고통을
인공적으로라도 덜 느낄 수 있도록!

전혜린 시인- 번역작가라고도  합니다만- 의 ..,
 
출님!
결국 죽음이라는것은 우주가 끝나는것이 아니고,  다만  작디작은 심장의 움직임 뿐인것..

뭐를 남길것이 있겠으며..무엇을 누구에게 남길수 있을것입니까?
내가 살고 있음을.. 존재의 의미를 거기에다라도 두지 않으면, 너무도 허무하고,쓸쓸한 마음 일거란 생각때문에..

온갖 집착은 손가락사이로 흘러내리는 모래보다 더 순간적이고 無 인것을.

시인의 삶에대한 정의가 제겐 너무도 섬뜩합니다.



  • ?
    宋梅 2001.07.13 08:52
    죽음의 순간만을 너무 강조하다보면 이렇듯 허무하고 끔찍하고 공포스러운 것임에 분명합니다. 직업상 이런 비슷한 유형의 공포와 자주 접하게 됩니다. 때로는 금방 지워져 없어져버릴 발자국 하나에 집착하는 우매한 것이 인간이라지만 발자국 하나도 남기지 못한다면 그건 죽음 자체보다도 허무할 겁니다. 덧없음이고... 많은 집착을 버렸음에도 아직도 내게 남아있는 집착은 무엇인가... 버리고 버리고 버리다가 마지막에 버리는 것은 무엇일까??? 오늘 아침은 좀 무거운 주제로 출발합니다.
  • ?
    모순미 2001.07.13 10:15
    전혜린은 그 유명한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책 주인 아닌가요? 사춘기때 전혜린을 동경하곤 했지요. 슈바빙 밤거리도..
  • ?
    가림 2001.07.13 10:52
    맞아요! 순미님 나도 전혜린을 무척 동경했답니다 루이제 린저의 생의 한 가운데를 번역했고 이 모든 괴로움을 또 다시 라는 책도 있어요 늘 검은 옷에 검은 머풀러를 하고 다니며 생을 불꽃처럼 강렬하게 살고 싶어한 정열의 댕고(?)같은 여자...슈바빙의 회색빛과 수은등을 참 좋아했다더군요
  • ?
    은파 2001.07.13 11:21
    어 저도 전혜린을 좋아했어요..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너무 멋지지 않나요???
  • ?
    황영윤 2001.07.13 11:34
    전혜린 그 녀를 싫어하는 여성들을 봤나고요~! 흠이라면 , 너무 똑똑하기에... 아이고 ~~ 아파라~~
  • ?
    모순미 2001.07.13 12:01
    이 모든 괴로움을 또 다시 라는 에세이집을 가지고 계시다면 가림님도 어지간히... 키가 작고 눈이 큰 여자를 보면 전 혜린이 생각 납니다. 왕방울 같은 눈.
  • ?
    2001.07.14 00:04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은..그냥 멍히.. 텅 빈것만 같은 하루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네가 집착한 대상 때문에"... 아침부터 모싸이트에 거짓글 만들어 올리고... 내 자존심을 더 이상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지금도 그것으로 인한 분노를 숨기지못합니다...어찌보면 내자신 참으로 어리석습니다...그냥 헛웃슴 지어며 모른척 만나면 될터인데...도저히 내 자신을 속일수가 없었습니다...다른사람은 글로써 속일수 있어도 내 자신에게 만은 거짓을 할수가 없었습니다
  • ?
    2001.07.14 00:16
    선배님의 말씀처럼...산다는것...참으로 섬뜩합니다... 내자신 이토록 냉혹할때가 있나 할 정도로...오늘하루 보내며, 참으로 내자신에게 섬뜩해합니다
  • ?
    임향만 2001.07.14 07:44
    저도 그런 부분때문에 .... 송매님께서도 저의 이런 여린마음을 지적해 주시기도 했지만, 저는 감정에 충실하고 싶습니다. 좋은척 할수도 없고, 그렇다고 너그러움을 가장할수도 없는 그런 성격때문에 싫은것을 싫다는 표현은 어떤방법으로든 하고맙니다 . 그것이 대인관계에서 좋지못하다는것을 모르진 않지만, 그렇다고 출님의 말씀대로 내자신을 향한 거짓말을 할수가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제겐 충분히 공감됩니다.

List of Articles
조회 수 날짜 글쓴이 제목
495 2002.01.17 초이스 이런...칸이 부족하네~! 4
523 2019.04.03 초문동 신고합니다^^ 1 file
586 2002.01.27 nicki 갈길은 멀고... 3
594 2002.01.21 능마루사내 바쁘셔서 겨울바다 못가보신분... 4
602 2001.12.09 은 파 자유롭고 싶거든.. 3
618 2001.06.28 임향만 [re] 감사합니다
626 2002.02.15 宋梅 롤러 블레이드로 굴린 지구 1
630 2002.03.13 임향만 4 file
635 2002.02.10 명절이란... 4
637 2001.12.07 백묵소 삶이란 무엇인가? 5
640 2002.03.13 宋梅 닫힌 공간에서 살다보면... 3 file
646 2001.08.17 노영복 시련이 가져온 성공...... 3 file
658 2002.01.01 다름없이.... 올해도.... 4
665 2001.10.09 임향만 시골생활의 시작.. 6 file
672 2001.05.10 宋梅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3
677 2001.12.04 이현주 시간이 나시는 분은... 2
681 2001.12.07 宋梅 서바이버를 보면서... 4 file
685 2002.02.20 초이스 '청춘'이랍니다. 4
688 2001.09.15 권순열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6
698 2001.07.13 임향만 [re] 산다는것... 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7 Next
/ 27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