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농장방문 자료는 자제하고...

by 宋梅 posted Jul 0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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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도 몇군데 농장을 방문했습니다만 사진은 아예 찍지도 않았습니다.

사이트를 오픈한지 이제 백일이 되어가지만 처음에는 부족한 공간을 뭔가 채워야한다는 강박관념에 가는 농장, 가는 곳마다 사진을 찍고 정리해서 올리곤 했습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방문하는 농장의 숫자가 많아지다보니 몇몇 특색있는 농장을 제외하고는 다들 거기서 거기라는데 있는 것같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풍란, 부귀란 실생을 하는 농장들의 실태가 조금은 안타깝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무지풍란이나 나도풍란을 실생하던 농장들이 너나할 것없이 다들 부귀란 실생으로 업종을 전환하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모농장에서 금년에 금루각을 삼만주 생산한다고 큰소리치고 있고 또 다른 농장에서는 10만주를 생산한다고 들려옵니다. 전국적으로 셀 수도 없이 많고 많은 농장들이 너나나나 똑같은 품종을 대량생산하기 시작했고 가격이 떨어지면 무지가격에 방출할 계획까지 다들 똑같으니 몇년있으면 금루각이 무지가격으로 판매되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이치고 반대로 실생무지풍란이 금루각보다 더 귀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품종도 마찬가지입니다. 옥금강, 정지송은 오히려 귀해졌고 대파청해, 금루각, 설산은 지금도 종로바닥에 널려있는데다가 묵류, 건국전, 녹보등을 비롯한 거의 비슷비슷한 품종들이 몇년내에 쏟아질 것같더군요. 차라리 무지실생을 꾸준히 하다가 변이종을 생산하는 모주를 찾아낸 농장들이 오히려 쏠쏠하게 재미를 보고 있는 느낌입니다.

농장들간에 품종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고 조정하는 기능이 전혀 없는 것같습니다. 문제는 어떤 사태나 사물에 대해서 판단하고 해결책을 생각하는 수준이 거의 비슷해서 서로 쉬쉬하면서 새로운 품종을 시도하지만 결국 다들 똑같은 품종을 만들어내고 그 결과는 안봐도 뻔할 것같습니다.
또한 그 피해는 과연 농장들만의 것일까...
부귀란 인구의 동향이나 추세에 대한 관찰을 토대로 저변확대를 꿰하면서도 적절한 수요공급을 유지하면서 수지균형을 맞출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일본은 부귀란 실생역사가 벌써 20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부귀란에 대한 인식이 충분한 상태에서 시도되고 있어서 소량생산에 예가 떨어지는 개체는 과감히 도태시킴으로써 실생시장도 나름대로 가격유지를 하게하고 있습니다.

특히 실생농장들은 너나할 것없이 취미인들에게 꼬투리를 원합니다.
과연 우리 취미인들 마저 그 장단에 춤을 춰야할 것인가...
농장들을 탓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심사숙고해야할 대목입니다.
부귀란을 하는 것이 남들에게 없는 나만의 품종을 혼자서만 키우는 데 있는 것인가, 원종이든 실생이든 가능성이 있는 품종을 많이 많이 키우는 것이 좋은 것인가, 과연 부귀란을 하면서 환금성이 춘란보다 높으니 환금성 또한 고려를 해야하는 것인가, 그것도 아님 그저 즐기기 위한 것인가...

내 자신이 남들보다 뛰어나서가 아니고 여기저기 농장을 다니다 보니 2-3년후의 추세가 대충 그려집니다.
계속해서 개인적으로 농장은 방문하겠지만 다른 농장과는 특이하게 다른 특별한 일이 없으면 이벤트화 시키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똑같은 사진, 똑같은 이야기만 반복되면 그 또한 식상한 일이니까요.
대신 자료업데이트 방식에 대해서는 좀더 새로운 시도를 해볼 생각입니다.

두서없는 이야기지만 그동안의 생각을 그냥 써봤습니다.
글 자체는 좀더 정리를 해야할 것같군요... 죄송...
김순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