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보내기..

by 임향만 posted Jun 1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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뙤약볕에서 한낮에 얼굴내놓고 일을 하다보니 보는사람마다 몰골이 말이 아니다라고 쉬어감서 하지 뭐가 그리 급하냐 핀잔이고, 더구나 아내는 매일 보는 모습이라 그 변함에 둔감하다가, 모처럼 찾은 친지로 부터 변한 내모습을 전해 듣고는 마음 아파 한다.

급한 성격을 달래보려고 무던 노력도 하고, 그래서 나이먹으면서 많이 좋아(?)졌는데도 어쩔수 없는것이 천성인가 보다.
직장생활때도 같이 근무하던 직원들이 내성격 때문에 무던히도 곤욕을 치뤘다는 후문이고 보면, 고쳐야 할 버릇임에는 틀림이 없는데...,

쉬어갈겸, 어제는 지난번에 찾은적이 있는 자란 자생지를 다시 찾았다.
이번엔 시간을 가지고 찬찬히 한번 둘러 보기로 했다.

섬과 섬사이로 내비친 수평선의 바다가 또다른 정취를 느끼게 하고, 출렁이는 바다소리가 마냥 시원하기만 하다. 이곳은 비교적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이 없는 곳이라고 생각된다.
요즘 차가 들어갈수 있는곳의 바닷가는 영락없이 쓰레기 무더기와 악취가 풍기는것이 흔한 모습인데도, 이곳은 전혀 그렇게 않다.
바닷가 바위들도 평평한곳이 있고 낚시터로도 될만한 곳인데도, 깨끗한 원래의 모습을 지니고 있는것 같다.

지난번에도 배암을 만났던 곳이라 단단히 준비를 하고, 아내에게도 주의를 당부하고 살펴보니 자란의 경우는 씨방이 맺혀 있는것이 많이 보인다.

방울새란은 지금까지도 꽃이 피어있는것이 보인다.
조금 더 깊은곳을 살펴보니, 은난초와 금난초가 아직까지 꽃망울 상태로 자생하고 있는가 하면, 타래란은 한창꽃대를 올려 금방 꽃이 필것만 같고, 잎은 분명 새우란은 아닌데, 꽃은 새우란처럼 달려있는 것도 보인다.

바닷가 바위벽에 혹여 지내발란이 있는지 살펴봤는데, 발견되지 않은 대신 야생화전시장에서는 분명 본것 같은데 이름을 알수없는 그리고 설명하기 어려운 모습이지만 보기가 좋아 한번 키워볼양으로 가져왔다.

개나리가 멋진모습으로 개화를 했는가 하면, 그옆에는  층층이 꽃같은데, 지금은 꽃이 졌고, 마른꽃대로만 확인이 가능하다.

잎은 얼레지 비슷한데 조금 작고 둥근 모습인데, 가운데로 꽃대를 하나 울려서 방울처럼생긴꽃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것도 보인다.

요즘 산에서 만날수 있는 흔한 꽃들이라고 생각되지만, 새삼스럽게 야생들꽃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니, 이렇게 또다른 세계로의 즐거움이 좋기만 하다.
자생지의 환경을 메모하기도 하고, 그런 환경을 염두에 두고 순화과정도 살펴보려고 한다.아직은 초보단계이지만, 차츰차츰 배워 보려 한다.

돌아오는길에 집 부근에 조그만 암자가 하나 있는데, 신라 고찰이라고 했지만 그냥 지나치기만 했다. 마음먹고 올라보니 운동산의 정상부근이다.
사람들이 많이 다녀가는가 보다.. 주차장도 제법크다.
절에 오르니, 항상 그러하듯이 내려다보는 시골 풍경이 아름답다.

가까운데 이런곳이 있었음을 몰랐구나.

밭에 심어둔 허브들이 가믐에도 잘자라고 있고, 상추는 한낮에는 축느러져 있다 저녁때에는 활기를 되찾곤 한다.
콩은 거둬둔지가 오랜데도, 아직 떨궈내지못한체로 있고, 닭은 나만보변 졸졸 따라 다닌다.

지하수로 스프링클러를 돌려 물을 주고.. 그리곤 사료 한박을 떠서  따라다니는 녀석들을 떼어놓고, 삽목도 살펴보고, 토끼란 녀석이 말썽이다.
감나무 밑에 울타리를 만들어 키우는데, 벌써 20마리가 넘었다, 번식력 하나는 끝내주는것 같다.. 금방나온 녀석들이 어떻게 구멍을 만들었는지 가끔 탈출을 시도 하는바람에 때아닌 토끼몰이를 하기도 한다.
오늘도 한녀석이 나와 돌아다니다, 구멍으로 들어가버려 그앞에 고기낚을때 쓰는 뜰채를 대놓고 나오기만 기다리는 내모습이 우스워 보이는지, 아니면 ,,'내옆에 다가온 아내와 둘이서 기다리기 몇분...참지 못하고 고개를 내민 녀석을 덥썩 담아 다시 우리에 넣어주었다,, 이녀석 나오지 말아라.. 너를 노리는 녀석들이 한둘이냐..

서산에 걸리는 해는 왜이리도 무정하게 보이는지..
시골농부의 타들어 가는 가슴을 못본척 하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