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의 세월속에....

by 과천 posted Apr 0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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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이산가족 상봉의 장면을 볼때 마다 이내 가슴도 찢어질듯 아프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그 분들이 부러웠다.

얼굴만이라도 보며 서로 얼싸안을 수가 있으니 얼마나 좋으랴.
혹시 살아계실지 모르기에 4년전에 나도 신청을 해 놓았지만 아직.....

6.25전쟁이 발발하기 1년전에 인민군으로 징병되여 가신후 소식이 없기에 전쟁중에 돌아가셨으리라 생각하고 제사 지낸지도 이미 15년이나 되였다.

오늘 고향에 계시는 숙부님께서 떨리는 음성으로 전화가 왔다
중국에서 본적지로 편지 두통이나 왔는데 찿지를 못하다가 겨우 수소문으로 이제야....

내용인즉 중국의 조선족인 00가 00를 대신하여 고향의 조부모님과 숙부님 그리고 고모님들을 찿는다는 내용인데 이름이 모두 맞고 48년도에 찍은 조부모님의 사진을 보내 왔는데 맞다는 말씀이다.

긴급히 그 편지를 fax로 전송받고 바로 중국으로 전화를 시도했다.
중년의 음성인듯한 사람과 통화를 시작했다.
매스콤에 의하면 그러한 사기성도 많다고 생각했기에 조심조심 벽을두고 말이다.

당신 누구냐 하니까,
본인은 ㅇㅇㅇ의 둘째 아들이란다.
그렇다면 내 아버지의 아들?그러니까 동생이란 말인가???

그역시 나에게 당신은 누구냐~ 다.
나역시 ㅇㅇㅇ의 큰아들이다 라니,아버지는 이제까지 고향에 조부모님과 숙부,고모님 이야기만 하셨지 내가 있다는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 한다.

오히려 나를 경계하며, 몇년도생이며 몇살때에 헤여 졌으며 꼼꼼히 묻는다.
북한 특유의 언어 때문에 한동안 서로 반복 질문하면서,

중국에 사느냐 물으니 북한에 살고 있고 잠시 어찌찌하여 정식 여행증을 발급받아 중국 친척집에 2개월전에 왔는데 오자마자 한국으로 고향주소로 2통의 편지를 보냈고 kbs 해외 방송에도 편지를 보냈는데 소식이 없어 오늘 돌아갈려 했다는것이다.

서로서로 이것 저것 확인하고는 대화가 순조롭게 이어졌다.
그리고 나서 아버님의 생존여부를 물으니 살아계신 단다.

그 얼마나 그리워했던 아버님이....
돌아가셨으리라 단념하고 제사까지 지내고 있는데....

그런데,
부모형제와 헤여지시고 홀로 단신 북쪽에 계시다 보니 외로움과 괴로움에 술로 인하여 이제는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오늘 오후 내내 7~8번을 더 전화 했다.
긴급히 중국 비자신청하고 나름데로 정신 빠진 상태였다.

나 홀로 외로히 56년을 살아왔는데,
3남 3녀의 동생들이 비록 왕래 할수없는 북쪽에 있지만은 그래도 혈육이 생겼으니 이 얼마나 ....

모든것 중지하고서라도 내 혈육을 만나러 가야겠다.
비록 아버지가 아니라도....

기다려, 기다려, 꼭 갈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