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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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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처음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이 난이나 사이트하고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니
만나서 명함을 내밀면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본업이 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공부는 지독히 안하고 본업하고 전혀 관계없는 엉뚱한 짓만 하고 살다보니 자주 겪게 되는 헤프닝이다.

그래도 외국학회까지 찾아다닐 여력은 못되지만 일년에 두번씩 있는 국내학회는 빠지지않고 참석하려고 노력중이다.
가을학회는 서울에서 문자 그대로 알차게 이루어진다.
하지만 봄학회는 대부분 지방지회에서 주관을 하기 때문에 각지역마다
특색있는 지방에서 이루어진다.

부산지회는 해운대, 경주, 강원지회는 설악산, 대구경북은 대구... 등등등
때문에 지방에서 열리는 봄학회는 학회내용보다는 이벤트쪽에 치중하게 된다.
쉬운말로 "놀자"판이 되는 것이다.
이번 학회는 광주지회에서 개최한다니 덕분에 고향도 한번 들를계획으로 차를 가지고 가야지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
막상 3주일 남겨두고 받아본 일정표에 제주도란다.
제주지회가 없어서 광주지회에서 개최하는 경우 가끔 제주도에서 열린다는 것이다.
뒤늦게 항공표를 구해보려고 했지만 토요일 새벽에 내려가는 표는 있는데
일요일 오후에 돌아오는 표가 없단다.

몇군데 여행사에 부탁을 해놓고서 기다리니 돌아오는 것이 일요일 12시 비행기밖에 없는데 그래도 갈거냐고 물어본다.
당연히 가야지~~
어차피 이번학회는 핑계에 불과한 것을...
그나저나 다른해같으면 벼르고 별러서 일년에 한번 가기도 힘든 제주도를
한달간격으로 가고 있으니 복이 많은 것인지 속창아리가 없는 것인지...

토요일 새벽같이 아침식사도 못하고 김포공항으로 제주도로...
차를 빌려서 부지런히 한라산을 넘어서 중문으로...
학회내용은 분위기파악만 하고 선배님들 은사님들 부지런히 찾아다니며
출석부 낯도장을 찍고나니 오전이 다 지나간다.
오후 일정들이 다양하다보니 점심시간이 채되지 않아서 파장분위기가 역력하다.
발표스케쥴이 늦어서 오도가도 못하는 사람들만 불평이지...

일단 한일식물원에 전화를 했다.
원래 일정은 오후늦게나 내일 찾아 뵙기로 했는데 반갑게 맞아주신다.
그분도 컴퓨터통신을 좀 일찍 시작하셔서 하이텔이전인 소위 엠팔세대다.
앉아서 이야기하다보니 통하는 것도 많고 서로 이해하는 부분도 많고...

한품종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7년가까이 걸리는 시간을 묵묵히 참고 이겨내
황금소심을 개발한 이야기며... 개발중, 또는 생산중에 있는 신품종들하며...
그렇게 힘들게 한품종 만들어내놓으면 금방 복제하는 사람이 생겨난다며
품종등록과 원종보호부분에 가서는 흥분을 감추지 않으신다.
이야기가 길어지면서 자리를 옮겨서 공천포에서 맛있는 소라물회까지 얻어먹고
아쉬워하시는 나승호님을 뒤로 하고 한란자생지로...

사실 실지 목표는 한란자생지보다도 근처에 있는 녹산조직배양연구소...
녹산에서 송매복륜이 나왔다는 정보에 직접 확인을 해보고 싶어서다.
막상 만나본 김길홍님은 키는 190의 거구임에도 얼굴에는 선비의
기품이 묻어있는 그런분이었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경주김씨라고 하신다.
입도 24대, 즉 귀양와서 제주에 정착한지 24대째라신다.
역시 경주김씨는 선비여~~
저도 경주김가라고 말씀드렸더니
경주김가 남자들은 똥고집이 좀 있는데 하시며 껄껄 웃으신다.

아닌게 아니라 난에 미쳐서 조직배양을 한답시고  돈만 많이 말아먹으셨단다.
덕분에 귤농사는 사모님 혼자서 다 하시고 마음고생도 많이 하고
사모님은 아예 배양실과 작업실은 눈길조차 주지 않으신단다.

조직배양에 관한 설명을 듣고 배양실을 구경하고 사진찍고 나선시간이
여섯시가 넘어서였다.

다시 제주시로 넘어와서 항상 들르는 서부두식당에서 고등어찜에 저녁식사를
하고 몇번을 물어물어 동천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아홉시경...
사장님과 사모님은 오늘 새우란자생지 탐방을 가셔서 아직 도착을
하지 않으셨단다.
우선 간단히 씻고 근처 PC방에서 사이트를 확인해보고
11시가 다되어서 다시 호텔로 돌아왔지만 아직 안들어오셨단다.
하는수 없이 내일을 기약하고 깊은 잠에 빠졌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벌써 8시가 다되어간다.
부랴부랴 짐을 꾸려서 나오니 반갑게 맞아주시며 안집으로 안내하신다.
안집 마당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소문대로 온통 새우란 천지다. 안타깝게 이미 꽃이 지기 시작한 뒤라
꽃대가 달려있는 것은 몇 안되지만 그래도 새우란의 향과 색감을
즐기기에는 충분했다. 사진도 찍고 열심히 설명도 듣고...

85년 남들은 한란에 빠져있을때 부터 새우란을 키워오셨단다.
그나마 조금 일찍 시작해서 이것저것 많이 가지고 있지
당시의 자생지들은 벚꽃단지로 조성되면서 없어지거나
논밭으로 개간되면서 대부분 없어졌다고 아쉬워하신다.
10시가 넘어서야 호텔문을 나설 수 있었다.

늦은 아침겸 점심을 먹고 공항에 가기에는 아직 한시간정도 시간이 남았다.
공항근처에 보아두었던 몇군데 난가게와 농장을 대충 돌아봤다.
그중에 마음에 드는 곳은 딱 한군데...
시간관계상 자세히 둘러보지 못했지만 그런대로 동출도, 조일전, 옥금강같은
부귀란과 변이종도 몇몇개 보이고 한란단엽복륜이 하도 싸서 몇개 사들고
다음을 기약하며 부랴부랴 공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여러가지 생각에 잠겼다.
과연 내가 지금 뭐하러 제주도에 왔었지?
나는 뭐하는 사람인가?
가뜩이나 보고 들은 것까지 많아서 정리가 안되고 있다...
  • ?
    은하수 2001.05.14 17:20
    하고 싶은 걸 하고, 보고 싶은 걸 볼 수 있다는 것...행복입니다. 암튼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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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동주 2001.05.14 19:38
    나승호 선생님 안녕 하시지요?
  • ?
    임향만 2001.05.14 20:31
    저도 언젠가는 제주도를 꼭한번 가봐야 할것같습니다..
  • ?
    宋梅 2001.05.14 20:47
    나승호님은 차샘안부 전하고, 동천호텔 강희열님은 박태신씨 안부를 전하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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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宋梅 2001.05.14 21:00
    저도 아직 제주도에 몇군데 더 들를곳이 있는데 시간이 없어서 나중 기회로 미루어두었습니다. 풍란실생농장하고 한란배양농장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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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효 흥 2001.05.15 08:35
    그래도 송매님은 나보다 훨~나어요 지는 요즘 산에 있는 난보다 고사리 보고 꺽는 시간이 더 많은것이 가정의 행복에 보탬이 될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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