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전자우편을 만지작거리면서...

by 宋梅 posted Sep 29,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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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오래살아온 것도 아닌데도 가끔은 세상이 참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아니 아직도 자꾸만 바뀌어가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한 것같다.
지금도 바뀌고 있고 앞으로도 점점 더 많이 바뀌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초등학생은 물론, 강아지 목에까지 걸렸다는 핸드폰이 세상에 나온 것이 그리 오래전도 아니다.

처음 핸드폰을 구입할때는 여러가지 비용도 지금보다 엄청 비쌌었다.
가입비가 75만원이었고
무슨 공과금이 20여 만원었었고
기계값이 150만원 정도인데다
할부니 카드니 하는 것들도 요즘 같지 않던 시절이라서
핸드폰 하나 장만하기 위해서는 거금 200만원이상을 현찰로 쏟아부어야했었다.

그나마 지금처럼 자그마한 앙증맞은 핸드폰을 상상하면 큰 오산이다.
호주머니에 담는 것은 상상도 하지못할 만큼 큰 사이즈였었다.
그러니 요즘의 핸드폰의 개념이 아니고 비싼 흉기에 가까운 물건이었으니 허리춤에 대롱대롱 차고 다니거나 아예 손에 들고 다녀야했었다.
요즘 그런 핸드폰을 들고 다닌다면 고인돌 만화에 나오는 돌도끼쯤으로 오인받기 쉽상이다.

벨(Alexander Graham Bell)이 최초로 전화기 실험에 성공한 것이 1876년이라니까 전화가 세상에 나와서 요즘의 핸드폰으로 발전하기까지는 120년이 넘게 걸렸렸다.

컴퓨터는 어떨까?
1946년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만들어진 에니악(ANIAC)이 최초의 컴퓨터이니 컴퓨터가 세상에 나온 것은 전화기의 반이 60년밖에 되지않는다. 18,000여개의 진공관을 사용했었고 성능으로 따지자면 요즘 휴대용 전자계산기수준도 안되는 것이니 요즘 개념으로 따지자면 성능은 하잘 것 없는 것이 덩치는 커서 무게만 30톤이 넘었었고 대형 강당 몇개를 차지했었다고 한다.

1969년 미 국방성의 ARPANET가 요즘 인터넷의 시작이라고 볼때 인터넷은 불과 34년밖에 되지않았다. 그나마 UUCP로 국내에 연결된 것은 1983년이고 요즘같은 본격적인 인터넷의 모양을 갖춘 것은 1992년이니까 전화기에 비하면 전자우편의 역사는 지극히 짧은 셈이다. 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을 기준으로하면 불과 10년도 안되었다.

물론 전자우편은 처음에 비해 사용도 간편해지고 속도도 빨라졌다, 무엇보다도 많을 사람들이 사용하게 되었으니 그 효용성 또한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한때는 전자우편이 용도도 더 다양해지고 더욱더 유용할 것이라고 믿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점점 이메일을 보는 횟수가 적어지는 것 같다. 물론 일부 전자우편을 악용하는 광고성, 홍보성 스팸메일때문이다.

인터넷 사이트나 전자게시판은 근본적으로 게시판, 전자우편, 채팅, 자료실등의 구성이 필수적이라고 믿어왔다. 처음 통신을 시작하던 시절의 전자게시판 프로그램들이 이메일 프로그램을 뜯어고쳐서 만들었던 탓에 게시판 성격보다는 전자우편 성격이 강했었다. 게시판에 글을 쓰면서도 받는 사람을 지정해주어야했고 받는 사람을 지정하지않지 않으면 수신자가 "ALL"로 지정되어서 게시판의 기능을 했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처럼 완전한 비공개로 두사람만이 이메일을 주고받을 수도 있었지만 공개메일의 경우 두사람이 이메일을 주고 받으면서도 다른 사람이 읽을 수 있게 했던 셈이다. 이런 이메일 기능이 오늘날의 게시판 기능으로 발전해왔다.  전자우편에 대한 추억과 미련이 많은 탓일까?  이메일만은 고집스럽게 개인도메인의 자체서버를 이용했었다. 하지만 여기저기 무료 이메일 사이트들이 많이 생기면서 관리가 귀찮은 자체서버의 이메일 포기했었다.

한메일이고 핫에일이고 요즘에는 메일박스 열어보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다.
사이트 자체의 쪽지기능을 이용하는데다가 메신저까지 사용하다보니 이메일을 볼 일도 별로 없어졌지만 쓸데없는 스팸메일 때문에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며칠전에는 한동안 사용하지않고있던 모 이메일계정에 접속해보니 400여개의 이메일이 쌓여있다. 두말하면 잔소리... 그중에서 개인적으로 유용한 이메일은 단 하나도 없고 400여개가 전부다 광고메일이고 빨간사이트 홍보하는 스팸메일이다. 대형 이메일 사이트들이 광고성 홍보메일의 집중공격을 받고 있는 것같다.

지난주에는 한동안 방치상태에 두었던 서버를 손보느라 바쁘게 보냈다.
그동안 미루고 미루던 프로그램 업데이트도 하고 사이트 기능개선에 필수적인 PHP도 4.2.3으로 업그레이드 했다. 기왕 하는 김에 IMAP은 몰론 GD에 Freetype, jpeg, png 까지 설치했다. 사이트 프로그램도 환경변화에 따른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기왕 내친 걸음에 큐메일도 셋팅하고 웹에서 이메일을 확인할 수 있는 웹메일까지 설정했다.

애초에는 개인서버인 만큼 스팸릴레이에 취약한 면이 있었다. 하지만 모듈방식의 큐메일의 경우 설치는 까다롭지만 센드메일에 비해서 보안성도 떨어지지 않고 기능도 막강해진 것같다. 아직은 이메일 자체를 포기하기에는 빠른 것일까? 이제 더이상 이메일은 필요없을 것이라는 무용론을 주장하면서도 한쪽으로 이메일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니...

좌우간 한메일과 핫메일을 포기하고 다시 난향방 자체 이메일로 돌아왔다.
조금더 테스트해보고 난향방 사이트에 붙여볼까 궁리중이다.

전자우편 뿐 아니고 인터넷환경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발전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
1989년부터 15년간 수없이 많은 전자게시판과 인터넷 사이트가 생겼다가 없어졌다. 지금 있는 사이트들로 없어지고 또 생겨날 것이다. 컴퓨터환경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 단지 발전과 적응만이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