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과 중독, 그리고 바람기...

by 宋梅 posted Sep 17,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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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날이 덥고 비가 자주온다는 핑계로 별로 걷지를 못했다.
허니 몸이 무거워졌다는 지적에 유구무언일 뿐이다...ㅋㅋㅋ

이제 본격적인 무더위도 가셔서 요며칠 걸어서 출퇴근을 했더니 여기저기 쑤시고 아픈게 자꾸만 게으름을 부리고 싶은 욕망에 가득차게 된다.
출근시간인데도 소파에서 뭉그적 거리는데 TV에서 호기심과 중독, 그리고 바람기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평소에 많이 느끼고 많이 생각하던 부분이라서 공감하는 바가 컸었다.
시간관계상 끝까지 다 보지못하고 일어섰지만 하루내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 그들의 공통점...

난을 하는 사람치고 가족들과 문제가 없었던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퇴근만하면 바로 베란다나 난실로 직행하고 밥먹을 때 빼고는 아예 파고 사는 것도 모자라서 시간만 나면 농장으로 산으로 쏘다니다가 결국을 호주머니 다 털어서 난을 사들고 들어오기 일쑤다.
그것도 얼마주고 구입했다는 것은 철저한 비밀...
그러니 난을 한분 구입하면 그것을 집에 들고들어가는 것도 007작전을 방불케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요즘에는 인터넷에 가격이 몽땅 공개되면서 그나마 쉬운 일이 아니다.

풀떼기 , 정구지같은 난만 보면 속이 부글부글하다 못해서 신랑이 꼴도 보기 싫다는 집이 하나둘이 아니니 난 또한 중독성으로 따지자면 마약 못지않은 것이 분명하다.

한동안 난을 하지않는동안 이것저것 많이도 건드려봤었다.
컴퓨터야 이십년가까이 되었으니 한때는 컴퓨터들고 쫒겨나기 직전의 상황까지 갔었으니 인터넷이든, 게임이든, 채팅이든 중독성이 이만전만한 것이 아니다.
한때는 햄(HAM) 이라고 하는 아마추어무선을 했었었다.
햄들끼리 모이면 전력들이 화려하기 짝이 없다.
난하는 사람들도 이에 빠지지않는 편이다.
왕년에 분재, 수석, 야생화, 우표수집, 등등등... 경력이 이만저만 화려한 사람들이다.

그렇게 따져보면 약물중독뿐 아니라 뭔가에 집중력을 갖게 하는 호기심이 있는 사람들이 중독에 잘 빠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이런 호기심과 중독증상과의 관계는 이미 과학적으로도 밝혀진지 오래다. 예를들어서 유전자검사상 중독성 유전자 DRD2 gene는 DRD4 와 함께 호기심유전자이기도 하다. 쾌감과 흥분을 관장하는 물질인 도파민의 분비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호기심과 중독가능성을 높게 하기 때문이다. 물론 잘만 관리하면 엄청 훌륭한 소질이지만 반면 자칫하면 불행을 야기할 가능성 또한 높다. 이런 호기심이 강한 사람일수록 바람을 피울 가능성 또한 높다고 한다. 뒤집어보면 바람피우는 대신 뭔가에 집착하는 셈인가?
좌우간 이런 성향을 가진 아이일수록 장거리 트래킹이나 바둑 등 집중력과 인내심을 기르는 교육과 새로운 흥미를 계속 유발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함께 해주도록 해야한다.

난이든 컴퓨터든 바둑이든 수석이든 뭔가에 중독된 사람들은 십중팔구 가족구성원들과 뭔가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고 그때마다 항변을 한다.
"내가 술먹고 바람을 피우기라도 했냐??"
"술먹고 외박하고 바람피우는 것보다는 얼마나 건전하냐?" 등등등....

이런 중둑증상도 바람피운것 못지않게 이혼사유에 해당이 된다니...쩝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