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2천리길

by 초문동 posted Jan 29,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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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무안 출장차 이른 새벽 서해안고속도로로 핸들을 돌렸다.
부분적으로 개통했을 때는 자주 이용했지만 전 구간 개통 후는 처음이다.
시점에서 종점까지 풀코스 드라이브.

이른 새벽이라 그런지 차량도 적고 안개도 없어 기분이 좋다.
군산의 휴게소에 도착하여 평소 즐기는 라면으로 아침을 때우고 무안 일로에 도착하니 10시가 덜 되었다.
가만히 시간을 계산해보니 실제 주행시간이 3시간 30분 정도...  
이거 과속한 것도 아닌데, 호남고속도로 이용시보다 적어도 1시간반 정도는 단축되는 것 같다.

무안 일로부터 영암 독천까지 다니면서 일 보고, 왕인박사 유적지를 지나 나주를 거쳐 화순까지.

화순에서 업무 처리하고, 저녁엔 현지의 모 애란인과 기분 좋게 한잔.
평소 주량의 3배를 초과했는데도 아침 기상엔 이상무.

여관 문을 나서니, 이런!  비가 오네.
차라리 눈 보담 낫지.
귀경할 일이 끔찍하기도 하고.

차 시동 걸고 무안으로 가서 출장지 주변을 돌아보기 시작.
사실은 일을 어제 다 마친 상태인지라, 핑계삼아 주위 야산에 올라가는 산행이다.
지난 연말 두어 달간 그곳에 있었건만, 바쁘다보니 마음편하게 산행 한번 해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는데, 잘 됐다!
시계를 보니 9시.
대충 서너 시간은 산행이 가능할 것 같다.
비가 와서 그런지 날씨도 포근하다. 바람도 없고...

모 님이 AS해주신다는 지팡이 겸 연장(?)은 정비소에서 출하된다는 소식이 없어 할 수 없이 밥벌이용(?) 망치를 들고 우중 탐란 시작...

이리저리 돌아다닐수록 안 봐야될 것들이 자꾸 보인다.
뽑아서 나무가지에 걸쳐놓은 것, 지나다니는 길목에 팽개쳐 놓은 것, 묘 상석에 올려두거나 계곡부에 던져놓은 것 등등... 천태만상이다.
게다가 꽃대는 하나같이 없고.
이대로 나가면 앞으로 민춘란 마저 보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보이는 것들을 대충 부근에 심어놓고 돌아서니 벌써 12시.
정작 내 볼일(?)은 못 봤네.
빗방울도 조금씩 굵어지고 배도 고프고.
에라, 하산하자!

내려와서 집에 전화하니 손님이 오셨단다.
부랴부랴 시동 걸어 집으로 출발.
함평부터 진눈깨비가 내리더니 고창부근에서는 아예 눈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당진까지 계속 비, 진눈개비, 눈들이 반복된다.
포근한 날씨 덕분에 눈은 녹는 것 같다.

보령휴게소에서 잠시 쉬면서 모 님께 전화하니 광천에서 雪中 山行중이시란다.
손님만 아니었어도 합류하는 건데, 아쉽다.
3시 40분에 집에 도착하니, 온 몸이 노곤하다.

빈손이었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다.


추신 : 두서 없는 글 읽어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