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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향방

2003.01.15 01:13

시 하나..

조회 수 1494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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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않을 수 없던 길

도종환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한번쯤은 꼭 다시 걸어보고픈 길도 있고
아직도 해거름마다 따라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길도 있다
그 길 때문에 눈시울 젖을 때 많으면서도
내가 걷는 이 길 나서는 새벽이면 남 모르게 외롭고
돌아오는 길마다 말하지 않은 쓸쓸한 그늘 짙게 있지만
내가 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은 없었다
그 어떤 쓰라린 길도
내게 물어오지 않고 같이 온 길은 없었다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파여 있는 길이라면
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 때 있지만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
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엔 안개 무더기로 내려 길을 뭉텅 자르더니
저녁엔 헤쳐온 길 가득 나를 혼자 버려둔다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 ?
    들풀처럼... 2003.01.15 08:47
    사람 버리기는 카나다가 딱입니다.
    니키가 M60을 잠시 접어두고 도종환님의 시집을 펼쳤으니...

    딱,
    누구 心思...
  • ?
    宋梅 2003.01.15 12:26
    살면서 항상 선택을 해야하는 상황과 직면합니다.
    이쪽길??? 저쪽길???
    가끔은 후회하기도 하고
    가끔은 갔던 길을 되돌아오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쩝니까?
    어느쪽으론가는 가야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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