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蓮이 없으면 머리털을 뽑아 버리겠다 ?

by 들풀처럼... posted Jul 2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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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카메라 질질 끌고 양수리로 홍련이랑 수련이랑 어리연을 만나러 갔습니다.
우중충한 날씨가 맘에 거슬렸지만 내친 김이라 카메라 2대에 각각의 랜즈를
챙기다 보니 과연 이것들을 가지고 가서 내가 무엇을 하겠단 말인지...

  실소가 나옵디다.
해서, 또 이 것 저 것 빼기를 하고 보니 야~ ? 꼴통~ 너 거기가서 뭐한다고 ?
자문을 하고 보니 또 그렇다 ,
다시 더하기를 하고 보니 짐이 산만큼 한 것이 매 한가지다.

  야~! 너 ,  뭘 잡겠다고 ~오?  이 더위에  쯧, 쯧, 쯧~ ~ ~...
아무튼 덧셈과 뺄샘을 몇 번이나 반복하다 합의점을 찾아 일행들과 약속한
장소로 나갔습니다.

  부지런한 것인지 아님, 아둔한 것인지..
이른 시간인데도 카메라를 모시고 있는 인파가 중복날 보신탕집이다.
뭘 대단한 것을 잡겠다고 물에 풍덩 빠져서 벼라별 짓을 하는 사람을 보면
우리처럼 나이 께나 먹은 종류들입니다.

  나도 저랬을까 ?   절레~ 절레~~
그 정도는 아닌가 싶어 고개를 반듯이 들고 주위를 둘러 보았지요 ~!
헛, 흠~~,   헛 기침까지 하고...
  물에만 빠지지 않았지 나머지는 그와 대동소이했을 것이라~, 시간있으면
상상을 해 보시든지...

  대구경 랜즈를 빼고 온 것이 아쉬웠지만 지금 후회하면 어쩌란 말인가 하여
포기하고 연지 두어 곳을 더듬다 가평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란을 모르는 대부분은 다른 곳으로 가기로 하고, 나만큼은 아니지만 란에
빠질 만큼 빠진 다른 님들과 내 차로 가평으로 가다 난이랑이나 들려 보기로
했습니다.

  한강 줄기를 따라 가는 드라이브~~코스...  대성리로, 현리로...
아~,  대~한민국은 아름다운 나라입니다.~!

  아름다운 강산을 눈으로, 가슴으로 맛보며 신나는 노래까지  틀어 놓고
가는데 우측에 [백련사]라는 사찰 안내판이 보이기에, 사찰인데 한번
들러 보자 하니, 일행중 한 사람이 이곳에 백련이 있을까요 ? 가고 싶잖다.

  해서,
만약 가서 백련이 없으면 내 중머리를 다 뽑아 놓겠다.(정말 죄송합니다.
스님과 불자들에게... 합장~!)
  그제서야 좋다 하여 백련사라는 첨 들은 사찰을 찾아 가는데, 가면서도
맘은 편치 못했습니다. 내가 뱉은 그 말도 안되는 욕으로...

  농로를 굽이굽이 돌고 돌아 마을 주민에게 물어도 자세히는 모른 것 같아,
짐작으로 차믈 몰고 가니 이정표가 나오기 시작하여 경내에 주차를 하고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 하여도 蓮池 같은 곳은 보이질가 않습니다.
아니 없을 것 같았습니다.

  이런, 내가 스님의 머리털을 뽑아~?
반드시 있을 일행들의 성화를 걱정하는데, 청아한 연향이 어느새 내 코끝을
어루만지고 있었습니다.  
경내 한 모퉁이에 한 4~50 여평 쯤 되는 아주 소담한 연지에 여리디 여린
백연 몇 송이가 피고 있었습니다.   분홍 수련과 어리연들과 함께...

  고마운 마음으로 몇 컷을 담고 그곳을 빠져 나왔습니다.
나오면서 주지 스님같은 스님을 만났지만 고개를 숙이고 나왔습니다.
분명 쫓기듯 나왔을 것입니다.

  한참을 가도 난이랑이 보이질 않기에, 장작 오리구이 간판에 끌려 점심을
해결하기로 하고 들어 갔습니다.

  쥔장의 뱃장 장사 ?
주문 후, 사십 여분이 지나서야 숯불과 오리가 나오고 반찬류가 나오는데
어찌나 짜던지...  서비스도 짯지만 음식은 완전 소태였습니다.
  너무 짜다 하니, 쥔장 왈~,  김치는 자기가 먹어 봐도 짠데, 다른 것은
안짜고 맛있답니다.  

제기헐~!~!@~~
스님에게 불경스럽게 한 말의 대가인 모양입니다.
세상은 그래서 공평한 모양입니다.
인과응보 ?













  그 백련사에는 백련이 없어도 끄떡 없었을 것입니다.
  그 스님 머리는 뽑을 털이 하나도 없었기에...


늘 행복하시길...                                            들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