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인생!

by 과천 posted Jul 11, 200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아빠!차~좀~"
"뭐?~ 임마! 차가 뭐 필요해? 학교가 먼데 기름값이 얼마인데..."
올초부터 둘째놈이 차 사달라고 부쩍 보챈다
"형은 1학년때 사주고 나는 3학년에 군대까지 마쳤는데..."
"임마! 형은 버스비보다 기름값이 싸니까 사줬지! 너는 청량리 경희대까지... 너무 멀잖아?"
"그래두 약속은 지키셔야죠! 집에서 다니는 대학에 들어가면 그랜져 사준다 하구선~쪼그마한것 사 달라는데요..."
하기사 고3년때 워낙 땡땡이라 그런 약속을 한것은 사실이다
한데, 우연에 일치인가 아니면 운이 좋은건가 하여간 고등학교 졸업식날도 화제의 주인공이 되였다

사실 지방대학 입학하여 하숙하고 어쩌고 저쩌고 하면 이건 장난이 아니다
엄청난 별도의 비용이 들뿐만 아니라 자칯 하나가 셋이되는 수도 있으니까
그랜져가 훨씬 쌀수도 있다
그래서 그런약속을 솔직한 심정으로 하긴 했었다
그런데 입학후 전혀 차 이야기는 나오질 안는다 대학생활에 신이 났는가 보다
엠티니 뭐니 매일 밤12시이다

2학년 후반기에 군입대를 했다
이것도 나의 계획에 의해 서이다. 철 덜들었을때 군생활 마치고 복학후 차분히 정신차리고 공부하기를 바라서이다
순순히 응하며 군생활도 별탈없이 필 했다
입대전 사귀던 여자친구도 꾸준히 변함이없고...

그러던 어느날,
항시 늦게 귀가하던 놈이 일찍 들어온다
하도 기특하기에 이제 철 드는가 했다
그런데 저녁도 먹지않고 제방에 들어가 두문불출 잠만 잔다
그러기를 15일여...
말없이 학교에 갔다 제시간에 온다

전화통이 불나던것이 오지도 걸지도 않는다 분명 무슨 일이 있는가 보다
어미가 물어도 말이 없다
2주가 지나자 제형하고 이야기가 된것 같다

이야기인즉 그동안 사귀던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친구가 생겼단다
그남자친구는 차가있어 꼬득여 넘어 갔단다
배신감에 2주간을 고민하다 마음을 잡았단다
이제는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고....

큰놈에게 이야기를 전해듣고 보니 작은놈이 불쌍하고 오히려 더 성숙한것 같았다 나름데로 중심을 잡는것 같았다
그러나 애비의 마음은 그놈이 실연 당한것보다 더 아팟다
요즘 세대가 情 보다는 물질적이라 하지만...

그래서 올초부터 부쩍 차 사달라는 것이였구나 싶었다
그것도 모르고 건방지다고 으름장을 놓았으니...
얼마나 애비가 원망 스러웠을까.
그놈은 현재의 상황이 이렇다는 사실을 털어 놓지도 못하고...

그사실을 5월말에서야 알았으니 허!~참!
어찌되였던간 못난 아들 녀석의 기를 살려 놓아야 하겠다는 애비의 愛가 작동하기 시작 했다 아니 그보다 내자신도 분개했는지 모른다
일본까지 일년간 김치 날라다 준것이 허무하기도 했다

큰애보고,
"너 인터넷 차 중고시장 뒤져 쓸만한 차 하나 잡아봐! 동생한테 말하지말고"
"알았어요 무슨차로요?"
"무슨 차긴 무슨 차야 조그만차지"
"마티즈요"
"그래"
약 1주일간의 검색끝에 약 5개월끈 명색이 중고차지만 새차와 다를바 없는 새차아닌 중고차를 샀다

둘째놈은  신이났다 예전과 같이 되살아 났다
차를산지 한달보름!
어찌된 일인가?
작은놈의 방에서 전화말이 심심치 않게 오고간다
"그애냐?"
"아니요"
알면서도 모르느척,
"남자의 자존심을 지켜라"
"예!"
"아버지 아니예요 제! 걔와 통화하고 있어요"
큰놈이 고자질한다

제 형에 말에 의하면 그애가 그래도 구관이 좋다고 다시사귀자고 한다나?
요즘세대는 아마도 그런가 보다

이것참! 어찌해야 좋을지, 작은놈은 내 눈치만 보며 사실인 것도 숨기고 있는것 같다
"에구!~ 이~못난 자슥아!~"
누구를 원망하랴!~
내 18번지인 노래나 불러야 겠다!

***   ***   ***   ***   ***   ***

<아빠의 청춘>

이세상에 부모마음 다 같은 마음,
아들 딸이 잘 되라고 행복하라고,

마음으로 빌어주는 박영감인데,
노랭이라 비웃우며 욕하지마라,

나에게도 아직까지 청춘은 있다
......    .....    .....     .....

누구 없나요?
이노래를 배경 음악으로 깔아주실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