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by 宋梅 posted May 2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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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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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에 의사국가고시를 치뤘으니까 벌써 의사행세를 하면서 환자들한테 사기(?)치기 시작한지가 20년이 넘었다. 현대의학이라는 것이 아무리 발전했다고 해도 사실은 아직 원인도 밝혀지지않은 병들이 대부분이다. 결국 의사본인도 잘 모르면서 환자한테는 아는체 해야하는 경우가 더 많다. 게중 환자한테 사기를 적게처도 되는 마취과를 선택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능률이라는 미명하에 타성에 젖어가는 나자신을 발견하고 가끔, 아주 가끔은 떠나야한다는 생각을 갖곤했었다.
하지만 떠나기 위해서 버려야할 것들이 너무너무 많다. 미련이 많은 것인가 정이 많은 탓일까.... 이도 저도 아님 모 선배말처럼 내가 멍청한 것일까...

몇번을 시도했다가 제풀에 주저앉았었다. 좋은 조건에 스카웃제의도 들어왔고 때로는 "관둬라"는 질책도 묵묵히 견뎌왔다. 갈데가 없어서가 아니고 가고싶은 마음이 없어서도 아니고... 지금 있는 자리를 놓치기 싫어서...
이자리는 지난 10년동안 내가 길들이고 만들어놓은 자리가 아닌가... 여기를 떠나 더 많은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다고 해도 지금 가진것, 아니 지금의 안락함과 편안함을 포기해야하는 것이 싫었다.

하지만 세상만사가 내 뜻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기에 몇번의 반전끝에 최종적으로 변화를 모색하기로 결정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근무하던 병원을 사직하고 당분간 백수로 지내기로 했다. 한동안의 백수생활(?)후에 내가 어떤 모습일지는 아직 나 자신도 잘 모르겠다. 어렴풋이 계획은 세웠지만 세상일이라는 것이 계획대로 되는게 아니라서...

좌우간 며칠후에는 자유인이 된다.
한동안 그냥 떠돌기로 했다.
10년만에 얻은 자유를 즐기기 위해서...
아직 일주일이 남았지만 벌써 배낭부터 꾸려놓고...

인도로 갈까?
아니 네팔로 안나푸르나 트래킹을 가볼까...
아니야 티벳이 좋겠다.
그렇다면 진시황능의 병마용갱이 있는 서안과
막고굴과 돈황을 거쳐서 실크로드로 가볼까???
욕심은 많고 일정은 빠듯하고...

대략적인 스케쥴만 잡고 항공권 예약하고 여행자보험 들고...
자료수집하고...

나는 지금 세계을 얻기 위해 세계를 파괴하려한다.
그리하여 신을 향해 날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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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핸드폰도 연결이 안될겁니다.(지금도 잘 안되지만....)
       새로만든 이메일만 가끔 확인이 가능합니다.
       요즘은 오지에서도 인터넷은 되더군요.
       디카와 대학노트 몇권과 볼펜만 들고 갑니다.(몇권의 노트를 채워올지는 미지수...ㅎㅎ)
       다음 월요일 6월 3일날 떠납니다.
       언제 돌아오는지는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