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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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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id        Lat/Lon hddd.ddddd
Datum        WGS 84

        036        CRTD 08:15 12-MAY-02                N37.03570 E127.50664        0 m                
        037        CRTD 08:44 12-MAY-02                N37.03270 E127.50966        428 m        428 m
        038        CRTD 08:50 12-MAY-02                N37.03198 E127.51243        687 m        259 m
        039        CRTD 09:00 12-MAY-02                N37.02668 E127.51333        1.3 km        595 m
        040        CRTD 09:22 12-MAY-02                N37.01410 E127.51948        2.8 km        1.5 km
        042        CRTD 10:28 12-MAY-02                N37.00961 E127.53504        4.3 km        1.5 km
        043        CRTD 10:32 12-MAY-02                N37.00820 E127.53765        4.5 km        281 m
        044        CRTD 10:42 12-MAY-02                N37.00311 E127.54037        5.2 km        616 m
        045        CRTD 11:02 12-MAY-02                N37.00406 E127.55082        6.1 km        935 m
        046        CRTD 11:07 12-MAY-02                N37.00320 E127.55403        6.4 km        300 m
        047        CRTD 11:26 12-MAY-02                N36.99503 E127.56574        7.8 km        1.4 km
        048        CRTD 12:17 12-MAY-02                N36.98315 E127.57528        9.3 km        1.6 km
        049        CRTD 12:25 12-MAY-02                N36.98260 E127.58075        9.8 km        490 m
        050        CRTD 12:31 12-MAY-02                N36.98502 E127.58261        10.1 km        316 m
        053        CRTD 14:16 12-MAY-02                N36.97119 E127.58567        11.7 km        1.6 km

산경표따라 백두산 가는길 제 9구간
대야리  - 사창리 - 쌍봉리 - 금왕읍 - 용계리
일시 : 2002년 5월 12일(일요일) 안개, 맑음

아침에 부지런을 좀 떨어서 6시 20분에 집을 나섰다.
영동고속도로 용인 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김밥과 음료수를 준비하고 호법을 거쳐 일죽에서 빠져서 충북 음성군 삼성면에 도착 차를 주차시키고 택시를 잡아타고 대야리 능선위에 내렸다.

3주일만에 다시 찾은 산은 녹을 더해 또 새로운 모습이었다. 특히 아카시아와 찔레꽃이 만발해있다. 코를 벌름거리지 않아도 아카시아향기는 떠나지를 않는다.

오늘은 한남금북정맥에서 최대 난코스에 도전하는 날이다. 낮은 구릉지대의 연속이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힘든 코스는 아니다. 하지만 몇날 며칠을 25,000지도를 들고 마루금을 그어보았지만 확실치 않은 부분이 많다. 차라리 높은 봉우리들이 연속되는 높은 지형은 몸은 힘들지언정 마루금을 벗어날 걱정은 없다. 하지만 마을의 개들이 떼지어 짖는 소리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까지 능선위에 들려올 정도로 낮은 지형에서는 지형지물이 잘 보이지않아 마루금을 놓치기 쉽상이다. 더 큰 문제는 지형이 낮은 만큼 주택이나 공장등의 철조망과 담들로 온전한 마루금을 밟아가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구간이다.
하지만 가급적 마루금을 벗어나지 않기 위해서, 아니 벗어나더라도 최소한 확인이라도 가능하면 좋으련만...

야트막한 산을 하나 넘으니 아예 허허벌판으로 내려서버린다. 마을과 벌판과 주택지를 지나 비포장 도로를 따라 내려간다. 단지 이 도로가 마치 누군가가 일부러 뚝방을 쌓지않았나 싶을 정도로 야트마한 똑방길로 마루금이 이어진다. 갈림길이 나올때마다 걱정이다. 어느쪽으로 가지???
그냥 나침반만 보고 방향만 설정해서 걸어간다.

2차선 도로를 가로질러 계속해서 뚝방길로 마루금은 이어진다.
가끔은 내가 가고 있는 이길이 제대로 가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때가 있다.
내가 하는일, 내가 다니는 직장, 내가 하는 취미생활, 내가 하는 행동....
산행을 하면서 지도와 나침반을 보면서 독도법도 하고 GPS를 들고 더 쉽게 길을 찾기도 하지만 사실 표지기에 많은 부분 의존한다. 꼭 표지기때문에 길을 찾는 것은 아니지만 표지기 덕분에 길을 잃지않았다는 것을 확신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길이 틀렸다는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돌아서는 것도 쉽지않다. 왼쪽에는 인삼밭, 오른쪽은 공장철조망으로 쌓여있으니 표지기도 없지만 사실 표지기를 매달만한 것도 없다. 남의 집 울타리에 메달기도 그렇고...

뚝방길이 583번 지방도를 지나서 계속 이어진다. 표지기 하나 없는데 미리 찍어온 GPS 좌표에서 점점 멀어져간다. 다시 돌아서갈까 생각했지만 아직은 길이 잘못되었다는 확신이 없다. 1.5Km를 진행하고 나서야 길을 잘못들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왕복 3Km에 40분 손해다. (10시)

583번 지방도를 따라 사창리를 지나 높은봉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2차선 지방도지만 차량통행이 꽤많다. 갓길에는 잡풀만 무성하고 걷기도 불편한데 옆은 스치고 지나가는 차량들의 속도감에 위기의식을 느끼게한다. 아이들이 놀고 있는 식당마당에서 물한모금 마시고 지도를 보는데 도무지 지금 위치가 자신이 없다.
"애들아 여기 동네이름이 뭐니???"
"아저씨! 여기는 동네가 아니구요. 저 모퉁이 돌아 사창리가 동네에요..."
내가 잘못 물어본 것인가??
그냥 가르쳐주면 어디 덧나냐?

높은 봉을 지나 쌍봉1리로 내려섰다가 다시 지방도로 돌아올랐다. 군부대철조망을 피하다보니 결국 지방도를 타고 도드람사료앞을 지나쳐왔다. 개나리제 근처를 통해서 상아제약까지 가로질러가야하는데 온통 철조망과 굳게 잠긴 철문이 가로막힌다. 또다시 지방도로 나서서 숫돌고개를 돌아서 상아제약앞으로 나섰다. 산길을 걷는 것보다 땡볕이 내리쬐는 도로를 걷는 것이 훨씬 더 피곤하다.

상아제약 앞에서 마루금은 없어지고 지도에도 없는 새로생긴 도로가 산쪽으로 향하고 있다. 오늘은 산행이 아니고 도로따라 걷는 극기훈련인 셈이다. 새로생긴 사거리에서 직진을 하니 목우촌 공장을 마지막으로 정면과 우측에는 철조망이 가로막는다. 왼쪽으로 꺽어져 다시 새로운 길과 만나는 절개지를 오르니 새로생긴듯한 기준점(001 NO47 수공)이 있다. 잡풀숲을 가로질러 안부에 올라서니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며칠간 지도를 보면서 머리를 싸맸지만 안부에서 갈라지는 마루금을 오른쪽으로 타야하는지 왼쪽으로 타야하는지 결정하지 못했다.
먼저 오른쪽으로 올라서보니 철조망이 가로막혀서 돌아가야한다. 왼쪽 역시 중계탑과 사슴농장의 철조망이 가로막는다. 어느쪽인지 확신이 없어 양쪽 능선을 바라보면서 가운데 길로 내려섰다. 오른쪽으로 오를까 왼쪽으로 오를까???

마을길에는 흐드러지게 활짝핀 모란꽃이 반겨준다. 가끔 보이는 패랭이도 어느 외국산 꽃에 비해 손색이 없이 아름답다. 마을을 벗어나는 즈음 너댓살정도 로 보이는 남자아이 하나가 팔짝팔짝 뛰면서 따라온다.
"아저씨 어디가세요?"
가만있자... 내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지? 얼른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응 산에.."
이쪽능선으로 오를지 저쪽 능선으로 오를지 아직도 결정을 하지 못했다. 마루금이 어느쪽으로 이어지는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으니...
"나도 가고싶다."
"..."
"근데요. 엄마 때문에 안되요..."
"..."
"아저씨 잘가세요..."
그저 왜가는지 모르고 왜 가야하는지도 모르고 더더욱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모른체 그냥 터벅터벅 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인가? 그럼에도 네살박이 꼬맹이처럼 무작정 가고 싶은 것이라니...후후

용계리 버스정류장이 보이는 21번 국도까지 나와 왼쪽 고개마루로 올라섰다. 무심결에 왼쪽을 선택했지만 아직 다음 산으로 이어지는 안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휴게소에서 사온 김밥으로 점심을 먹고 203봉에 올랐다. 국제전기 공장이 보이는 영풍산업 마당으로 내려섰다. 대형 전신주들이 빼곡히 차있는 마당을 가로질러 건너편 국제전기옆으로 마루금이 이어지는가 했었는데...
중간에 도로로 마루금이 끊겨있다.  역시 이쪽이 아니다. 오른쪽을 선택했어야하는데...

도로를 타고 터벅터벅 걸어 올라보니 마루금은 오른쪽 산줄기를 타고 선비고을 근처로 이어지고 있다. 처음부터 오른쪽을 탔으면 30분이면 올 수 있는 길을 왼쪽으로 타는 바람에 꼬불탕꼬불탕 길도 없는 산속을 헤메다 두시간이나 돌아왔으니...쩝쩝

어디서 나는 비누냄새일까?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면 비누냄새가 아니고 아카시아향기다. 아카시아 향을 비누냄새로 착각하게 하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 아카시아향기의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성숙한 여인네의 살결내음같은 풋풋함때문일까? 좌우간 아카시아 향때문인지 온종일 길을 헤메고 돌아서다가 끝내 엉뚱한 곳으로 돌아왔다.
실거리는 11.7Km지만 돌아온 길까지 하면 오늘 하루 19.8Km를 걸었다. 아직 시간은 오후 2시 16분밖에 되지않았지만 소속리산을 넘을 자신이 없어 오늘 산행을 여기서 접기로 했다.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타고 삼성면 덕정리로 돌아와 차를 회수해서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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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이스 2002.05.13 16:19
    매번 송매님의 산행기를 읽다보면 같이 산행을 하고 있는 착각을 느끼곤 하지만 이내 혼자임을 알게 됩니다. 혼자 그렇게 다니세요? 보통 정신력으로는 쉽게 실행에 옮기기가 어려울 듯 합니다. 그것도 지리를 파악하시고 가신 것도 아닌 것 같고...대단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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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풀처럼... 2002.05.13 16:39
    부럽지도 못하는 들풀처럼...입니다. 박수만 보냅니다. 나는 어제 그 시간에 진천,음성 근처를 지났으니... 근디~, 아카시아 꽃 향내음에서 어찌 [성숙한 여인네의 살결 내음같은 풋풋함때문일까]하는 냄새가 날까 ? 알다가도 모리겠네~! 표현이 어찌 그리도 잘 어울립니다. 성숙한 여인네에서 나는 풋풋함은 우리네 한국 여인네들만의 귀한 향일 것입니다. 성숙한 한국 여성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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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 2002.05.14 22:32
    숭메이 장군님! 혼자 대한민국의 백두대간을 고군분투하시는 님을 보면 부럽습니다..
    근데........ 왜????????? 보고 느낀 점을 잘 적으시지만.....
    아직도 자연 사랑에 대한 것은 숭메이 장군님이나 저나 느끼지 않을까요? 백두대간!!!!!!!!!!!!! 님과 같은 분만 계시면 백두대간 얼마든지 허락하겠습니다. 하하하하
    자기 발전을 위한 지름길이라 저는 생각하고 싶습니다.
    이제 백두대간의 중간지점! 중원의 어느 부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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