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삼천포 할매,,,

by 김창식 posted May 0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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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집을 이사 했습니다,,서브렛이라고 하는데 주로 주방기구,가구
침대가 모두 준비된 곳이라 몸만 들어 가면 됩니다..(70만원./월 정도입니다)
집주인은 한국인 할매(동향 분이더군요ㅡㅡ삼천포 할매,,아~ 좁은 세상?)
와 임대 계약을 하고 몇마디 대화를 하다 그분의 삶은 알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올해 65세로 바깥분은 몇년전에 교통사고을 당해 지금까지 홀로
계시는데 몇일전 사업이민 비자 인터뷰을 하였다고 하면서 그간 방문(관광)
비자로 무려 수년간을 지내 왔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책상 한구석에는 "초급 독학 영어"가 다 닳아진 채로 놓여 있더군요
이곳 운전 면허가 없으니 버스 노선표을 깨알같은 글씨로 적어 놓고,,
커다란 노선 버스 지도을 벽에 걸어놓고 연결되는 지하철 시간표 요일별로
정리한 것을 보고 감탄을 넘어 경의롭더군요,,,,
물론 자식들도 창원과 일본에서 버젓이 잘살고 있지만(바깥분의 전직은 말똥
가리(작은 무궁화) 4개 짜리였다고 합니다..직책이 뭔지 저도 잘 몰라서리..)
폐가 된다고 이곳에서 의상실의 하청일을 도 맡아 하신다고 하면서 수입도
좋다고 하더군요,,(정말로 턱이 저절로 빠지더군요 ㅡㅡ 혼자서 무려,,4년을)
오늘 그 삼천포 할매는 한국에 들어 갔습니다..한국에 있는 땅(?)도 집도 정리
한다면서,,(비자 서류도 수소문해서 현지 보증인(추전)을 다 구할 정도로..)  
사실 그런 나이에 이곳에서 영주권을 받아 본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엇는데
그 연세에도 나름대로의 인생 계획을 가지고 열심이 매진하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한국의 할매님들의 저력에 고개가 절로 숙여 집니다..
집을 비워 준다고 온집안을 구석구석 청소하고,혹 기분 나뻐 할까바 침대
시트까지 새로 세탁하여 깔아 놓았더군요,,(할매 말대로 학실이 깔끔하게
하는 것이 맴이 편하기라,,--- 역시 울 동네 할매 스타일야,,,한방의 부르스?)
그나저나 그 할매가 잘 귀국하였는지 궁금하군요,,
떠나면서, 하신 말씀이..
"젊은이 내가 안오걸랑 그냥 이집에 살아,,돈은 나중에 한국에서 셈하고
받으면 되니깐,, 돈 없으면 없는대로 셈하면 되지,,울 동네 젊은인데.."
하지만 웬지 남기시는 말씀이 그리 몇년을 원했던 영주권을 겨우 받았는데
서류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다시는 못 올것 같은 말씀을 하시니 마음이
뭉클하더군요,, -- 자식들이 가지 말라고 말리면 어쩔수 없다면서,
,,삼천포 할매~ 한국에서 밥 마니 묵고 자식과 손자들과 편히 놀다 오이소마,
,지가 할매 짐들 잘 찡 박아 놓고 있을끼니깐 걱정하지 말고,,,-----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