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주말

by 가림 posted Apr 0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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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 점심과 꽃구경을 하기로 되어 있는 친구와의 약속에 설레이는
마음으로 일찍부터 일어나 만약을 대비한 저녁준비까지 해놓고 룰루랄라~
약속시간도 정확하게 12시까지 잘 맟췄는데...

응? 어떡허니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 2~30분 늦을것 같다 좀 기다려줘 딸깍~!

길에서 차를 대고 만나기로 했는데 난감했지만 어쩔수 없지 않는가
35분이 지난후... 아직 멀었니? 나 지금 차 몇번째 옮기고 있는지 몰라...우물
우물...
듣는지 마는지 더 황급한 목소리로,
나 통화중이야 10~15분만 더 있어 빨리 끊어! 딸깍~!!
  이렇게 황당할 수가...
  어떤 다급한 상황인진 모르나 증말 이래두 된단 말인가
  눈물이 왈칵 솟아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고 있었다
그냥 갈까 말까? 아냐 그냥가긴 넘 억울하잖아!
   꼬박 50분...그것도 그 불편한 길에서...

  친구를 보는 순간, "나 그냥 갈께" 한마디만 남기고 그대로 와 버렸습니다
   그리고 곧 후회를 했습니다
   친구 나름대로도 변명이건 해명이건 할말이 있었을 터인데...
  어이없게도 그토록 성급하고 경솔했던 제 자신에게 부끄럽고 화가 났습니다
   어제 내내 기다려 보았으나 연락도 통화도 되지 않았습니다

    남편이 늘 하는 말,
   당신은 수양좀 많이 쌓아야 되겠어!
     맞는 말입니다
    修養을 많이,많이 쌓아야 할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아무말도 하지 않아야 할것 같습니다

    시기에 적합한 침묵은 말보다도 훨씬 유용한 것이라 했으니...

    이래저래 황금같은 주말이 우울한 주말이 되어 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