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2

by 宋梅 posted Apr 26,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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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식 의료제도를 도입했었지만 아직도 그들을 따라잡기는 요원하기만하다
그중의 한가지가 당일수술제도
즉, 지병이 전혀없었던 환자가 간단한 수술을 하는 경우
낫설고 불편한 병원에서 수술전날을 불안에 떠는 것보다는
집에서 편하게 잠자고 당일날 입원해서 당일날 수술을 받는 제도이다.
하지만 수술준비에 따르는 몇가지 반드시 지켜야할 주의사항들이 있고
이런 주의사항들을 간단한 설명과 함께 세세히 적어주지만
그것을 정확히 읽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은 모양이다.

얼마전일이다.
다른 환자같으면 간단하게 입원도 하지않고 국소마취로 외래에서 할 수있는
처치를 한사코 전신마취를 받게다고 떼를 쓰는 할머니환자가 있었다.
결국 당일수술을 하기로 하고 아침식사를 하지말고 12시전에 입원을 하고
오후에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었다.

수술대에 누운 환자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가끔 전혀 엉뚱한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습관이 있어서..
- 할머니 아침식사 맛있게 하셨어요?
- (역정을 내며..) 아침밥은 묵지마라케서 안먹었슈~~
- 그럼 할머니 배고프실텐데 수술을 빨리해드려야겠네요...
- 배는 안고파요.
- 예?
- 아침밥묵지말라케서 아침은 굶고 입원수속하면서 점심먹었슈~~

지금쯤 웃고 계시는분들이 계시겠지요?
하지만 흔히 있는 실화입니다.
아침대신 점심먹는 경우보다 더 흔한경우는
아침밥먹지 말랜다고 밥은 안먹고 빵하고 우유먹는 환자들...

김순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