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제국

by 김근한 posted Jan 3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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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계의 거장 김봉남 아자씨만 "빠숑~"을 외칠수 있는게 아니라 우리 일상 생활에서 알게모르게 눈에서 눈으로 소위 유행이란게 있습니다.
구매자 뿐만 아니라 한발 앞서 만드는 사람에겐 감각이 절실히 필요하죠.
물론 그걸 판매하는 저같은 사람도요.....

이 장사 처음 시작할때 형으로부터 질타도 많이 받았습니다..
"너무 튄다~"
"넌 어떻게 날라리 스타일만 해오냐~"
전 속으로 꿍시렁 거렸죠..
"어휴.옷장사 하면서 이정도도 소활 못시키나.."
"이정돈 보통인데..."
둔해진 감각으로 옷장살 하고있는 형이 답답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하긴 영화 한편 보고와선 멀쩡한 청바질 시멘트에 문지르고 쇠톱으로 자잘하게 군데군데 구멍을 내놓기도 하고 논산바닥선 한마디로 센세이션였습니다.
그뒤 바로 유행타는 걸 보곤 속으로 "역쉬~^^" 했습니다.
뛰어난 감각(?)을 가졌다 자만도 했죠...

어느덧 10여년 가까이 된 지금의 시절...
서울서 물건만 해오면 직원들에게 질타를 당합니다.
"이게 뭐에욧~지금 누굴 입으라고 이런걸 해오는거예요(임부복)? 대상은 젊은 엄마들이란 말예요.아동복도 젊은 엄마들이 사 입히지 할머니(ㅡ.ㅡ;)가 아니쟎아요.."
제가 오랫만에 디스플레이라도 할라치면 "그냥 냅둬요..옷이나 정리 해주고 마네킹이나 날라다 주세요.."

으흐~~~꺼이꺼이~~~~
어느덧 무뎌진 감각이고 울 웬수덜(직원^^;) 말대로 할아버지 옷이나 팔아야 하는지....
감각좀 키우라고 하도 잔소릴 듣다보니 이젠 자신감마져 없어집니다.

나쁜 넘덜...나도 니들만할때 날라리(?) 소리도 듣고 넘 앞지른다고 혼(?)도 나고 그랬따!!!
니덜 나이먹어서 보쟈!!! 아줌마 옷입고 다니는 꼴만 보이면...부르르~
아~~~근데 어디가야 엷어진 감각을 찾을수 있을지....................................
때아니게 앙드레김 김봉남 아자씨가 존경 스러워 집니다.

논산에서 궁시렁 거리는 김근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