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이야기..

by 임향만 posted Jan 10,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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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한번 쓴바 있는것 같은데..나많이들만 모이는 다방에 단골로 드나드시던 70되신 어르신 한분이 일주일째 소식이 없습니다.

궁굼해진 주인마담이 전화를 했더니 목소리가 힘이 하나도 없으십니다

"어디 아프세요.."
"아니.."
"그럼 무슨 일있으세요.."
"...."
"다들 기다리시는데 좀 나오시지요..바람도 쐴겸.."
"알았어.."

사연은 이랬습니다.
여느때처럼 아침을 들고 친구들 만나러 그 다방을 오기위해 뻐스에서 내리는데,젊은이 하나가 다가오더니,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누구신가?. 기억이 잘 나지않는데..,"
"할아버니 XX동 사시지요?."
"응. 그래.."
"할아버지께서 기억이 나시지 않으시는 모양인데, 저 그 동사무소에 근무할때 할아버지 몇번 뵈었습니다. "
"그래..."
"저 할아버지..제가 지금 은행에 돈을 찾아야 하는데,도장이 없어서 그럽니다.
잠깐 좀 같이가셔서 도와주시면 되는데.."
하면서 할아버지를 유인하여, 또다른청년과 함께 할아버지한테 감언이설로 투자어쩌고 하면서, 돈을 빌려주면 큰돈을 만들어주겠다는 허무맹랑한 말도 안되는 말에 속아서,-어떻게 꼬였는지 자세히 말씀을 하지않아 자세한 내막을 알수없지만- 할아버지 전재산인 3백만원을 은행에서 찾아 그 젊은이에게 주었다 합니다.

아니, 세상에 이런놈도 있습니까?
사기칠때가 없어 나이많은 순하디 순한 시골할아버지한테 사기를 친단 말입니까?.

할아버지는 사기당한것을 알고 농약을 먹을 생각까지 하셨다 합니다.
이젠 가끔 며느리에게 고등어 한마리 사갈 돈도 없어지고, 그 다방에서 점심내기 고스돕도 어깨넘어 구경만 해야 하는 신세가 된것입니다.

그돈은 그 할아버지에게는 생명줄과 같은 돈이었습니다.

가슴속에 울화가 치미다 못해 싸질러 버리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혹여 시골에 나이많으신 어르신이 계시는 분은 요즘 시골로 돌아다니며, 무슨 마당놀이 비슷한 구경꺼리를 만들어 시골노인 불러놓고 별별걸 다 팔아먹은 일이 많습니다.
제가 아는 분의 아버님도 다 장만해둔걸 알면서도 감언이설에 꼬여 수의를 60만원에 구입을 한 경우도 있습니다.

우울한 이야기지만,
이글이 또다른 피해를 막을수 있다면..하는 마음으로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