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죽 만들기..

by 김창식 posted Dec 07, 200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예쩐에 모 선배의 형수님이 일년 농사로 짓어 준 호박 한덩이를 들고
온 적이 있었더이다..
물론 그 선배님의 넉넉한 인심도 같이 뭍혀 아주 실하게(?) 생겼더이다
그간에 차일피일 미루다가 오늘 베란다에 뒹구는 호박을 보고
입맛도 적적한 참에 자갈치 아지매와 둘이서 쪼그려 앉아 호박씨(?)
까 듯이 쫘~악 뾰개서리 들통에 넉넉이 물을 부어 넣고 끓였습니다..
(물론 울 자갈치 아지매는 옆에서 계속 잔소리입니다-- 빨랑 젓어라카이)
고구마도 넣고,찹살가루에 소금에,팥도 넣고 큰 주걱으로 휘~휘~
젓어 보니 고소한 냄새가 소르르르 ~ 풍기더이다...(으~앗 뜨거..국물 튄다?)
이 글을 쓰면서 호박죽을 훌~훌~ 먹으니 참으로 그 맛이 별미더이다
다음에 설에 눈내리면 산신령님이 주신 호박 (무려 30Kg?)을 다시 뽀개서리
동네 잔치를 해야 겠습니다.
재미 삼아 먹게되는 옛날 음식은 잠시 저의 어린시절을 생각케 합니다.
남해 바닷가에서 선창 대발에 말려 놓은 홍합(담치)을 몰래 주머니 넣고
간식거리(?)로 하루 종일 놀던 기억이랑, 가오리 말린 것을 불에 구어 먹던
시절..(요즘도 홍어회나 가오리회를 먹으면 그 시절이 생각납니다 --먹으면서
디땁 맛 없다고 지금도 생각함?)..겨울에 말린 콩자루를 구어 먹던 일이..
(입은 시커멓게..)도다리, 문조리,볼락 잡아 참나무 낙엽으로 구어 먹던일..
제가 세상이 제일 맛없는 열매라고 생각하는 "가지".가지무침,가지국,가지볶음.
(지금도 잘 안먹슴당),청각(이것은 해산물 중에서 제일 터부한 맛입니다)
요즘은 구경조차 못합니다..예전에 도루묵이 먹고 싶어 이마트점에 가서
보니 4마리에 6000원이라고 적혀 있더군요,,헐(예전에 개도 안먹었는데..)
어릴적에 귀하던 것은 흔해지고 흔한것은 아주 구경 조차 할수가 없습니다.
사람도 나이을 먹으면 입맛이 바뀐다고 하던데..
아직도 그 어릴 음식을 보면 즐거움보다 아련한 기억만이 생각나는 것은
아마도 그때 그시절의 겨울들이 너무나 추웠기 때문일 것입니다.
고향 진주가는 길도 4시간이 넉넉이 간다고 하니 짬을 내어 삼천포 고향에
한번 가야 겠습니다..다들 떠나 아무도 없는 고향이지만...  .--종--